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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풀소리가 세상에 내는 작은 목소리입니다.

13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1/04
    민주노총 선거
    풀소리
  2. 2006/12/29
    반성(2)
    풀소리
  3. 2006/12/26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난 잔치(20)
    풀소리

민주노총 선거

1.

민주노총이 제5기 임원선거를 앞두고 있다.

오늘 오후 6시까지 후보 마감, 1월 26일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의 간선으로 민주노총 위원장을 포함한 임원들을 선출한다.


민주노총이 여러 차례 선거를 거치면서 편가름이 명확해졌고, 정파를 중심으로 친소관계를 형성하여 대의원들을 줄을 세웠고, 후보자의 자질이나 성향과 관계없이 투표 성향이 미리 정해져온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들의 성향파악이 어느 정도 끝난 모양이다.

그래도 예년에 비해 정파에 중립적인 인사들이 대의원에 상대적으로 많이 선출되어 이른바 좌파 그룹에서는 희망을 갖나보다.


물론 난 지지후보가 있다. 그분은 능력이나 모든 면에서 내가 지금까지 겪어온 여러 지도자들 중에 가장 뛰어난 분 중의 한 명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다른 후보에 비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쩌랴. 그건 내 생각일 뿐이고, 정파가 다르면 아무리 ‘콩’이라도 ‘콩’이라고 부르지 않는 게 현실인 것을...



2.

사람들이 민주노총에 희망을 갖든 아니든, 난 민주노총이 우리 민중운동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민주노총이 무너지면 입술 없는 이빨처럼 민중들의 삶이 지금보다도 훨씬 팍팍해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민주노총이 바로 섰으면 좋겠다.

 

물론 누가 위원장이 되어도 민주노총이 현재의 무기력을 일거에 뒤집어엎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른바 87년 체제라고 하는 노동자의 단결이 사용자의 단결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진전된 노동운동은 그 한계를 드러내놓고 있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우리의 시도는 이제 시작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되어도 상관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물꼬를 트고, 방향을 트는 것만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3.

현재의 정파구도에 대하여 어떤 이는 삼국지의 주인공인 조조의 아들 조비와 조식의 갈등관계와 그 과정에서 나온 조식의 이른바 칠보시(七步詩)에 빗대고 있다.


煮豆燃豆萁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콩을 삶는데 콩깍지로 불을 때니,

콩이 솥 안에서 우는구나.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나왔거늘,

서로 삶기를 어찌 이리 급하게 구는가?


적은 밖에 있는데, 한 몸에서 나온 콩과 콩깍지가 서로 태우고 볶고 하면서 공멸해가는 것처럼, 안에서만 싸우고 있다고...

 

4.

솔직히 나도 그들과 한 몸에서 나왔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그렇지만 설령 한 몸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두 몸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다. 왜냐하면 노조운동이 비정규직이나 특수 고용직 중심으로 재편되지 않는 한, 그렇게 해서 노동대중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이 생기지 않는 한, 노총의 분할은 곧 현장에서 어용의 득세로 곧바로 이어질 것이고, 민주노총의 붕괴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통 크게 사고하고 싶지만, 애초에 작은 통을 어찌 키울 것인가! 다만, 통 크게 사고하고, 사업하는 영웅이 나타나길 기대할 뿐!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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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풀소리님의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난 잔치] 에 관련된 글. 

지난 번 포스트에 대하여 항의성 리플이 러쉬를 이뤘다.

일종의 ‘필화(筆禍) 사건’이랄 수 있겠다.


그 포스트를 쓴 시점부터 현재까지 나의 의식은 계속 흘러가고 있다.

① 분노 -> ② 놀라움(블로그 진 탑에 올라감에 대한) -> ③ 고민(실명 거론 부분을 수정할까 하는) -> ④ 방치(공격성 리플이 달리면서) -> ⑤ 반성


반성. 그렇다. 반성이다.

사실관계 또는 주의주장과 별개로 ‘운수산별’ 건설과 ‘통합연맹’ 건설 주역의 한 사람으로써, 산별 또는 통합에 악영향을 주는 ‘논란거리’를 제공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는 것이 지금의 내 생각이다.


그래. 원하던, 원하지 않던 내 위치는 위치인 것이다. 그것은 자연인 ‘풀소리’와 별개이기도 하다.

플소리의 개인 블로그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으로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블로그 진 탑에 올라간 이후에는 개인 블로그이지만 진보넷이라는 일반성의 규정을 받는다고 봐야 한다. 그 점을 나는 사려 깊게 고려해야 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 포스트가 이른바 ‘운동판’의 분란거리를 최소화하고, 보다 발전적인 관계로 재정립하고자 애쓰는 동지들에게는 내가 원하지 않는 상처를 주었을 것 같다. 그 분들을 위해 이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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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하기 전에 끝난 잔치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가문비] 오백년동안 못본 아빠] 에 관련된 글.

오늘(26일, 화)은 '운수산별노동조합'과 '통합연맹(공공, 버스, 화물, 택시)'의 동시 출범일이다. 연맹단위를 달리하는 노동자들이 모여서 산별노동조합을 만든 것은 그 내용성과 관계없이 우리나라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만큼 대단한 사건이고, 축하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과정에서는 그놈의 지긋지긋한 정파구도의 폐해가 노정되었고, 정치권이나 장사치*들의 술수 못지 않은, 오히려 더욱 노골적인 술수가 난무했다.

 

(장사치* : 특정직업을 들추고자 하는 얘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관념을 얘기하는 것이므로 양해하시길... )

 

가문비가 아빠를 500년을 못 보도록 감비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길게는 1년 반, 짧게는 1년을 노력해온 일이 거의 수포로 돌아갈 뻔 하기도 했다.

이번 통합하는 주체나 주역 중의 일부는 서로 몰려다니며

 

1. 통합연맹을 무산시키고, 운수산별을 만든다.

2. 1번이 불가능하면 통합연맹을 최대한 껍데기로 만들과 산하에 있는 운수산별을 강화한다.

 

와 같은 복안을 가지고 각종 회의에 임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복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지뢰를 곳곳에 묻어두었다. 예를 들어 통합연맹의 명칭이 '공공운수연맹'이 아니라 '운수공공연맹'이어야 한다고 고집한다든지, 현 공공연맹 상근자들의 급여를 버스나 화물, 택시의 평균급여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든지 하는 주장이다. 그것도 출범일 불과 1주일 앞두고 이런 요구안을 10개나 제시했다.

 

근거도 궁색하다. 이번 연맹통합이 공공과 운수 3조직이 합치는 것이니만큼 운수가 많은 것이고, 그래서 '운수'를 앞에 넣겠다는 것이다. 지금 껏 관례상으로도 통합연맹에 대하여 '공공운수'라고 해왔음에도 말이다. 정당성을 차치하고 명칭을 대의원대회에 안건으로 상정하는 순간 그 대의원대회가 가능이나 할까?

 

더욱이 이들이 마지막까지 고집을 피운 공공연맹 상근자들의 임금 대폭 삭감 요구는 '의도', '시기', '방식' 모두 천민 자본주의를 닮고 있다. 그런 무지막지한 요구를 통합 불과 1주일 앞두고 회의 석상에서 문건으로 불쑥 내밀었다.

 

통합을 하면서 임금을 줄이거나 인원을 줄이겠다는 발상!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는가! 이들은 처음에 빡빡한 예산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아님은 금방 드러났다. 그러다보니 다른 이유를 달아 고집했다. 결국 이 문제 때문에 연맹 통합이고, 운수산별이고 물 건너갈 뻔했다. 감비가 앞의 포스트에서 썼듯이 지난 토요일 연맹통합 논의가 최종 결렬되었었기 때문이다.

 

결국 1번 상황은 불가능하다는 게 바로 판명되었다. 우리 버스는 물론 철도도 1번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사태는 겉잡을 수 없게 되었다. 화물은 갈갈이 쪼개지고, 철도는 내년 초 선거에서 어용세력이 힘을 얻을 수도 있으며, 공공, 버스 할 것없이 통합연맹이 되지 않는다면 수없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 불보듯 뻔하게 예견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1번을 주창해온 연맹을 빼고 나머지 조직만이라도 통합연맹과 운수산별을 하자는 안이 한밤중에 급추진되었다. 그러자 1번, 2번 세력이 어마 뜨거라 하며, 자신들의 요구안을 전격적으로 철회하였고, 예정대로 대의원대회를 치르기로 하였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 사태의 기안은 2번을 관철시키려는 자가 하였고, 총대는 1번을 관철시키려는 어떤 연맹이 졌다. 기안자는 공공연맹으로부터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고 '꽃놀이패'를 만들었는데, 총대를 맨 연맹이 '패'에 목숨을 걸어, 모두가 공멸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결국 기안자와 총대를 맨 연맹은 뒤에서 티격태격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그런 자들이 또 다시 '밤의 정치'를 하였고, 그 결과 운수산별의 요직을 차지했다. 물론 대의원대회에서 형식상 인준 절차가 남아 있지만 말이다.

 

수석 부위원장 : 구수영(1번 주창 연맹 위원장)

사무처장 : 정호희(기안자)

 

이렇게 운동은 말아먹히고 있다.

이것이 내가 피해의식 때문에 느끼는 절망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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