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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_1998 - 2004/07/15 18:30

공세리 창터에 도착했다.

공세리 라는 곳에 세금으로 거둔 쌀을 쌓아 놓던 자리다. 원래 배로 들어왔던 쌀을 길거리에 그냥 던져놓았었는데, 창고의 필요성을 느낀 이후 곡창을 만들었단다. 지금은 약간의 돌담과 비들만 남아있다. 비에는 곡창 관리를 담당한 관리의 이름이 적혀있는데, 그 당시 종3품정도로 창고 관리직치고는 꽤 높은 벼슬이었다지?

 

 

 

 

 

 

 

 

 

 

 










돌담을 쫓아 시골길을 걷다보니 성당이 하나 보였다. 옆에서 김대건 신부가 어떻고, 충남의 천주교가 어떻고 하며 얘기들 하는데, 별 관심없어 기억이 안난다. 어떻든 꽤 유명한 곳인 것 같다.(정말 기억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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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5 18:30 2004/07/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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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_1998 - 2004/07/15 18:30


그 성당에 대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래의 느티나무다. 이 엄청난 크기를 보라! 느티나무는 벌레가 먹지 않아 깨끗하여, 어느 마을에서나 그 아래 평상이 놓이고 시원한 그늘에 모여앉아 이야기꽃 피우는 고향의 모습을 마련해준단다. 어릴 때 본 허리 굵은 은행나무보다 몇배는 큰 것 같다.

 

추사 고택에 도착하자, 여행 주최측의 처음이자 마지막 실수가 연출됐다.

고택 관람시간이 지난 것이다. 문앞 안내도만 열심히 보다가 - 집은 진짜 넓더라 - 백송있는 곳으로 이동

 

 

백송은 어린 김정희가 할아버지를 따라 중국에 갔다가 그 씨(아니면 모종)을 얻어 심은 것이다. 100년이 넘은 나무치고는 작지만 원래 우리나라에선 자랄 수 없는 종이고 보면, 엄청난 생명력을 가진 셈. 하얀 소나무는 처음 본다. 누군가 하얀색 칠해놓은 것 같아 껍질을 뜯어보고 싶었지만 꾹 참아야지. 해 질 때쯤 해를 등지고 서있는 백송의 모습이 마치 사막을 연상시킨다.(뒷쪽은 무덤이 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역광이라 포기.

 

숙소에 도착하기전 이번 여행의 보너스 코스에 잠시 들렀다. 예산, 덕산 지역 보부상의 유품을 모아둔 예덕 상무사 박물관. 규모나 유품 자체는 적어 박물관의 방문으로는 보부상에 대한 자세한 지식을 알 수 없다.

운 좋게도 우리 팀은 관장님의 직강을 들을 수 있었다. 보부상의 모든 것과 시대적 상황을 접목시켜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경륜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구하기 힘든 책자까지 얻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 역사상에 그리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는 보부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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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5 18:30 2004/07/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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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_1998 - 2004/07/15 18:29

한겨레 옛길 문화지리기행

 

 - 본 여행의 간단한 소개 -

 

여행 제목 : 한겨레 옛길 문화지리기행 - 조선시대엔 우리나라에 운하가 있었다?!

일시 : 1998년 7월 4일(토) ~ 5일(일)

출발 : 7월 4일 오후 3시 30분 안산 상록수역 강사 : 김종혁(고려대 지리교육과 강사) 여정 : 서울(오후 3시 30분 출발) -> 서해안 고속도로 -> 인주면 공세리 창터 -> 추사 고택 -> 덕산 온천(1박) -> 해미읍성 -> 가적운하 -> 신두리 해수욕장 -> 안흥성 -> 서울(오후 9시 도착)

참가비 : 68,000원

문의 : 한겨레 신문사 문화센터(기행담당) 02-3272-8237



서울을 뜰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즈음, 한겨레 신문에서 광고를 보게 되었다.
왠지 학술적이면서 고전미 풍기는 제목에 빠져 본문을 열심히 읽어봤다. 잠시 뒤 엄청나게 멍청한 눈과 텅빈 머리가 느껴졌다.
이런 기분이 느껴지기 바로 직전까지 난 부동자세로 사물을 응시하므로, 타인들은 때로 집중력 있다고 칭찬하기도 한다(내 속도 모르면서...).

이 놈의 지명들, 듣도 보도 못한 녀석들, 여정중에서 그나마 이해한 말은 추사고택 - 추사 김정희가 살던 집인가 보지 - 이었다.
물론 개인적 무지의 소치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다. 저 난해하고 두서없는 문장을 보라!(난 원래 "한" 합리화합니다.)

사실 올해 초에 본 점(占)에서 '98년도에는 서울을 지키라고 하길래 밖에 안나가려고 했는데, 순전히 이놈의 지명들 알아보려고 가는 거다.

 

오후 2시 10분, 퇴근했다. 먼 길 떠나는 사람마냥 교사들에게 인사 다하고(당시 보육교사였음), 애들에게 작별인사 다 하고 나왔다. 1시간 반이면 충분하겠지. 왠 걸. 10분 지각했다. 상록수역에 내려 사람들을 뚫고 3시 40분에 횡단보도 건너 주차장에 도착. 희사모 모임(대학때의 소모임)이었으면 10분 지각이 1등 도착자였겠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김지희씨죠?"라고 누가 묻길래, "네" 했더니 날 태우자마자 인원 체크하더니 다 왔다면서 출발했다.(뭐 살다보면 이럴 때도 있지)

 

서해안 고속도로는 처음 타 본다. 다 뚫리진 않았지만 대체로 오른쪽엔 물이 보였다. 2시간 넘게 달려 버스는 멈췄다.

공세리 창터인가 하고 내렸더니, 삽교천 방조제였다. 잘 뚫린 길 양옆에 높이가 꽤 되는 시멘트 언덕이 일정한 높이로 서있다.

언덕을 올라서면 끝이 안보이는 갯벌들. 건물도 사람도 없는 이 땅의 끝은 오랜만에 보는 광경이다. 눈꺼풀이 벗겨지고 전면이 환해진다. 안타깝게도 전경이 한눈에 안 들어온다. 물고기의 눈을 부러워하며 한동안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이 맛에 여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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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5 18:29 2004/07/1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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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4/07/15 01:05

 

그를 아시나요?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라고.
모르신다고요? 꽤 유명한 사람인데..

미술시간에 왠만큼 졸지 않으면 모르기도 쉽지 않은 '달리', 1904년에 태어났으니 올해 꼭 100년째다.
모르긴 몰라도 전 세계가 '달리' 전시회 붐일거다.
그 여파로 우리나라에서도 9월까지 전시가 있을 예정이라는데, 지금은 예술의전당에서 전시중이다.

 



[ 내가 알던 달리 ]

 

 책에서 본 달리는 언제나 -스트레스가 아닌 - 삶의 활력이 될만한 정도의 긴장감을 주는 존재였다.
나무위에 흘러내리는 시계, 공중에 떠있는 호랑이, 나체의 여성, 아슬아슬한 창끝, 기이한 공간에 존재하는 초상화 등...
그림을 따라가다보면 언제나 그림 속의 이야기를 고민하게 만들고, 솜씨좋은 뎃생에 감탄하면서도 구도가 위태로워 절벽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두려움을 갖게 한다.
한편 색감은 밝고 온후하다고나 할까? 게다가 초현실주의가 아니던가?
덕분에 절벽은 절벽인데 떨어져도 별 탈은 없을 것 같다는게 달리의 작품을 접한 후의 한결같은 결론이다.


[ 이번에 본 달리 ]


미리 밝히자면 내가 책으로 봐왔던 달리의 유화작품은 이번 전시에 한 점도 없다. 그 대신 대부분이 브론즈 소재인 조각상과 책의 삽화들을 볼 수 있었다.

삽화는 대체로 소품과 같은 사이즈의 연필화나 수채화들이고 대부분 목판이나 동판으로 제작되어졌다고 한다. 이번에 들어온 것은 성경(bible)과 단테의 신곡 등에 삽입된 삽화들이었는데 성경의 삽화는 작품수가 꽤 방대했다.
안타까운 건 성경이든 신곡이든 내용을 안다치더라도, 유럽의 문화와 언어를 모르는 대한민국의 범인이 그 삽화에 감동받기란 불가능에 가까운게 아닐까 싶은 점이다.
결국 삽화들은 처음 몇점만 유심히 쳐다보는 척하다가 결국 대부분 그냥 흘려버리게 되었다.

 

반면 브론즈상들은 꽤 감동이다. 사실 달리는 유명해도 거장이라는 느낌을 가져본 적은 없는데 브론즈상을 보니 무게감이 남다르다. 동물상도 바로 뛰쳐나갈 것 같지만, 특히 사람모양에 가까운 브론즈상들은 당연히 현실에 없는 환상이면서도 왠지 곧 살아나 눈을 마주칠 것 같았다.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불타오르는 여인'상. 불타서 죽는 건지 불길에 괴로워하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불길이 올라오는 여인의 뒷모습은 마치 작은 날개가 돋아 지금이라도 당장 승천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달리의 그 유명한 늘어지는 시계는 조각품으로도 여러점 남아있는데, 아마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그림이 아니었을까 착각했을 거다.

한편 달리의 작품에 영감을 받은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의 의상과 가구도 전시되어있는데, 음... 보기 싫다.
의상은 정말 별로... 바느질도 엉망, 디스플레이도 엉망, 왜 이런 기획이 들어갔는지 당황스럽다.
더불어 전시관 자체는 꽤 규모가 있지만, 디스플레이는 너무 어둡게 해서 작품을 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맛을 없애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
브론즈상들이 없었다면 상당히~! 우울했을 전시였다.
관람료도 비싸고 디스플레이도 않좋고...
게다가 아무리 컨셉이라도 미술책에서 봤음직한 유화 한점 볼 수 없었던 건 정말 안타까운 점이다.
이런 거장의 전시라면 유럽의 미술관에 갈 수 없는 자들의 대리만족에 나름대로 복무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너무 촌스러운건가?

그래도... 홈피는 예쁘네. http://www.ilovedali.com/

 

그림 출처 : 전시 팜플렛 + 네이버('불타오르는 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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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5 01:05 2004/07/1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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