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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5/01/08 14:30

엄마와 아들 둘, 할아버지와 가정부...

이게 바로 야마다 집안의 구성원이다.

[날 울리지마] 그림.와타루 카즈키 / 원작 사토스미 타카구치



둘째아들 라이타.

 

곧 명문중 재학이 확실시 되는 100점 천재 초등 5년생.

야마다집안의 모든 이목과 기대와 희망과 사랑은 라이타의 것이다.

시험성적 좋다는 이유로 선물받은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등교하면

물론, 이녀석... 공부는 잘하는데,

대체로 잔디밭에서 담배 피기, 한놈 찍어 왕따시키기, 치매 걸린 할아버지 머리 때리기, 엄마 살살 구슬려 선물 받기 등이 주요 취미생활이다.

하지만 인생은 어려운 거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엄마의 우대와 기대, 버젓한 친구하나 없이 범생으로 있어야 하는 현실...

특유의 자만감으로 모든 것을 묻어버리려 하지만

살아가면서 100점 머리만 가지고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그의 앞에 속출한다.

 

그래도 답답한 세상속에 꽤 운이 좋은 편이다.

"라이타, 싫으면 관둬도 돼. 내가 전례를 만들어 놨으니까".

낙제생주제에 꽤 멋진 생각을 많이 하는 형이 멋져보여서 싫어할 수도 무시할 수도 없다.

'형이 먼저 실패해줘서 감사해. 형, 고생한다.'

 

큰아들 토키오

 

한때 신동이었으나 인생 하루 아침에 바뀐사건은 다름 아닌 명문중 진학 실패.

현재는 다니는 고등학교 캡장노릇중인 주먹쟁이.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에게 "낙오자!"라는 말을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저 그런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매번 결석, 스스로 왕따 당하던 그는 결국 자신이 얼마나 인형과 같던 존재였는지 깨닫는다.

 

이 녀석도 꽤 운이 좋은 편이라, 다행히도 곁에 함께 있어줄 친구가 있다.

"널 좋아하는 애도 있을지 모르잖아?"

그리고는 주먹의 세계로 이끌어가버렸다...-_-;;;

하나더, 더욱 다행인건 그는 여전히

엄마의 사랑이 그립고, 동생이 귀엽고, 할아버지가 눈에 밟히고, 가정부에게 잘해주려는 사람으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엄마

 

좀 그렇게 안해줬으면 좋으련만 이 엄마, 진짜 자신이 꼴린대로 말하고, 살아버린다.

큰아들에게 서슴없이 "낙오자"라 부르는 이 왕싸가지 엄마.

작은아들에게 끊임없이 성적 향상을 위한 피드백을 아끼지 않는 엄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지만, 그래서 참 싸가지 없지만, 당췌 미워할 수가 없다.

 

큰아들이 중학교 어느날 가출메모 남겨놓고 나갔다가, 처음으로 진짜 주먹 쓰고 얼굴 망가져 들어온 날.

그녀는 나름대로 열심히 고민한 끝에 한가지 사실을 득도했다.

'애들이란건 각자 달라. 어차피 부모자식은 부딪치며 추억을 만들어가야해'

그리고는 과감히(!) 큰 아들에게

"나에게 원망을 들으면 너도 공격해와. 알았지?" 라며 공격권을 허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아들에게 맞을까봐 팔로 얼굴을 막는 그녀.

나름대로 큰 일 치룬 토키오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들어가 잘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들일 만한 노력이란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무관심.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사라지면 그때야말로 진짜 모든 것이 끝난다.

 

이 만화,

뭔가 대단한 엄마를, 뭔가 대단한 아들들을 기대하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그저 서로에게 관심과 뭐라 단정짓기 어려운 오묘한 반응들을 보일 뿐이다.

적당히 서로가 마음에 품은 상대방의 이상적 모습도 있고,

어느 정도는 좀 포기도 해주고,

예상치 못한 모습에 감격이나 황당도 했다가

나름대로 나설때는 좀 나서도 주는 모습들...

 

사람이 사람에게 들일 만한 노력은 다양하겠지만,

중도를 찾는 것도 어렵겠지만,

야마다 집안 정도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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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8 14:30 2005/01/0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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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_1997 - 2005/01/08 09:21

20:10 부터 기차 정류장안의 의자들에 일렬로 앉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팀은 줄을 너무 잘 지킨다. 이 많은 사람이 때거지로 다니는데도 1명의 낙오도 없다니... 오랜만의 줄서기가 참을 수 없는 웃음을 짓게 만든다.

씻지도 못하고 21:20 열차 탑승.

이 열차를 타고 통화에 가는데 다음날 새벽 5시 반까지...

 

열차안에 들어올때와 침대칸에 런닝셔츠바람의 사람들이 우리를 원숭이 보듯 쳐다봤을때,

우리도 입만 벌리고 있었다.^^



이 열차는 침대차로, 침대가 세로로 3칸이나 된다.
하지만 외관상으로 느껴지는 거부감과는 달리 3층 침대에 올랐을때 아이처럼 들뜬 마음은 나만의 기분은 아니었나보다. 모두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이야기한다.


열차 1량의 모양

 

맨 위층인 3층에 올라가면 바로 발 밑으로 중형 선풍기가 135도 가 넘는 각도로 돌고 있다.
정체불명의 한국아저씨가 간간히 중국인들과 바디랭귀지로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함께 여행중인 언니는 눕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사진이라도 찍어주고 싶은데, 3층에서 내려갈 엄두가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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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8 09:21 2005/01/0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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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_1997 - 2005/01/08 09:13

13:45 북경-> 심양 비행기로 출발, 15:00에 도착했다.
신락유적박물관에 갔다.

신석기 문화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내가 아는 모든 한자 지식으로 해석한 결과- 원까지의 유물이 있었다. 나는 주로 글씨를 사진으로 찍었다. (*주: 당시 서예 배우고 있었음...)



다음 간 곳은 북릉공원. 원래 이름은 소릉. 18:00까지 있었다.
공원 입구로 들어가면 양쪽에 잔디와 사람들을 지나 큰 호수와 다리가 있다. 서울랜드+올림픽 공원 온 기분이다.
문의 가장 안에 북릉이 있는데 무덤만 달랑 있는 것이 아니라 문에, 성벽에, 묘비 모시는 기와집에, 릉을 둘러싼 본성까지 있다.


비 크기는 가히 광개토왕비와 자웅을 겨룰 수준. 릉도 무지 큰데 아직 내부는 볼 수 없다. 시멘트를 잔뜩 발라놨더라...-_-;;

무덤 꼭대기엔 나무가 있는데 그 위에 까마귀가 앉은 걸 보고 명당 자리라고 추정했다고 한다.
릉으로 들어가는 무덤 문 바로 맞은 편엔 제를 올릴 때 쓸 제기가 있고 그 위 기와에는 철로 된 고리와 막대같이 생긴 걸이가 양쪽에 한개씩 있다. 거기에 사람 잡는 괴물을 가둬놨었단다.


북릉공원 전경

 

저녁식사후에 사거리로 나와 사람 구경을 시작했다.

건물의 배치나 높이가 마치 언젠가 가 본 일산 신도시와 비슷했다. 비록 낡아보이고 촌스럽지만 왠지 친근한 기분. 사람들 옷차림에선 세련된 여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마치 여러 연대기가 공존하고 있는 기분. 하긴 한국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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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8 09:13 2005/01/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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