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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못할 아이러니..

개인사와 별도로, 올해는 아이러니의 해였다.

 

자기 꼬임에 빠져 자멸(?)한 딴나라당, 민주당의 탄핵쇼.

재산세 비싸서 못 살겠다는 강남 부자들의 처절한 하소연.

숭고한 믿음으로 개망나니 부시를 재선시킨 선량한 미국인들.

야음을 틈타 파병된 최정예 자이툰 부대의 놀랄만한 호떡 신공.

 

하지만 가장 웃지못할 아이러니는 작금 민주노동당의 뻘짓이 아닐까 싶다. 

내 얼굴에 침뱉기 같아 다른 사람 붙잡고 흉을 볼 수도 없고... 이역 만리에 앉아 시일야방송대곡을 쓸 수도 없고, 혹시나 해서 소환 규정을 알아보니 것도 어찌나 까다로운지.. 천상 다음 최고위원회 선거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은 하면서도... 그 전에 당원들 모두 탈당해버리고 민중들로부터 완전 버림받는 건 아닐까 두려운 마음이 드는데....

 

국회의원들에게 상임위 활동까지 접고 국보법 철폐투쟁에 동참하라 했다는 소식에, 민주노총에서 당으로 (국보법 철폐투쟁 올인에 반대하는) 정책실장의 발언을 문제삼는 공문을 보냈다는 소식에, 오마이뉴스에 실린 사무총장의 "의원단에게 섭섭하다"는 인터뷰 기사에, 중앙당 홈피를 장식하고 있는 국보법 철폐 배너와 각종 게시글들에서 나는 심한 정체성 혼란을 경험했다.  아니 내가 국보법 철폐투쟁을 맘에 들어하지 않다니....우째 이런 일이?

설마 내가 국보법을 옹호????

 

나는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사무총장부터 최고위원들까지 나서 철야단식농성했다는 소리를 들어본적이 없다. 비정규직 투쟁은 기존의 당내 대책위를 통해 진행하면 된다는 사무총장의 발언은 참으로 시의적절(!!!)했다. 나는 최근 발생한 어린이의 안타까운 죽음(그것이 아사이건 병사이건)이나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춘봉씨의 죽음이 자본과 정권의 탓이라고만 생각치는 않는다. 당은 뭐하고 있었나.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은 뭐하고 있었나?  빈곤의 문제, 노동의 문제는 이제 자본으로부터, 주류사회로부터, 언론으로부터.. 그리고 이제는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으로부터도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이보다 더 어이 없는 아이러니가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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