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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생각_펌 - 2005/01/29 00:26

* 이 글은 간장 오타맨...님의 [기아자동차노조 때리기....] 에 관련된 글입니다.

나 오늘(이제 내일이네), 아무래도 간장공장과 동일한 뉴스를 봤나보다.
그런데 희한하게 간장공장만큼 열받지 않았다.  

그게 참, 아직 노동운동 초년생이라 몰라도 너무 몰라서 일 수도 있고,
워낙 정규 TV 채널에 대한 미련 버린지 오래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여느 다큐에서나 볼 수 있던 87년 현자부터 나오는데,
정말 TV로 보다니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사회변혁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던 노동운동"(이 비슷한 말이었던 거 같은데...)이라고 나오는데,
'진짜? 니들이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이라고 방송국에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중간에 민주노총 교선실장이 나와 '사측의 교란'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놀라웠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도 내주었는데, 지금 노동운동은 중요한 기로에 와있단다.



내가 이 뉴스에서 가장 열받은 부분은
'노동운동이 도덕성 갖추고 신뢰를 갖게 되면 국민들이 받쳐줄거다' 뭐 이 비슷한 말이 나왔을 때다.
세상에 이런 대단한 뻥이 다 있나?

혹여 그들이 -열심히도 안바란다- 그냥 사실 그대로만 방송해주면 약간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80년대 장면중 오늘같이 정제된 노조 모습 처음이다. 멘트에 따라 느낌도 돌변...
맨날 염병 던지는 거 찍기 바빴으면서, 대놓고 구라구라...
그러고보니 좀 속상하네.

확실히 기아차노조 빌미로 노동운동 때려잡기 느낌이 확~ 풍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만큼 열받지 않은 건

노동운동이 기로에 섰다는 그 한마디를 완전 나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점도 있고,
속으로 찔릴만한 짓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결국 한 깃발 아래 모였으니 똥물이든 꽃가루든 같이 받는 건가 싶어서 그러하기도 하다.

 

확실히 간장공장의 말처럼 언론의 세치 혀에 노동운동, 노동조합운동 전체가
부패와 권력의 도가니로 밀어넣어지는 건 너무 과도,부당하다.
기아 위원장의 '사측이 더 헤쳐먹었다'는 울부짖음은
일반 국민이 보기엔 재수없었을 지 몰라도 적어도 나에겐 통탄스러운 아저씨의 분노가 느껴진다.
그래도 솔직히 옆에 가서 '아저씨, 왜 그랬어요?'라고 하고 싶은 마음도 좀 든다.

 

그리하여 나의 머리는 대단히 복잡하다.

심플하게

사과받을 이한테는 사과하고, 과장하는 이에게는 부당함을 외치고, 궁지로 모는 이에게는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너의 도덕적 기준이 뭐냐라고 물으면 세심하게 답해줄 자신은 - 이라기보다 생각은- 없다.

 

어떻든 내 마음속은 확실히 노동운동과 노조운동이 기로에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심지어 자본에 의해 촘촘히 짜여진 덫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이미 눈에 콩꺼풀이 씌워져서 어쩔 수 없는건지도 모른다.

꼴같잖은 권력 가지고 한방에 바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민중의, 그 안의 노동자의 힘을 더 키워야한다는 말에 공감도 가고...

그러나 한편으로 노조활동가들의 도덕성 회복 역시 부르짖고 싶다.
어쩌면 그저 그놈의 금품수수땜에 운동 말아먹는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심정일 수도 있고,

공세적이든 수세적이든 뭐든 할 수 있는 만큼, 해야 하는 만큼은 해나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아윽~~~ 정리도 안되는데 적당히 배설할 필요는 있을 것 같아서 주저리주저리...-_-;;;

역시 스포일러 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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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9 00:26 2005/01/2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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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만화영화책 - 2005/01/29 00:04

원래 나의 만화 중독증상은 나름의 주기가 있어서 대체로

'3개월 빠져줌'과 '9개월 멀리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대로 가다간 개월수 뒤집힐 판이다... 헉...-_-;;

정신없이 '빠져줌'을 제대로 못하고 지나서 그래... 훗~!

 

덕분에 요즘-까지도- 애독하고 있는 '야오이와 BL'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장르가 되었다.

원래 만화보면서 심도깊은 생각이나 장르 구분 같은 거 안하고 사는데

코믹플러스에서 작년 8월부터 연재중인 유유의 일본여성만화이야기를 보면서 

여성만화의 입장에서 야오이와 BL의 위치에 대해 맥락 파악정도 한 느낌이다.

 

몇가지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1. 참 덧없고 실속도 없고 매정하기 까지 한 '사랑'의 감정에 신물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 순정만화 그리고 싶어도 리얼리티가 워낙 떨어져 스토리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혹시라도 반작용같이 남자의 우정이라는 다소 오래 갈 것 같은(?) 감정에 기대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은 좀 좀 좀 그렇잖아?)

 

2. 왠지 '여자보다 남자가 그리기 쉽다'는 점 적극 동감.

아무래도 의식되는 대중들 앞에

그야말로 '막나가게 그려도 될 것 같은' 캐릭터는 역시 남자가 좋다. 어떤 감정선 표현에도 사람들의 편견 없이 소화되기 수월할 것 같다.

 

3. 확실히 여자들은 -만화 하나 보면서도- 관계성에 대한 통찰을 염두에 두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걷지 않는 쉽지 않은 길을 뚫고 나가는 사람들은 

관계에 대한 진정성과 지속성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요리 하나 근사하게 만들거나 손오공이 여의주 10개를 모두 모으는 것과 같은 과제 수행적 스토리보다는 관계의 깊이나 지속성이 담보되면 'The End' 해도 되는 것이다.

순정만화의 끝에 잘 등장하는 '결혼' 역시 과제 달성의 외피안에는 지속성의 담보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 아닌지...

 

 

뭐 혹여 여성만화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면

나름대로 적절한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내용성과 상징성을 담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솔직히 야오이, BL, 여성에로만화, 모두 그닥 맘에 드는 건 아니다.

음... 하지만 좋은 점만 보려는 jineeya가 그런 점은 닮은 것 같은 유유의 글을 보면서 재미있어하는 건,

어떻든 '여성의 눈으로 들여다 봤더니만 그래도 그안의 변화로운 움직임을 눈치챌 수 있더라'는 점이 기뻤기 때문이 아닐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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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9 00:04 2005/01/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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