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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2/18
    춥구나...
    젤소미나
  2. 2005/12/01
    노동만화전, 담주 오픈이당
    젤소미나
  3. 2005/11/27
    이런이런, 비가오네(3)
    젤소미나
  4. 2005/11/24
    김장김치를 보며 순환을 생각하다(7)
    젤소미나
  5. 2005/11/18
    2005 노동만화전 '들꽃' [비정규戰]
    젤소미나
  6. 2005/11/16
    열라 춥다
    젤소미나
  7. 2005/11/14
    이틀이 한달만 같다(2)
    젤소미나
  8. 2005/11/11
    11월 12일 전국노동문화활동가 결의 한마당(2)
    젤소미나
  9. 2005/11/09
    9회 노동영화제..
    젤소미나
  10. 2005/11/08
    감기와 약봉지(2)
    젤소미나

춥구나...

98년 5월...스포츠백에 옷가지 몇개만 챙기고 올라와서 시작한 서울 생활..

그해 겨울...어찌나 춥던지, 눈이 왜 그렇게 많이 내리던지..

남쪽나라 태생이라..진짜 견디기 힘들었는데, 그이후 그다지 춥지 않은 겨울을 보냈는데..

올해는 유난히 춥다..

서울의 추위는 익숙해지지 않는다..

내가 살던 곳에서는 겉옷 안에 늘 반팔이었는데, 이동네에서는 내복을 입지 않으면 버티기가 힘들다.

춥다........

여기 서울의 성산동 작은 옥탑방에서..겨울을 이겨내는 작은 싸앗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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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만화전, 담주 오픈이당

D-day가 코앞이다..

할일이 많은데 왜 이렇게 느긋하지..흐흐..

마무리 잘해서 전시설치도 잘해야 될텐데..

도단언니 말처럼 생각해보면 첫번째 전시회를 할때만 해도 이렇게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것이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길게 함께 일할 줄 몰랐다.

그러니..좀더 힘 다지고 화이팅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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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이런, 비가오네

어제 노대 노동문화활동가 독자문화제에 대한 평가회의에서 아무도 서기를 안하려고 해서 호기롭게 내가 하겠다고 해서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받아 적었는데...

이걸 정리하니 장장 A4 8장이 되었다. 제기랄 무슨 맘으로 한다고 했던 것이지?

게다가 이런 민감한 사안은 말한마디 잘못 기록한 것땜에 논란이 되기도 해서 무지 조심스러운데 각사람들의 얘기가 다 기억나는 것이 아니어서..정리하고 나서도 불안불안하다.

흑...우짤라꼬 한다고 했을꼬..바보같은 녀석아..흑흑...

 

낮에는 아르바이트 시작하려고 몇시간 동안 하품 쩍쩍하게 만든 오리엔테이션 갔다 오느라 못해서 밤이 되어서야 서기록 정리를 시작했다.

몇시간을 눈이 빠지게 자판을 두드리고 나서 화장실 가려고 나왔더니..

옥탑 지붕에 떨어지는 비소리가 방안가득이었다. 것도 듣지 못하고 있었다.

아..비온다. 비...

보자...비에 관한 노래만 모아놓은 선배언니의 CD가 어디 있었는데...틀었다.

좀 차분해지는군..

 

그넘의 서기록은 일단 내일 김장하는 곳에 가서 사람들한테 좀 보여주고 내 기록과 기억이 맞는지 확인해보고 올려야겠고..

결심하건데..다시는 서기한다고 하나봐라..

 

오늘의 교훈 : 호기는 아무데서나 부리는 것이 아니다...결국 몸이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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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김치를 보며 순환을 생각하다

오늘 도단언니네 집에 내일 진행할 프로그램 때문에 CDP를 빌리러 들렀더니 어머님께서 어제 김장했다고 한가득 담아서 손에 쥐여주셨다. 어머님들의 손은 진짜 크다는 진실을 세삼 알게 해주신 고마운 어머님.

우리집 냉장고는 알다시피 한칸 짜리 쬐그만 넘!

그래서 작은 그릇에 나누고 나눠서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야 전부 들어갈 수 있다.

부엌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나눠 담았더니 이만큼이나 되었다.

 

그리고 밥을 지어서 두부를 살짝 데쳐서 김치와 먹는데~~

오호 그대로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이번주 일요일은 아는 선배언니네가 김장을 한다고  해서 도와주겠다는 핑계삼아 가서 겉절이에 막걸리나 한잔 하려고 한다. 흐흐..

내가 상근했던 단체에서 김장도 하고 술도 담그던 일이 떠오른다.

하필이면 우리가 김장하던날 너무너무 추워서 배추를 절이고 씻는 일이 엄청난 노동이 되었던 기억과 배짱이처럼 민요 한곡 불러주고 술만 마시던 석범이형도 기억나고..열심히 무우를 채치던 내 손놀림도 생각난다.

재밌었는데...

우리가 그런 무모한 짓들을 했던 것은 물론 사무실에서 점심을 해먹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관혼상제, 절기마다 장을 담그고 김치를 담그면서 이웃과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갔던 과정을 도시안에서도 해보고 싶었던 욕심이었다.

그렇지만....역...쉬....쉽지가 않았다.

일단 마당이 없고, 무엇보다 우리들이 집에서 그다지 가사노동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서툴렀다. 애꿎게 집에 쉬던 각자의 어머님을 들들 볶았다.

예를 들면 소금간을 할 때 이집저집 어머님께 전화를 다하다 우리는 결국 우리의 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결정을 하게 된 하일라이트 하나만 소개하면..이것!!!!

"엄마, 소금을 얼마나 넣어야 되나요? 양푼이로 몇개요?"

"...음....간간하게..."

"그러니까 그 양이 얼마냐구요?"

"배추의 양에 맞춰서 적당하게.."

헉...그러니까 그 간간하게, 적당히가 도대체 얼마인지 지 알 수가 있어야지..흐흐...

 

어릴때 뒷뜰의 걸어놓은 솥에 절기마다 멸치젖을 달이고, 메주콩을 쒀서 메주를 만들고, 아래목에 띄워서 메주가루로 만들고, 그걸로 고추장을 만들고....

그리고 겨울이 오면 독을 묻어놓고 김장을 하고...

그것뿐만 아니라 여름이 지나 볕이 좋은 가을에는 문에 화선지를 바르는 일, 여름이면 장마 대비하고 뒷뜰의 그솥에 가득히 미꾸라지 추어탕을 끓여 마당에 동네사람들과 모여 같이 잔치하듯 먹고 마시고...

진짜 1년 내내 행사들이 이어지는데 그 준비들이 다 연결되어서 겨울을 이기고 다시 봄을 맞게 되고 또 1년을 준비하고 보내고...자연스러운 순환이 이어졌었구나 가끔 옛일을 기억하면서 무릎을 치게 된다.

 

오늘 도단언니의 어머님이 주신 김치를 마주하고 또 생각에 잠긴다.

일단은 너무 맛있는 김치에 눈물 흘리며..(소주한잔 딱 있으면 좋겠더군.)

옥탑에 홀로 사는 자취녀에게 김치는 너무 큰 재산이라 감사함을 다시 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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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노동만화전 '들꽃' [비정규戰]

올해로 노동만화전이 5회를 맞이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만화가들은 작품 마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들 해를 거듭하면서 더 풍성해져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고,

내년은 현장 순회전을 좀더 적극적으로 조직하기로 했다.

올해 전시회는 내년 현장 순회전을 위한 힘을 결집하고,

주제전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2001년 첫번째 노동만화전 준비하는 때가 더욱 아삼삼 기억이 난다.

여러가지 기획에 동참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안겨주었고, 주고 있는 노동만화전...

노동만화전은 몇개의 고비를 넘어왔고, 다른 고비를 넘어가기 위한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

바람은 오직 하나!!!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갔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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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라 춥다

처음 서울 왔을 때, 뼈속까지 들어오는 바람의 실체를 맛봤다.

게다가 눈이 그렇게 많이 매일 오는 경험도 처음이었다.

20여년 넘게 산 경주는 서울에 비하면 진짜 따뜻한 남쪽나라이다.

여름에는 훠~~월~~씬 시원하고..

찬바람 생생 불고 눈땜에 출근 길에 몇번씩 미끄러질때에는

'아니, 도대체 내가!! 왜!! 따뜻한 동네를 버리고 여서 이 고생질이란 말이고!!'가 절로..

이넘의 도시는 단풍을 즐기다 말고 찬바람을 맞으니 서럽기가 한이 없다.

 

노동자대회 끝나고 나니 할일이 갑자기 정리가 안되고 발이 허공을 맴돌고 있는 듯..

다시 일모드로 들어가줘야 하는데...흐..미...

 

사람때문에 골머리를 썩다가도 힘이 되는 것이 또 사람이라는 아이러니...

고마운 사람들...그 마음에 어찌 보답할꺼나..

살면 살수록 마음의 빚이 자꾸 들어가고, 그만큼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도...

그래도 도망은 치지 말자는 결심을 하게 만들게 하는 것도 사람이라..

아이고..사람아..사람아..

 

겨울이 오니 해고자 석범옹께 마음 채울 만한 뭔가를 바쳐야겠당..

아..그리고 4년여만에 복직한 창곤이형한테도...

마음 꼭꼭 다져서 이제 좀더 편하게 사시라고..두분 모두..

아!! 맞다..선봉이형한테도..흐흐..

 

이제까지 살아본 옥탑중에 이번 옥탑이 제일 춥다..

여름은 시원했는데..에구에구..살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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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이 한달만 같다

언제 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있었고, 거기에서 노동문화활동가 결의 한마당이 있었는지..

어제가 진짜 노동자대회 본대회가 광화문에 있었는지..

머리 반쪽에 쥐가 내린 상태로 이틀을 보내는 중이다.

노동문화활동가 결의 한마당을 준비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진행하면서, 또 끝내고 나서 머리속에 드는 생각이 자글자글 많은데 섣불리 줄줄 뱉어내 놓고 싶지는 않다.

좀더 안으로 정리를 잘하고 말해야겠다.

심경이 복잡한 상태...

그날 정리하면서 아시바위에 올라앉아있던 모선배의 상처받아 웃던 모습과 김호철선배의 나팔소리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듯.

정작 나는 민주노총 무대 근처과 주점을 돌아다니며 티셔츠를 파느라 공연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약간의 억울한 심정도 있다고 보태고 싶다. 흑흑...

평가의 자리를 잘 만들어야 될텐데...

 

어제 본대회에 사람들이 결합을 안해서 우듬지형들과 술마셨다.

노대얘기, 민주노총 얘기, 문화활동가 얘기를 한참 하다가 우리의 우듬지 형들이 어디 갈까.

아는 술집 가서 북을 끼고 앉아서 민요 한자락씩 꺼내기 시작했다. 남도에 내리는 비, 장타령, 빈쇠전.....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지 못해서 아쉽다.

이렇게 마지막을 노래와 북으로 끝내지 않았으면 혼자 집에 들어와서 무지 우울해졌을 것이다.

아마 다들 같은 심정이었겠지..그렇겠지...뭐...


북채가 없어서 등긁개로 북을 두드리는 선봉이형..

13일간의 경찰서와 구치소 생활..나오자마자 민주노총 상근자 집단 사표를 내야했고..

그저께 선고재판에서 꼬박꼬박 졸던 검사놈이 일어나서 '네 3년입니다.'라고 선고를 때렸단다.

뭐...마지막 재판에서 집행유예가 되겠지만...바보같은 검사놈이다..

어쨌든 선봉이형이 부르는 빈쇠전~강추이다.

 

이궁...우리의 깜찍이 석범이형..

석범이형도 25년간의 공장생활은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막을 내렸다.

그즈음 힘들어 하더니 지금은 많이 안정을 찾았는지...

다시 온갖 입담으로 얘기를 풀어내는..그모습..반가웠다.

형의 1시간 짜리 장타령 언제 한번 들어보는 날..손꼽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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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전국노동문화활동가 결의 한마당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운동 원칙복원, 총파업투쟁 승리
전국 노동문화 활동가 결의 한마당 결의문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기풍이 깨지고 무너졌습니다. 민주성, 자주성, 계급성, 연대성, 투쟁성, 그 어느 하나도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민주라는 허울을 쓰고 어용노조들이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자기하고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공개석상에서 상대방을 폭행하는 짓도 서슴지 않습니다. 직권조인을 하고도 오히려 큰소리칩니다. 조합원들이 보는 앞에서 노자간 협상을 하고, 그 결과를 조합원 총투표에 붙여서, 부결이 되면 군말없이 현장으로 복귀하던 그 당당한 기풍은 어디로 사라졌습니까? 지역에 파업 사업장이 생기면 온 공단의 활동가들이 제일인양 발벗고나서서 그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끝가지 연대를 했던 전통은 벌써 지나간 역사가 되고 만 것입니까?

모든 것을 협상으로 해결하자고 합니다. 투쟁도 잘 해야 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협상이라고 합니다. 누가 협상할 줄 몰라서 안 합니까? 떡 줄 놈은 생각도 안하는데 받을 사람이 애원한다고 협상이 됩니까? 협상은 당당해야 합니다. 꼭 투쟁한 만큼만 얻을 수 있는 게 협상입니다. 저 악귀 같은 자본가들이, 저 승냥이 같은 정권이, 우리 노동자가 뭐가 그리 예쁘다고 달라고 하지도 않는데, 투쟁하지도 않는데 거저 줄 것 같습니까?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걸 니들만 모른다고 합니다. 과연 세상이 바뀌었습니까? 동지들은 그걸 느끼십니까? 세상이 바뀌어서 노동자가 일한만큼 대접받고, 농민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모든 서민들이 집값걱정, 물가걱정, 생계걱정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까? 절차적 민주주의가 약간 확대되었다고, 자본이 마음대로 돈 벌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고 노동자 민중이 달라진 것이 하나라도 있습니까?

모든 게 늘어납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도 점점 늘어나고, 구속, 수배자들도 늘어나고, 가계의 부채도 늘어나고, 노동시간도 늘어나고, 비정규직의 숫자도 늘어나고, 어용노조도 늘어나고, 무사안일, 복지부동하는 활동가들도 늘어나고, 잘사는 놈과 못사는 사람의 차이도 늘어나고, 헐벗고 굶주린 자도 늘어나고, 세상살이 힘들고 지쳐 자살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모든 게 늘어납니다. 날마다 늘어납니다.

어쩌면 우리 문화일꾼들은 민주노조운동의 희생물인지도 모릅니다. 그토록 민주노조운동에 헌신해왔지만 저희들에게 돌아온 것은 끊임없는 희생뿐이었습니다. 급할 때는 동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똥친 막대기 취급이었습니다. 그 모든 걸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기풍이 사라지는 것은 차마 두 눈뜨고 보지 못하겠습니다. 그것이 저희들이 떨쳐 일어난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  

저희들은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에 잠깐 문제제기 하는 것으로 저희들의 주장을 접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들이 주장하는 것이 지켜질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실천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운동 원칙복원, 총파업투쟁 승리의 소망을 담아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 눈앞에 닥친 비정규법안 관련 총파업을 조직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한다.
-, 이번 투쟁에 문화일꾼들이 선봉에 설 것을 결의한다.
-,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기풍이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결의한다.
-, 전태일 열사가 진정으로 바랐던 그 아름다운 세상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기기 위해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2005년 11월 12일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운동 원칙복원, 총파업투쟁 승리
전국 노동문화 활동가 결의 한마당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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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노동영화제..

노동영화제 프로그램이 떴다. 그중에 아래의 것들 꼭 보고 싶다.
예전처럼 한국에서 상영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노동을 주제로 한 극영화 보는 재미가 짭짤했는데..아쉽다..
그래도 몇개 상영작을 골라놓고 기다리는 중...
 
 
   
 

< 문화 - 우리가 아는 몇가지, 우리가 모르는 수십가지 >
(2005, 한국, 46분, 현대자동차노동조합 / 노동자뉴스제작단)
이 작품은 노동자 문화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신자유주의 시대에 노동자들의 건강한 문화, 대안 문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제작된 것이다. 여기에서는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공장 안과 밖, 가정에서의 일상을 통해 그들의 삶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노동자들을 둘러싸고 있는 장시간 노동, 주야 맞교대, 현장관리 시스템 등이 과연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만들고, 어떤 문화를 만들어 가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작품내용
프롤로그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하루. 뮤직비디오
단락 1. 공장 안과 밖의 문화
1-1. 출근은 무겁다
1-2. 노동은 나를 기계처럼 만든다.
1-3. 휴식은 짧다
1-4. 회사는 나를 구속한다
1-5. 장시간 노동이 싫다
1-6. 퇴근길은 가끔 삼산동으로 향한다
단락 2. 노동자들은 집에서 뭘하지?
2-1. 집에서1
     -가족과 함께, 부인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집안일
2-2. 집에서2(휴일풍경)
     -자거나 뒹굴거나, 마트가기, 당신의 소원
단락 3. 문화는 움직인다
3-1.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법 1. 돈을 번다
3-2.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법 2. 돈을 쓴다
3-3.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법 3. 학교에 간다
3-4.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는법 4. 경쟁은 필수다
에필로그

 

 

< 노동의 빈곤화 >
(2004, 미국, 86분, 로저 와이스버그)
< Waging a living >
(2004, US, 86min, Roger Weisberg)
“노동하는 빈민”(working poor)이라는 용어는 사실 그 자체로 모순된 개념이다. 노동하는 자라면 빈곤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자본주의의 심장부 미국에서는 3천만명의 노동자들이 (네명중 한명꼴) 4인 가족 기준의 최저임금 이하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노동의 빈곤화>는 생황임금을 쟁취하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며 투쟁하는 네명의 노동자들을 추적한 작품이다. 캘리포니아를 무대로 3년에 걸쳐 제작된 이 관찰자적 형식의 다큐멘터리는 이 노동자들의 꿈과 좌절과 희망을 섬세하게 기록해나가며, 가족의 빈곤을 넘어서기 위해 이들이 극복해야 하는 장애물이 하나씩 드러나는 과정에서 미국의 꿈이란 이미 지나간 과거의 유물일 뿐임이 드러난다. (관련 사이트 :
http://www.pppdocs.com , 2005년 뉴져지 국제영화제 그랑프리 수상)
로저 와이스버그 Roger Weisberg
주로 방송 분야를 주무대로 활동해온 로저 와이스버그가 제작한 25편의 다큐멘터리들은 에미, 피바디, 뒤퐁-콜럼비아 등 TV 다큐멘터리 부분의 주요 상을 100여개 이상 수상한 바 있다. 그의 최근작 는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바 있다.
 
< 엔론 : 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들 >
(2005, 미국, 109분, 알렉스 기브니)
< Enron : The smartest guys in the room >
(2005, US, 109min, Alex Gibney)
미국 역사상 최대의 스캔들로 기록된 엔론의 파산은 자본주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7대 기업에 속하던 엔론이 파산하던 순간, 엔론의 최고 경영진은 10억 달러 이상의 돈을 챙겨서 유유히 사라졌으며 투자자와 노동자들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포츈지 기자의 베스트 셀러에 기초하여 제작된 다큐멘터리 <엔론 : 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들>은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 상황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탐욕스러운 공룡이 되어버린 거대 자본의 실상을 꼼꼼하게 그려낸다. 캘리포니아 전력난 당시 마치 주식처럼 전력을 사고팔면서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댓가로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장면에서 인용되는 엔론 트레이더 들의 목소리는 세상의 종말을 알리듯 섬뜩하기까지 하다. “캘리포니아가 태평양으로 꺼져 버리면 전기값이 더 뛰어 오를텐대...” (2005년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상 후보작, 도빌 영화제 카날 플뤼상 수상)
알렉스 기브니 Alex Gibney
에미상 수상 경력을 지닌 알렉스 기브니는 2003년 클린트 이스트우드, 마이크 피기스, 마틴 스콜시즈 등이 참여하여 화제가 되었던 TV 시리즈 <블루스>의 제작을 담당한 바 있으며 2004년 베를린 영화제 상영작인 <병속의 번개, Lightning in a Bottle>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 외에 그가 제작에 참여했던 최근작으로는 아카데미 수상작인 <헨리 키신저 재판, The Trials of Henry Kissinger> 등이 있으며 알렉 볼드윈, 시고니 위버, 존 말코비치, 케빈 클라인 등이 출연한 미국 공영방송 PBS의 시리즈 <권력에게 진실을 말하라, Speak Truth to Power> 등이 있다. 그는 작가협회 및 감독협회의 회원이며 UCLA 영화TV학과를 수학한 바 있다.


< 올드맨과 헤수스 : 반란의 예언자들 >
(2005, 베네주엘라, 80min, 마르셀로 안드라데)
< The Old Man and Jesus: Preludes of Rebellion >
(2005, 베네주엘라, 80분, 마르셀로 안드라데)
<올드맨과 헤수스 : 반란의 예언자들>은 현재진행형인 혁명적 과정을 파괴하려는 파시스트들의 폭력이 들끓고 있는 베네주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의 뒷골목에서 살아가는 두 사람의 노숙인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노인(올드맨)의 현명한 주석과 예수(헤수스, 예수와 이름이 같다)의 폭발적인 랩은 지도자나 혹은 전위가 아닌 밑바닥 민중들이 함께 하는 베네주엘라 혁명의 과정을 관통한다. 제8회 국제노동영화제 개막작 <볼리바리안 혁명 : 베네주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의 작가 마르셀로 안드라데는 이들 거리의 민중들이 순간순간 내뱉는 직관적인 고백과 토론이 곧 다가올 정의를 위한 봉기를 예감하게 하는 전주곡임을 확신한다.

마르셀로 안드라데
Marcelo Andrade
1982년 5월 베네주엘라의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마르셀로 안드라데는 미국 보스톤의 에머슨 대학, 체코 프라하의 FAMU 영화학교 등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국제 미디어 활동가의 네트워크인 ‘깔리 이 미디어’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볼리바리안 혁명 : 베네주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2004), <아마조니아 리브르>(2003), <피라미다드>(2002) 등이 있으며,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프로젝트인 <마니트@미그란떼 프로젝트>의 총괄 기획운영자로도 활동한 바 있다. (깔리 이 미디어 홈페이지 http://www.calleymedia.org)
 
 
< 배신자들 >
(1973, 아르헨티나, 105분, 레이문도 글레이져)
< Traitors >
(1973, Argentina, 105min, Raymundo Gleyzer)
지난 제7회 서울 국제 노동영화제의 폐막작 <레이문도>를 통해서 소개된 바 있는 제3세계 영화운동의 대표적 영화운동가로서 군부독재에 의해 학살된 고(故) 레이문도 글레이져 감독의 대표작이다. 한 전투적 조합 활동가가 어떻게 관료적 페론주의 그룹에 가담해서 결국은 노조 선거 과정에서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이며 군부 독재와 타협하여 노동자를 배신하는 첨병이 되어버리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그린 이 극영화는 독재 체제하의 엄혹한 상황에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며 제작된 것이다. 배신한 지도자를 처단하는 과정이 묘사되는 종결부에 대해 작품 제작후 수년후 레이문도는 그러한 테러주의적 관점을 극복해야 한다고 토로하기도 한 바 있다. 자료 보존 상태가 좋지 못해 화질도 열악하고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복잡한 구성 때문에 이해는 쉽지 않지만, 30여년전 아르헨티나 변혁운동의 현실과 활동가의 고뇌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어렵게 입수된, 열악한 기술적 조건에서 텔레시네 과정을 거친 DVD를 상영한다)

레이문도 글레이져
Raymundo Gleyzer
1941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레이문도 글레이져는 60, 70년대를 풍미한 라틴 아메리카의 급진적 영화운동의 대부와도 같은 존재이다. 1976년 군부 독재에 의해 학살당한 그의 일대기는 다큐멘터리 <레이문도>(2003, 제7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폐막작)를 통해서 한국에도 소개된 바 있다. 그는 좌파 정치조직의 일원으로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넘나들며 다양한 정치적, 미학적 성과를 선보였으며, 라틴 아메리카 영화제의 개최를 주도하는 등 국경을 넘는 영화운동의 연대에도 헌신한 바 있다. 그의 정력적 활동은 21세기에 접어들어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대안적 영상운동이 남미 전역에 걸쳐서 활성화되는 가운데 재조명되고 있으며 그의 일환으로 2004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개최된 제1회 라틴 아메리카 노동영화제에서는 그에 관한 특별전이 개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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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와 약봉지

날씨가 좀 추워지던 날 고향에서 부모님이 감기예방 및 목에 좋은 즙을 다려서 한박스를 보냈다.

이 좁은 옥탑방에 애물단지만 같아서 전화로 엄마에게 이렇게 많이 보내면 내가 어떻게 감당하냐며 툴툴거렸다.

그리고 감기 걸린 사람들에게 몇봉지씩 건네면서 선심 쓰고 나서도 한박스 그대로인 그넘을 바라보면서 저걸 어쩐다냐하는 심정이었다.

내맘은 그러니까 엄마가 신경써서 보냈는데 다 못 먹고 버릴까봐 그게 더 안타깝고 괜히 좋은 일하고 자식들한테 잔소리 들을 걸 뻔히 알면서 이것저것 챙기는 모습이 짜증스러웠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나는 보기 좋게 심한 목감기에 걸렸다. 

마치 엄마가 5시간도 넘게 떨어져 있는 곳에서 여기 서울을 훤히 들여다 보는 듯 미리 약을 보낸 것 같이 되버린 것이다.

하루에 한두번씩 전화를 걸어보는 우리 엄마와 아버지는 거보란 듯이 의기양양해하셨고, 나는 아휴 너무너무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할 밖에..

덕분에 양약을 거의 안먹고 감기가 나아간다. 오늘은 몸살기운이 있어서 이런저런 일정을 뒤로 하고 집에서 쉬었다. 그리고 엄마가 보낸 그 달짝지근한 즙을 따뜻하게 덥혀서 먹고...

 

사랑해 말순씨를 봤다. 애잔한 휴머니즘, 지나간 시대에 대한 그리움을 그려내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시절, 효자동 이발사...이런 류들...약간 몸이 근질거리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는 보고나서도 의도가 미심쩍어서 보긴 봐도 삐딱해지기 쉽상이다.

그런데 나는 극장에 앉아서 바보처럼 잉잉 울었다. 엄마 생각이 나서...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서른살도 더 먹은 여자가 혼자 극장에 영화보러 와서는 질질 짜고는 결국 눈이 퉁퉁 부어서 극장문을 나섰으니..

 

어릴 때 엄마의 모습.

긴머리를 틀어올리고 립스틱을 살짝 밀어올리면 풍기던 그 야릇한 화장품 냄새와 바바리 코트를 묶고 나설때의 엄마는 얼마나 예뻤던지..

그러던 어느날 대구 외가에 다녀오던 날 짧게 짜르고 파마를 하고 나타나서 우리는 거의 패닉 상태가 되었다. 아버지는 사흘동안 엄마와 대화를 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집안 일이 많은 당신에게는 긴 생머리가 얼마나 거추장스러웠겠나. 그렇지만 그것은 나에게 판타지였고 로망이었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아들을 감싸는 엄마의 작은 태도조차 용서하지 못한 채 세월은 흘러갔다.

그사이에 병을 얻은 엄마를 안타까워하면서도 여전히 화해하지 못하고 있는 내모습과 아픈 엄마의 모습이 영화에 겹쳐져서 자꾸만 울음이...

 

실패한 수험생이 혼자 울고 있던 어느밤 더큰 울음으로 안아주던 엄마의 품을 마지막으로 떠나버린 잘난 이 딸은 혼자 어른이 된 것으로 착각하곤 한다.

늘 대화가 잘 통했던 아버지가 자신을 다 키운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알고 있다. 애써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장면들이 있음을.

책을 사서 안겨준 사람은 아버지였지만 읽어 준 사람은 어머니였다는 것을...

아름다운 음악, 좋은 영화가 있음을 알려준 사람도 어머니였다는 것을..

(나의 아이디인 젤소미나도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영화 길에서 따온 것이다. 엄마는 항상 영화 길을 젤소미나라고 불렀다.)

그리고 딸로 커야하는 아픔을 안겨준 사람도 어머니였고...

혼자 많이 울게 만든 것도 어머니인데..

나는 어느 순간에 딸로 살아가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날까.

진정으로 어머니와 화해할 수 있을까..

내가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남자아이들이 화장한 엄마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과 다르게 곱게 화장하는 모습을 판타지로 간직하면서 자란 여자아이들의 다른 기억이 떠올라 이런저런 생각이 참 많았다. 판타지..여성에 대한 판타지..엄마에 대한 판타지..그렇지만 한편 내 기억속에도 남아있는 판타지란 말이지...거참...

그래도 적어도 사라져가는 아버지에 대한 가부장에 대한 추억을 붙들고 늘어지는 영화보다 백백천배 낫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을 위해 내 삶의 일분 일초도 희생하지 않을 딸이지만  엄마에게 전화 한통화 따뜻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앗! 영화가 의도한 것이 혹시 이것이었나. 사람을 착하게 만드는 것!

오..무서운 걸...

또 깜깜해진 창을 보면서 달짝지근한 다린 약봉지를 뎁히고 있는 중이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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