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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 사건으로 남지 않으려면...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했던 젊은 노동자 한 명이 오늘 또 세상을 떠났다.

역학조사 보고서가 발표된 이래 잠깐 고심을 하다가 어영부영 관심에서 멀어졌었는데 또 이런 일이 생겼다.

 

통계학적 상식으로는 이렇다. 

알려진 연령별 발생률을 통해 해당작업장 20대 노동자들의 기대발생수을 산출하여,

관찰값과 기대값이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검정할 수 있을 것이다.

 

20대의 백혈병 발병은 매우 드문 사건이라 Poisson 분포를 따를 것이고,

같은 라인의 작업장에서 세 명이 연달아 이환될 확률은 극도로 낮을 것이다.

문제는 분모를 확인하는 것이다.  어떤 표본에서 기대값을 산출할 것인가?

인사자료가 없다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과거의 노동자들은 떠나고, 작업라인의 환경은 이미 개선되어 과거와 다르고,

이렇게 시간이 속절없이 흐른다면 이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았다가

몇 년 후 제 3세계 어느 나라에서 또다른 '괴질'로 새삼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소위 역학 전공자로서 '자료가 없어서...'라며 속절없이 보고만 있는게 참 한심스럽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장비와 날씨  타령하면서 침몰을 그냥 바라보는 무능한 해군과 우리 - 소위 진보적 연구자들은 뭐가 다른걸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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