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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핀 민들레...봄은 봄이군...ㅎㅎ

  • 등록일
    2009/04/13 16:01
  • 수정일
    2009/04/13 16:01

제재소에 갔다.

 

원래는 중고목재를 파는 곳에 가 보았는데

군데군데 썩은 흔적과 못자국이 있는 것인데도

가격이 비싸다.

 

잘만 다듬으면 예쁠것 같아서 내심 욕심이 났지만

아무리 봐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

그래서 평소에 알던 제재소에 가서

새 것인(?)...송판을 주문했다.

 

아직 속이 덜말라서 뜰지(??...휠지도 모른단다.)모른다는

제재소 직원을 말을 듣고도

가격면에서 좀더 저렴한 것  같아서 주문했다.

 

왜 헌것이 새것보다 비쌀까..?...하는 푸념을 하면서

타박타박 사무실로 걸어왔다.

 

사무실 입구에

북까폐(?)를 만들어 보자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이궁리 저궁리 하다가

우선 저질러 보자는 생각으로 나무부터 주문해 놓고 오늘 길이라서 그런지

나름 즐거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렇게 타박타박 걸어오다가

문득 눈에 들어왔다. 꽃 한송이가.....ㅎㅎ

 

 

민들레다

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막한 시멘트들의 틈새를 비집고

힘겹게 그러나 예쁘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민들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무심하게 지나다니던 이 사무실 가는 길에는

여기저기 인도와 시멘트 집들 사이사이마다

그리고 중간중간 뻘쭘하게 서 있는 전신주 밑둥마다

노란 민들래가 그야말 로 귀하게 지천이다......ㅎㅎ

 

그렇게 힘겹게 꽃을 피웠는데도

벌써 홀씨들을 날리고 있었는데도

나는 무감각했었구나...하는...반성아닌 반성....ㅎㅎ

 

 

사는것이 가끔 빡빡하다가도

이렇게 타박타박 걷는 길에서의 발견.......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잠깐의 여유를 발견하는 순간은

언제나 짠하다.

 

꽃이 짠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내가 나를 짠하게 만나는 순간이다.....

 

내가 나를 가끔은 사랑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을

생각이 아닌 마음으로 깨닫는 순간이

너무나도 짠한 것이다....

 

민들레가 폈다.

벌써 활짝 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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