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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8
    빈집 반돌잔치 후기(1)
    빈집

빈집 반돌잔치 후기

-사진후기는 이따가 올라갑니다. 아직 필름스캔 전이라-

 

 반돌잔치 일정표에는 배드민턴을 치는 일정이 두 번이나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처음 일정은 너무 더워서 다들 치지 않기로 결정했고, 두 번째 일정은 생리통으로 허리가 조금 아프기도 해서 안 갔다. (대신 빈집에서 멋지다! 마사루를 보다가, 낮잠을 자다가 했다.)
 
 
  어쩌면 이런 것이 ‘빈집다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빈집 반돌잔치에서 했던 것 중에 ‘재미의 이름으로’ 모두에게 강제된 일들은 없었다. 청소하기, 장보기, 요리하기, 그리고 빈집에 대해서 토론하기, 술마시기, 노래하기, 춤추기, 배드민턴치기, 보드게임하기, 그리고 자전거 레이스까지. 어떨 땐 다들 제각각으로 노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렇다면 평소에 빈집의 모습과 별다를 게 없는 게 아닌가 할 수도 있지만 매스게임도 아닌데 좀 더 특별한 날, 좀 더 많은 사람이 모였다고 다 한번에 할 필요는 없는 게 아닌가.(심지어 자전거 레이스가 싫다고 집에 가 버린 사람도 있었지만, 뭐 싫으면 집에 갈 수도 있다고 다들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러한 느슨함을 반돌잔치 내내 나는 마음껏 즐겼다. 또, 어쩌면 빈집의 반돌을 굳이 기념해야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반돌잔치는 그냥 먹고, 놀고, 마시기 위한 하나의 구실일 뿐이고, 매일 하는 먹고, 놀고, 마시기에 이름을 하나 붙인 것일 뿐(어쩌면 너무 늦게 파악한 거야?)누구도 사람이 적게 와도 혹은 늦게 와도 별로 걱정하지 않고, 오히려 누구든 오면서 맛있는 것을 가져올 거라는 희망을 주고 받았다.
 
  그럼에도 이번 반돌잔치 행사가 이룬 결실은 바로 ‘자매결연’이다. 다롄에 이어 포천에 있는 한옥 ‘빈당’이 빈집의 두 번째 자매다(원래 이름이 ‘빈당’이라고 한다! 오오). 빈집 반돌잔치에 손수 일구시고 채집하신 농작물로 감자전, 도토리묵, 표고전을 만들어 오신 숲속님이 자신의 보금자리인 빈당을 소개해주셨다. 빈집과는 조금 다른 정책(?)들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빈집 방문자들이라면 당연히 빈당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심지어 빈집 보다 더 게으르게 있어도 된다고 하신다)수목원이 바로 코앞이라고 하니 가을소풍도 당연히 가야하겠지?
 
  한모금 맛본 후에는 카스도, 하이트도 물맛이 되는-심지어 지리다;- 디온표 흑맥주가 무료였던 빈집 반돌잔치. 이 정도의 유인책에도 빈집에 발걸음을 하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또 다른 이벤트를 준비해서 그 핑계로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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