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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업데 남해 여행기

연로하신 내 디카는 외근 중... 그래서 동행인의 카메라를 임차하여 사진을 찍었는데, 과연 그 사진들을 살아 생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ㅡ.ㅡ). 그래서 그냥 일단 글로 기억을 기록... - 라고 썼으나, 진정 믿기 어려운 속도로 두 양반이 사진을 웹하드에 올려주셨다. 무섭다! 0. 환상의 팀웍 남해로 뜨자!고 한 마디 지른건 나인데, rawfish 가 파일로 보내준 일정표와 준비물 목록을 보고 깜딱! 이 정도 준비로 겨우(!) 남해에 가긴 아깝구나 ㅎㅎㅎ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고, 내 비록 오랜만에 그의 작업 결과물을 보았지만, 그동안 각자 닦아온 머슴 내공이 결코 허튼 것은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그녀는 진정한 장금이. 밥짓기에 된장찌게, 삼겹살구이, 과일까지 정말 혼자서(!!!) 다 준비했다. (설겆이도 물론!) 나를 위해 씨와 껍질이 없는 과일을 준비한 그 놀라운 센스! 그녀가 부지런히 저녁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디비져 TV 를 보고, park은 rawfish 를 쫓아다니며 와인 언제 까야 하는지를 쉴새없이 물었다. 삼겹살에서 튀는 뜨거운 기름의 고통을 참아가며 고기를 뒤집는 rawfish 의 희생정신에 우리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낼름낼름 얻어먹기만 한 건 아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park 과 나는 열심히 운전을 했다. 그리고 park 은 서울에서 와인과 와인잔 (기차타고 오면서 이런 걸 왜 싸들고 왔나 몰라 ㅜ.ㅜ)을 열심히 챙겨왔고, 나도 이것저것 집에서 다 싸들고 갔다. (머리결이 저질인 rawfish 를 위해 clairol 샴푸/린스 세트를 통째로 들고 감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프레소 머신 안 싸들고 왔다고 비난받음. 이 정도면 다음에는 캠핑카가 필요하겠어 ㅎㅎ) (사진의 모습은 숙소 광경 - 뒷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묘지 비석이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마당에는 주인 아주머니가 상추와 치커리 등을 심어두셔서 뜯어먹을 수도 있다. 다들 귀찮아서 그냥 내비두었음. 치커리가 아주 신선해보이더만...ㅡ.ㅡ) 마지막 park의 서울 상경 작전은 3류 첩보 영화를 연상시켰다. 기차 시간이 늦을 듯하여 예매표를 취소시키고 늦은 시간 표를 예매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중국식 냉면과 노트북을 펼쳐놓고 아주 생쑈를 했다. 연휴 마지막 날 저녁 시간이라 취소나 예매 모두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놀라운 건, 그 와중에 아무도 냉면을 남긴 사람이 없을 뿐더러 물만두까지 다 먹었다는... 미친 듯이 차를 몰고 대전역에 도착하고 보니, 그 냉면 안 먹었으면 굳이 표를 바꾸지 않고도 멀쩡하게 올 수 있었을 듯 ㅎㅎ 하여간, 환상의 팀웍 덕분에 아주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음. 모처럼 쉬러 간 여행에 팀원들끼리 맘 안 맞는것처럼 짜증 나는 경우가 어딨나... 벌써부터 다음 여행이 기대됨


0. 마늘... 그 유명하다는 가천 다랭이"논"에 구경 갔는데 벼가 아닌 무언가 다른 식물이 엄청나게 심어져 있었다. 남해군 전체에 비슷한 작물이 지천으로 심어져 있었는데, 멀리서 보면 파 같지만 마디가 있어서 파라 할 수 없었고, 옥수수라고 보기엔 너무 촘촘하게 심어진데다 잎이 가늘었다. 조, 수수, 팥... 등등 이런저런 추측을 하다가 결국 농민 한분께 물어봤더니만 '어디 외국에서 살다 왔나? 마늘도 못 알아보게?" 하신다... 흠... 마늘이구나..... 사실, 농활 가서 마늘 엄청나게 심었는디... (내 생일을 맞아 작업반장 pox의 특별 배려랍시고 배치받은 일터에서, 돌산을 개간하여 마늘 밭을 만든 적도 있다. 그 때 생각만 하면 안.습. ㅜ.ㅜ) 하지만 그렇게 심은 마늘이 어떻게 자랐는지 최종 결과물을 본 적이 없는지라.... (사진은 가천 다랭이논 -인데 논이 아니고 마늘밭.... 저 낭만적인 정경 속의 식물들이 모두 마늘이라는게 어째 쫌.... 뭐 마늘 무시하는 건 아님 ㅡ.ㅡ;;) 알고보니 남해군이 마늘로 유명하단다. 그래서 관광명소 중에 '보물섬 마늘나라'도 있다. 궁금해서 가보니, 집채만한 마늘 모형이 ㅎㅎㅎㅎㅎㅎㅎㅎ 거기 쓰인 마늘의 10대 효능도 어찌나 코믹하시던지... (사진은 "보물섬 마늘나라" 입구 - 10대 마늘 효능을 가만히 살펴보면.. 6.특이한 냄새로 기호적 가치가 높다. 8.냄새성분의 기능성이 뛰어나다. 10.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사람만이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 어째 고도의 안티같은 느낌이...ㅡ.ㅡ+ 그나저나 그 특이한 냄새로 뱀파이어도 쫓고 덤으로 친구도 쫓아버릴 수 있다는 이야긴 왜 없나 몰라. 그리고 곰이랑 호랑이도 마늘 먹었잖아?) 하여간 오가면서 마늘 원없이 봤다. 남해 마늘, 평생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0. 남해의 풍광 아... 정말 아름답더라... (호연지기 한 달 치 비축했음!) 기암괴석이 즐비한 아름다운 초록 산과 산길, 얕게 펼쳐진 해안가 논밭들, 그리고 정말 한없이 투명한 파란 바다.... 첫날 저녁 비오는 광경도 아름답고, 둘째날 하얀구름과 푸른 하늘을 담은 바다는 정말 쵝!오! (하늘이 잔뜩 흐린 바닷가에서 폼잡고 서있는 park... 사진 찍기 싫다 하더니만 찍으려고 하니 은근히 앞모습 들이대려 해서 내가 당황했음. 신비의 뒷모습 미녀로 남아주셈!) (맑아진 이후 바닷가 정경... 물이 어찌나 투명하던지!!!) 아침 일찍 금산 보리암에 올라 내려다본 광경은 진정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밖에! (마을버스 타고 급경사 산길 오르내리는 것도 재미났고, 절 마당까지 오가는 택시의 괴력에 감탄하기도 했음. 울릉도의 코란도 택시와 자웅을 겨뤄볼만 함) 좁은 절마당을 가득 채운 초파일 연등과 뭉게구름 높은 아주 새파란 하늘이 어찌나 잘 아울리던지... 심지어 해안가에 위치한 '운전전문학원'마저도 아주 절경이더라니... 그런 경치를 두고 과연 운전연습이 될까??? (금산 보리암 입구에서 내려다본 정경.... 저 멀리 보이는 남해바다, 그리로 빨려들어가는 푸른 산들....) (사진용 우정 장면을 연출한 뒷모습 미녀들...) (금산 보리암 마당- 파란 하늘색 바탕의 색색 연등... 멀리 바다를 내다보는 해수관음상... 보리암이 양양 낙산사, 석모도 보문사와 함께 3대 관음도량 중 하나라더구만....) 1박 2일 동안 돌아본 것은 여전히 남해의 아주 일부... 나머지도 구석구석 돌아보고픈 마음이 아주아주 간절해졌다. 남해안....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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