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진보신당 보건의료 당원(우) 모임 후기

지난 주말에 부산에 다녀왔다. 역사적인(?) 진보신당 보건의료 당원(우)워크샵 참석차... 민주노동당을 포함 지난 10년 동안 많이 바뀌기는 한 것 같다. 처음, 국민승리 21이라는 형태로 시작했을 때 보건 분야 공약은 진짜 극소수가 모여서 뚝딱(!)하고 만들었다고 한다. 그 후 2002년 대선 때는 그보다 쪼금 더 많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모여서 역시 뚝딱 ㅎㅎㅎ 2004년 원내 진출 이후에는 나름 공식적인 전문가 '모임'이 결성되었고 (진보정치 연구소가 승인해준 적은 없지만 자칭 산하라고 표명했던 연구회 성격의 유령단체 ㅎㅎ) 당에는 정책 역량들이 늘어나면서 무상의료 로드맵 등을 비롯하여 의제들이 구체적인 정책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되었다. '연구회'는 당이 가져가야 할 보건의료 체계의 장기적인 의제들을 고민하기도 했고 건강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조정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연구회'는 이름 그대로 연구 모임이었고, 대학에 적을 둔 전문가 중심의 정책 공급자 모형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에 비하면,이번 모임은 진일보라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전공을 가진 30여명 이상의 보건의료인이 진보정당에서의 활동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모인 것은 아마도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사람들의 문제 의식은 깊고 넓었다. 그간의 활동에 대한 반성과 성찰도 있었고, 향후 다양한 활동 '방식'과 '내용'에 대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들도 있었다. '시민단체'가 아닌 '정당' 활동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들이 오갔고, '보건의료인'이 아닌 당원/활동가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반성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세월이 허투루만 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서로에게 조금은 감동한 듯 싶었다. 이런 사람들과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니... 마음이 쪼금 든든해졌다.


심대표 강의 중 Y 샘의 모습을 보고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어찌나 고개를 끄덕거리며 감탄의 표정으로 듣는지... 구한말에 고종이 전화하면 신하들이 전화기에 대고 절했다던 이야기가 떠오를 지경이었다. 그 뿐이랴. 심대표 강의 끝나고 질문 없냐는 말에 P 샘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일순 긴장했다. 앗, 저 까칠한 양반이 과연? 비행기 시간 늦는다고 보좌관이 안절부절하던데, 또 한판 논쟁이 벌어지겠군.... 근데... '심대표님, 이야기 정말 잘 들었고 제 생각과 너무 비슷하네요. 제가 하고 싶던 이야기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러는게 아닌가... 질문도 아니고, 저런 찬사를 보내려고 손까지 들었단 말야??? 이후 휴식 시간에 P 샘은 온갖 비난과 야유를 들어야만 했다. 당신이 그런 모습 보일 줄은 몰랐다고 ㅎㅎㅎ 내 발표가 늦어지는 바람에 심대표가 문밖에서 한참이나 기다렸다던데,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ㅎㅎ 참, 부산 당원들이 뽀너스로 제공해주신 회는 엄청나게 맛있었다. 전어는 가히 예술... 사람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부산역까지 오는 길에 아주 진기한 이야기들도 들었다. 같은 학번, 같은 나이를 가진 두 여인네가 남들 평생 한 번 겪기도 힘든 화재'들'과 수재'들'의 경험담을 아주 구수하게 풀어놓더라는 ㅡ.ㅡ 듣는 사람들 다 쓰러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