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2011/01/06

첫 롤 현상

 

막 찍어서 현상했다.

촛점도 못 맞추고.

거진 다 흔들리고.

 

이런..이런..

 

스캔한 사진 군데군데 흰 점이 있다. 이거 왜 그런건지 모르겠네..

스캔할 때 들어온건가.. 아님 카메라의 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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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6 22:32 2011/01/06 22:32

지나간다20101224-20101225

한 친구의 제안으로 지리산에 또 다녀왔다.

이번엔 백무동에서 올라 중산리로 내려갈 계획이었다.

 

30년만의 한파가 닥쳤다는 그날.

겁을 먹고 옷을 잔뜩 껴입고 갔는데, 장터목 대피소까지 오르는 동안은 오히려 덥게 느껴져 괜히 껴입었다 싶기도 했다. 장터목에 오르니 산이 굽굽이 내려보였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해가 또렷이 보여 다음날 일출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됐다. 산 위의 기온은 영하 20도 아래였지만, 저녁먹는 동안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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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떨어지자 별도 잘 보였다.(사진엔 잘 나오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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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녁 8시나 됐을까, 대피소 쓰러트릴 듯이 불어대는 무서운 바람 소리가 들렸다.

화장실을 다녀오러 밖에 나가니 바람 때문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진눈깨비와 함께 눈보라가 몰아친다. 맨손으로 나가니 5분도 안돼서 손이 터질 듯이 아프고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아침이 되면 다 개고 맑은 하늘과 해를 볼수 있기를 바라며 잠을 청했다.

 

새벽에 일어나니 바깥 상황은 전날 밤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어쨋든 천왕봉을 향해 올라가보자고 대피소를 나섰지만, 천왕봉까지 1/3정도나 갔을까.. 더 이상 나갈 수가 없었다. 바람이 너무 거세 걷는게 아니라 한발짝 한발짝을 내딛어야 했고, 장갑을 끼고 있어도 손 끝은 잘라내고 싶을 정도로 아파왔다. 입김은 나오자마자 안경에 붙어 얼어버려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결국 포기하고 다시 대피소로 돌아왔다.

 

날이 밝아져도 바깥 상황은 그리 좋아지지 않아 천왕봉은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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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내려오는데, 온 세상이 하얗다. 얼음 궁전 같다. 나무도, 땅도 모두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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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이리도 가보고, 저리도 가봤으니. 다음엔 더 쉽게 떠날 수 있겠지?

다시 간다면, 겨울은 피할테다. 추운 건, 너무 힘들고 괴로워.

2011/01/06 22:27 2011/01/06 22:27

지나간다난 된장남

지나간다망둥어

문득 눈에 띄인,

망둥어 사진.

 

새만금에서 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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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2 17:01 2011/01/02 17:01

지나간다알바 중

아르바이트를 하러 왔는데, 이곳에서 나름 신경써서 만두국을 준비해 주셨다.

어찌 안 먹는다는 말은 못하겠고 -

계란이 풀린 만두국을 후루룩 후루룩 맛나게 먹었다. -_-;

그간 육류를 아예 안 먹은 건 아니지만(눈에 안 보이면 대충 다 먹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먹은 건 참 오랜만의 일인듯?

 

 

 

페미니즘이든, 일상의 권력 관계에 대한 내용이든,

일상적으로 그런 이야기들이 있는 곳에서는

그 이야기가 어느정도의 진정성을 담보하느냐와 별개로

계속 신경쓰게 되는데.

 

바깥으로 나오면 모든 게 쉽게 무너져버린다.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이곳에서도

여성 직원 분이 식사를 준비하고 나에게 차려다 준다.

식사가 끝나고 나면 그 분이 설거지를 하시겠지.

여긴 아르바이트 하러 온 곳이니까.. 라고 합리화시켜보지만.

난 어느 곳에서 반복하지 않을까?

2010/12/31 13:01 2010/12/31 13:01

지나간다참소리에 있으며 드는 고민

요즘 참소리(http://cham-sori.net) 잉여기자 노릇을 하며 여기저기 농성장에 많이 찾아다닌다.

그곳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낯선 방문자를 보면, 실금갔던 둑 터지듯이 여기저기서 말이 쏟아진다.

입이 있으되 소리를 못가진 사람들.

맺힌 이야기들이 풀려나오기 시작하면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끝이 없다.

 

최근 읽고 있는 책에서

a씨가 병원에 있는 동안 자신은 말(parole)을 빼앗겼다고 언급한 게 떠오르면서 새삼스러워졌다.

 

일상의 말들 속에 존재하지 않거나, 유표적(이런 데 쓸 말이 맞나..;;)인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의 목소리를 갖지 못한다.

 

페미니즘이 남성의 언어로 구성되는 것을 우려하며,

여성의 언어를 만들자/찾자고 제안했던 글들도 떠오른다.(정희진 씨라든지..)

 

 

그네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싶다.

하지만, 한편 난 그네들의 목소리가 아닐뿐더러, 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따름이다.

다른이의 입을 통해 꺼내지는 말이 그네들의 말이기는 어렵다.

 

 

 

어쨋든,

난,

그 말들을 듣고 기록하는 게 참 좋다.

내가 이런 걸 좋아(하고 잘 한다 싶기도 하지만.. 주저주저)한다는 걸 몰랐었다.

뜻밖의 발견.

그런데 생각해볼 수록 '기자' 이런 거 보다는 르뽀가 더 적합하겠다 싶다.

문제는 난 술을 너무 못마신다는 거 -_-;

지금도 술자리로 끌고 가면 너무 힘들어...ㅠ

2010/12/30 12:09 2010/12/30 12:09

지나간다블로그에 올렸던 글들을 다시 읽으니

뭐,

 

삶은 구질구질하고,

뜻대로 되는 일 없고,

역사는 비극이고,

그저 감내하며 살아야하고,

나는 작고,

나는 갸냘프고,

징징징징,

징징징징.

 

 

다 이렇고만.

2010/12/23 15:38 2010/12/23 15:38

지나간다배드민턴

요즘 학교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건 기분 좋다.

 

굴러다니던 라켓으로 치다보니 줄이 끊어져서, 싼 라켓을 하나 샀는데

뭔가 잘 맞지도 않고 어색하다.

 

셔틀콕도 그냥 싼 걸 사서 치는데,

아까는 누가 놓고간 셔틀콕 하나를 주워서 쳐봤다.

 

오오.

셔틀콕이 쭉쭉 뻗어나간다.

훨씬 잘 날아가고 소리도 경쾌하다.

 

이런데서도, 좋은 물건과 아닌 물건의 차이가 있나봐.

 

음..

그래도 돈은 아껴야 하고..

좋은 걸 안써봤으면 모르겠는데 써보고 나니 계속 탐이난다.

2010/12/21 20:54 2010/12/21 20:54

지나간다수달

이 사진 출처는 녹색연합인 듯.

어흑. 수달 너무 귀여워 .ㅠ

 

전주천에 수달이 산다는데,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ㅎ

 

엄청 날래겠지??

 

2010/12/14 16:05 2010/12/14 16:05

지나간다쓰고 싶었던 것들이

여럿 있었는데, 계속 미루다 보니 가물가물 떠오르질 않는다.

꼭 적어야지 싶은 생각들이 있었는데.. 안 떠오르니까 답답하네... ㅠㅜ 종이에라도 적어놓을 것을..

 

주말, 장수 논실학교에 다녀왔다.

거기서 일행들과 축구를 했는데, 10분을 채 못뛰고 숨이 차올라 하늘을 보며 누워버렸다.

어렸을 적엔, 어쩜 그렇게 하루종일 뛰놀고도 안지쳤나 몰라.

온몸이 지금도 두들겨 맞은 것 마냥 쑤신다. 움직일 때 마다 끙끙.

 

이번 주 부터는 또 한가해졌다. 내년 초 까지는 일 더 만들지 않고 잠잠히 보내야지. 꼭!

 

어느 새 연말이다.

올해 하기로 했던 것들, 얼마나 했을까?

운동사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었는데, 박헌영 이현상 평전 읽은 게 고작인 것 같다.

내년엔 신약을 읽어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건 뭐 얼마나 하려나.

내가 하는 일들은 대개 패배의 역사를 가열차게 남겨주시니, 또 의기소침.

 

예수나, 부처나, 어떤 선사들이나-

유물론자들이라는 확신이 강해진다.

애초 존재하지 않을 조화를 찾는 게 아니라, 부조화를 어떻게 겪어내며 살지에 대한 가르침들.

2010/12/13 16:39 2010/12/13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