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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왕 쓸거면 유머러스하게 쓰고 싶은데
요즘 깜이 떨어져 그게 안됩니다. 그래서 글을 아예 안쓰게 된다는..
안쓰고 계속 미루는 것보단 나을 듯하여 그냥 씁니다. 장투의 조건 v0.5. 이거 쓰고 나면 회의 시작할 시간 되겠네요. (오늘 회의때 본다는 건 아닙니다. 원래 몇 주전 액숀팀 회의때 발표하게 되어 발표용으로 마인드맵 만들어본거에요)
우선 대충 정의하면, 적당히 장기간 혹은 무기한 빈집에 머무는 사람이죠. 그러려면 당연히 빈집의 취지에 전적 혹은 부분적으로 동의하고, 빈집의 앞날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이어야 할 겁니다. 여기서 "빈집의 취지"가 뭐냐로 토론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기선 패스.
그냥 머물면 다 장투냐, 그 공간을 함께 유지/발전시키는 의무를 지는 사람이겠죠. 빈집은 그냥 사는 집이 아니라, 모두가 자유롭게 사는(살 수 있는, 살 수 있어야하는) 게스트하우스니까요. 여기서 모두는 장투, 단기 손님, 가끔 놀러만 오는 친구, 그리고 이전과 이후에 빈집을 스쳐가는 모든 사람입니다.
* 장투는 빈집의 성격에 동의하여 오래 살면서, 그 이점과 아름다움을 만끽할 기회를 가지고 그 만큼 다른 이에게도 그 기회를 돌려주는 사람들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럼 장투의 성격을 얘기해보면, 우선 빈집/빈마을을 구성하는 주체입니다. 빈집은 거기에 머무르는 사람을 떠난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느 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행동과 상호작용으로 인해 그때 그때 규정되는 무엇이 빈집일 것입니다. 오늘 A와 B, C가 살고, 한 달 후 C와 D, E가 빈집에 산다면 오늘과 한달 후 빈집은 공통점은 있지만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장투는 실질적인 빈집의 대부분의 모습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라고 할 수 있겠죠.
* 장투의 역할은 내가 사는 동안 빈집이 망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밑바닥입니다. 내가 아무리 무기한 빈집에 머물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해도 집이 붕뜨면 뭔 소용입니까? 또 기한 없이 머무는 장투래도 "언젠가 와서, 언젠간 떠나는" 손님의 모델에서 벗어나는 건 아닙니다. 내가 나갈때, 들어올때 수준은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이것은 물질적, 문화적 수준 모두를 말합니다. 물질은 늘어났는데, 빈집의 아름다운 점들이 죽어버린다면 그것은 장투의 기본적 요건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장투의 제 일 역할은, "내가 들어왔을때 만큼, 그 이상으로 이 공간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다간 왠지 한참 걸릴 것 같습니다. 남들 다 아는 얘기 길게 하지 않겠삼. 장투의 기본적 역할 두 번째는 "나와 같은 다른 손님을 맞이하는 것"이고, 세번째는 "같이 사는 사람들끼리 공동체를 이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 다음, 빈집 장투는 머무는 동안 공간을 "점유"하되, 그것을 "사유화"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공간에 대한 배타적, 영구적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우선권은 있을 망정 어떤 경우에도 보장되는 사용권은 어느 누구도, 특정한 영역에 대해 주장하지 않겠죠. 왜냐하면 게스트하우스 빈집은 이곳을 거쳐간, 거쳐갈 모든 사람이 동등한 기회와 가능성을 갖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안되었기 때문입니다.
* 저마다 다양성을 침해받지 않습니다. 어떠한 철학, 사상, 생활양식이 광범위하게 동의되고 지지받는다고 해서, 마지막 한명까지 모두 그 철학에 동의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되는 걸 위험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한명 한명의 삶에 대해 누구도 원하지 않는 "간섭"을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간섭 없음"이 서로 떨어져 표류하는 삶을 원해서가 아니며, "각자 원하는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협력"할 것을 권장하는 것이겠죠.
* 몇가지 "좋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합니다. 이것은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문구 그대로 동의하는 걸 말하진 않습니다. 대체로 우리가 아름답게 생각하는 가치를 서로 서로 제안하여, 점차 완성해가길 원합니다. 만일 생각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을 소통과 토론을 통해 접근 혹은 안정적인 선을 그어 둘 필요가 있겠죠. 동의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이 다른 사람과 도저히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될만큼 이질적이고 본질적으로 상충되지 않는한 그것을 강요하진 않습니다. 또한 그 가치를 공유한다고 해도 그것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식은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더 많겠죠)
- 비폭력, 탈중심, 반차별
- 공유와 조화, 소통과 협력의 정신
- 생태적, 친환경적인 삶
- 주체적인 삶
명시적으로 꼽히긴 뭐해도 생태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위해 소비지향적이지 않고 가난한 삶을 자연스럽게 제안할 수 있습니다.
빈집에 살면 무엇이 좋다는 것일까요? 사실 이런 걸 쓰게 될때는 보통 구체적인 "의무"를 강조하기 위함이지만 그러려면 장투의 권리와 이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언급되어야 할 것입니다.
* 가난해도 값싸게 살 수 있는 빈집,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 이것만해도 큰 권리/이점이겠죠.
* 다양한 사람들을 앉아서 만날 수 있다. 아마 빈집에서 만난 사람들을 지각생이 돌아다니며 만나려고 하면 일단 가능/불가능 문제도 있고, 차비와 식비가 무쟈게 들었을 겁니다. :)
* 실험의 장. 빈집은 책에서, 이야기 속에서, 머리 속에서 존재하던 것을 실제 사람들과 협력해서 실험할 수 있는 참으로 훌륭한 장입니다. 이것은 지금껏 드러난 것 말고도 엄청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투가 이런 가능성들을 현실화할 수 있는 노력을 모을 수 있다면.. 우.. 아주 신나는 일이 넘쳐나지 않을까요?
* 빈마을 공동체의 의사결정 참여. 장기 투숙객이 되면, 당연히 빈집과 빈마을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죠.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의 가슴은 두근두근
* 빈마을 정보 취득이 쉽다. 당연히 오랫동안 꾸준히 공간에 머무니 빈마을의 정보와 지식, 생산물 등에 대해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겠죠.
* 그 외 수백, 수천, 수억의 이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빈집 장투의 이점이란 만들면 만들 수록 늘어날테니까요. 우리의 가능한 역량과 현실적 여건에 의해 제약 받을뿐.
2부이자 본론인 "장투의 의무"는 오늘 빈마을 회의 마치고 쓰겠습니다. 이건 급한게 아니니까요. 이제 출발해도 회의는 늦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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