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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1/15
    결의문
    풀소리
  2. 2005/10/19
    결국 법률원 변호사들도 사퇴(2)
    풀소리
  3. 2005/10/14
    제발 사실이 아니길...(6)
    풀소리

결의문

우리 노동자들이 역사의 주역으로서, 민중의 삶을 보호하고, 보장하는 거대한 방파제로서, 한해 동안 후회 없이, 부끄럼 없이 단결하고, 연대하고, 투쟁하고, 그 성과들을 안고 자랑스런 얼굴로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고, 서로를 위로해야할 이 자리, 2005년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우리는 기쁨보다 한없이 무거운 반성이 앞섬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진정 노동자 민중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것인가? 비정규직 문제와 실업자의 문제에 우리는 정면으로 대처하고 있는가? 우리는 민주노총이 맞이하고 있는 위기를 바라보며, 그 위기를 돌파하고, 노동자 민중의 희망으로 거듭 나기 위해 우리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자본과 위정자들은 세계적인 대자본가들에게 노동자 서민들을 한없이 수탈하도록 내맡기는 이른바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을 우리 노동자, 농민, 민중을 향해 밀어붙이고 있다. 비정규직으로, 실업자로 전락하는 노동자·민중의 삶은 점점 고달파지고, 하루하루 사는 만큼 늘어나는 것은 빚뿐이다.

 

올해도 화물노동자 김동윤 열사를 비롯해 수많은 노동자, 민중이 고단한 삶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럼에도 현 노무현 정부는 노동자 민중을 위하는 정책을 펴나가기는커녕 비정규직을 늘리고, 정리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법안 개정에 골몰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삶을 파탄내는 주범은 자본가와 위정자들이지만 우리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과 활동가들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 우리가 노동자 민중을 위한 전위부대를 자임한 만큼 우리는 노동자 민중의 삶에 무한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자본과 정부에 대한 분노와 투쟁 못지 않게 파탄난 노동자 민중의 삶에 대하여 아파하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위기를 돌파하는데 있어 진정한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 위기를 돌파하는 힘 또한 우리 내부에서 찾지 않으며 안 됨을 우리는 안다. 파탄난 노동자 민중의 삶에 대하여 진정으로 아파하고, 책임감을 느끼는 것으로부터 우리의 가슴을 데우자. 분노의 칼날을 벼리자.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희망의 싹을 키우자. 그리하여 우리의 위대한 조직인 민주노총이 다시 한번 혁신하여 노동자 민중의 진정한 희망으로 거듭 나도록 하자.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 버스 노동자들은 그 길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비정규직과 실업자를 양산하는 신자유주의 박살내자!
노동자 민중의 삶을 보장하는 사회복지를 쟁취하자!

 

2005년 11월 13일

2005 전국노동자대회 버스노동자 참가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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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법률원 변호사들도 사퇴

진보네님의 [트랙 팩 17 : 민주노조운동 어디로가나] 에 관련된 글.

권두섭 변호사를 비롯해 민주노총 법률원 관계자 11명은 18일 성명을 내 “사무총국 15명 활동가들의 사직 성명을 지지하면서 법률원의 성원들도 곧 그뒤를 따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도부 사퇴의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그 결단으로 다시 불씨를 살리는 출발점이 되어주시기를, 그리고 현장에서 투쟁을 독려하는 백의종군으로 다시 평가받으시기를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 10월 19일자 매일노동뉴스



지난 15일에 있었던 민주노총 시국토론회에 150명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른바 전노투로 분류되는 강성(?)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여러 단위에서 참석했다. 다만, 민주노총과 주요 연맹이 함께 사용하는 대영빌딩에 상근하는 사람들이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매일같이 얼굴을 맞대니까 얼굴 붉히기 실었을까? 아니면 정파문제로 불거지는 게 싫었을까. 아무튼 대영빌딩 상근자 중 극소수의 참석자들 중에 권두섭 변호사와 안태윤 변호사가 있었다. 이들은 시종 침울한 표정으로 끝까지 토론회에 참석했고, 결의문에 서명을 했다.

 

변호사가 결의문에 서명하고, 사퇴하는 것이 뭐이 대수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에 또는 민주노총에 변호사가 모인다는 것이 상징하는 것이 있듯이 모였던 변호사들이 이곳을 등진다는 것 또한 무엇인가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난 어제 민주노총 중집회의가 궁금했지만, 약속이 있는 관계로 잠깐 참관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러나 잠깐 참관으로도 회의 결과를 예측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미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19일(오늘) - 20일 예정되어 있던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회가 무산되었다. 일부 중집위원들이 밝혔듯이 지도력이 무너지고 있는 증거이다. 일부 중집위원들은 지도부의 결단을 간곡히 호소했다. 그러나 위원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토론해보자는 제안으로 이러한 호소를 거부했다.

 

사실 지도부의 결단은 토론으로 결정될 일도 아니다. 더더욱이 표결로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토론은 이미 충분했을 뿐만 아니라 토론에 들어가는 순간 결단은 멀어지고, 서로의 차이만 분명히 확인할 뿐이기 때문이다. 표결은 가능하겠지만 그 결과의 승복과 관계없이 이후 총파업 등 고통스러운 지도력 복구 과정에 흔쾌히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차단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결국 남은 것은 지도부의 결단일 뿐이다. 그럼에도 '결단' 이후의 '대책'을 이유로 지도부는 결단을 미루고, 책임을 결단을 촉구하는 쪽으로 돌리려 한다. 강승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이수호 집행부가 총파업을 힘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한 중집위원 말대로 결단을 한다고 총파업 투쟁을 힘있게 진행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 지도체제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많은 사람의 의견이다.

 

민주노총의 현 사태에 대한 비상시국 토론회 참가자 결의문

 

우리는 오늘 참담한 현실에 분노하고, 고뇌하고 반성하며 이 자리에 섰다. 열사들의 피와 조합원 대중들의 땀과 눈물로 쌓아 올린 민주노조운동의 역사가 송두리째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문제에 이어서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의 비리 사건은 현장조합원과 전체 민중에게 큰 충격이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개인비리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조운동 상층부, 일부 현장 깊숙이 자리잡은 노사협조주의와 그 안에서 자라난 부패, 비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노동조합 지도부가 사용자단체에 돈을 요구한 것은 비리 이전에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계급성이 훼손된 문제다.

 

하지만 더 큰 충격은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민주노총의 모습이다. 수석부위원장은 현 지도부의 핵심이다. 이 사건을 지도부 전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현 사태와 처리과정을 접하는 조합원 대중들의 실망과 분노는 폭발직전이다.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지도부를 믿고 어떻게 현장운동을 혁신할 것인가? 최소한의 신뢰를 보여주지 못하는 지도부를 믿고 어떻게 하반기 총파업 전선에 나설 것인가?
민주노총 지도부가 하반기 투쟁을 책임지려면 조합원 대중의 신뢰를 다시 조직해야 한다. 그 시작은 이번 사태를 냉철히 바라보고 지도부가 환골탈태 자세로 총사퇴 하는 길뿐임을 알아야 한다.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것이 민주노총이 할 수 있는 하반기 투쟁에 대한 책임이며 또한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투쟁,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이다. 총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건설은 현장 대중들의 계급적 요구다.

 

이와 함께 정권과 자본의 노동운동 죽이기 공세가 거세어 진다고 해도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멈춰서는 안 된다. 우리가 혁신해야 하는 이유는 민주노조 사수, 비정규직 철폐라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위해서다. 앞서간 열사들에 부끄럽지 않기 위함이다.
하반기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비롯한 총력투쟁은 방기할 수도, 멈출 수 없는 투쟁이다. 따라서 지도부 총사퇴, 하반기 투쟁 사수라는 우리의 주장이 구호로 끝나서는 안 된다. 모든 연맹과 지역본부 단위조합 및 비정규직 투쟁주체들이 모두 참여하여 책임지는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현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고 전체 민주노조운동 진영은 하반기 투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도부 사퇴가 끝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자본과 결탁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현장에서 몰아내야 한다. 자본에게 돈을 받거나 타협하여 자주성과 계급성, 전투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몰아내자. 노동조합의 권력을 개인과 정파의 권력으로 생각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행위들을 몰아내자. 조직이기주의에 눈 멀어 다른 노동자의 요구를 외면하는 행위들을 몰아내자. 치열한 토론과 실천, 연대에 기반을 둔 현장운동, 대중운동으로 혁신의 기틀을 마련하자. 민주노조운동의 자주성과 노동조합의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한 우리들의 투쟁을 선도하자.
동시에 노동운동을 죽이려는 자본의 공세에 맞서는 우리의 투쟁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민주노조 사수, 노사관계 로드맵 분쇄, 비정규직 철폐 투쟁 대오에서 우리는 누구보다도 앞장서야 한다. 여기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전통을 개척하자. 하반기 투쟁에서 앞서간 열사들에 부끄럽지 않는 우리의 투쟁을 준비하자. 뼈를 깎는 혁신의 노력과 총력투쟁 속에서 민주노조운동정신과 노동해방정신을 복원해 나가자.

 

하나, 우리는 민주노조의 자주성·민주성을 복원하기 위해 민주노총 집행부의 총사퇴와 혁신을 위한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을 적극 전개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비정규개악안 저지, 로드맵 분쇄를 위한 하반기 투쟁에 우리 모두 주체가 되어 총력을 다해 조직할 것을 결의한다.

 

2005년 10월 15일

민주노총의 현 사태에 대한 비상시국토론회 참가자 일동

 

강동일 강성신 강해현 고미숙 고민택 공성식 곽동석 권두섭 권미정 권수정 권오현 권용수 김기연 김남식 김다운 김문주 김부영 김석 김성봉 김성재 김성태 김세균 김수목 김영재 김영준 김유진 김은천 김이배 김인식 김재천 김정은 김지애 김지현 김진 김진규 김진택 김창곤 김태연 김태윤 김태현 김현미 김형계 김혜진 김호정 김호진 김훈희 김희준 남문수 라은영 류미경 박경수 박덕재 박명수 박성열 박성이 박세연 박순남 박승희 박재순 박종성 박준도 박준형 박지영 박천석 박최정기 박충범 박훈영 백승수 변은영 선지현 손미아 손진우 손형우 송유나 신상기 신태호 신현광 심형호 안동길 안재원 안재훈 안창영 안태윤 양도연 양희수 오하나 유나경 유종범 윤경수 윤영균 이건 이경수 이꽃맘 이동식 이말숙 이상언 이상훈 이선희 이양수 이영섭 이영수 이은영 이재섭 이정원 이종명 이창석 이현 이호동 임필수 전소희 전재오 전주희 전지윤 정근원 정기진 정영섭 정윤광 정지현 조송자 조원기 조장우 조정미 조준성 진재연 최경순 최덕현 최미선 최민혁 최백순 최예륜 최은예 최일붕 하강두 하동현 한대식 한석호 한태호 함소희 함평기 허성관 허성호 허영구 현광훈 홍석만 홍성준 홍승훈 황대섭 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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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사실이 아니길...

NeoScrum님의 [민주노조 복원을 촉구하는 활동가 일동] 에 관련된 글.

1. 총연맹 지도부는 사퇴해야 한다.

 

오늘 총연맹 간부 14명이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비리혐의에 대한 이수호 집행부의 태도에 항의해 사표를 던졌다.

한선주 조직국장이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촉발된 것이었지만, 이수호 집행부가 중집을 이유로 사퇴를 번복한 순간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조직의 건강성은 무엇인가. 조직과 조직원들이 청교도적인 품성을 갖추는 것?

나는 믿지 않는다. 인간이 절대적으로 선해야 한다는 당위도, 민주노조 또는 진보정당, 나아가 혁명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청교도적인 고결한 도덕적 품성을 갖는다는 것을 나는 믿지 않는다. 조직의 건강성을 개인의 각성이나 금욕에서 구한다면 결국 그 조직은 무수한 은폐와 거짓에 의해 표면적으로만 건강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마치 중세 수도원에 전해 내려온다는 통속적인 전설처럼

 

조직의 건강성은 아무리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조직의 조직원들도 똑같이 도덕적으로 부패할 수 있고, 타락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서, 그러한 부패와 타락으로부터 조직이 오염되지 않게 하는 장치, 부패와 타락을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번 강승규 사건처럼 조직이 도덕적 정당성에 치명상을 입을 정도의 사건이 터졌을 때 조직의 건강성을 찾기 위한 노력의 방법은 어찌 보면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 확실하게 책임을 지는 것. 그것 이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강승규가 차지했던 최고위 직책이나, 지난 번 세팅선거에서 보여주었던 조직적인 결사 등으로 볼 때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는 공동책임을 져야 하는 게 당연한 상식이고, 조합원의 보편적인 도덕적 정서이다.

 

당면 투쟁을 앞두고 지도부의 공백과 혼란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사퇴를 번복하는 것은 모순이다. 지도부의 공백은 이수호 집행부의 퇴진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직책을 유지하는 데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원장이라는 감투만 쓰고 있으면 지도부의 권위가 유지되는가? 누가 현 지도부의 권위를 인정할 것이며, 당면한 투쟁에서 그들의 지침대로 움직일 것인가. 당장 19 - 20일로 잡혀 있는 단위노조 대표자 수련회의 성사여부조차 불투명하지 않는가.

 

지금이라도 최선은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조직을 전환하여 투쟁을 준비하고, 조기선거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떨어진 민주노총의 권위를 최소한이라도 유지하는 길이며, 조합원을 민주노총의 지도력 안에 모으는 길이라고 난 판단한다.

 

2. 제발 사실이 아니길...

 

오늘 오전 대구광역시청 교통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우리 노동조합에서 대구시장과 교섭을 요구한 데 대한 협의를 하자는 전화다.

 

내일 오후 2에 면담을 요청했잖아요. 그런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에서 국일여객 건으로 이수호 위원장님이 내일 11시 30 면담을 하자고 요청이 왔어요. 같은 건으로 만나는 거니까 민주버스도 11시 30 오시면 안 될까요?

이수호 위원장님이 참석하시면 당연히 우리가 시간을 바꿔야지요.

그런데 시장님이 의회가 열려서 못 나오시고 교통국장님이 나오십니다. 그래도 되겠지요?

 

갑자기 웬 강아지 풀 뜯어먹는 소리다냐!

 

아니, 이수호 위원장님이 오시는데도 시장이 안 나온다는 건가요?

. 의회 개회 중이라 도저히 시간을 내실 수 없습니다.

지난 주에도 말했듯이 우리 민주버스는 시장이 나오지 않으면 시청이 교섭을 거부한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이수호 위원장 참석하든 안 하든 우리는 시청이 교섭을 거부한 것으로 알겠습니다.

저기 그런 게 아니고 ~ 어쩌구 저쩌구~~

시장이 나오지 않으면 나하고 할 말 없습니다. 전화 끊읍시다.

 

그러고 전화를 끊었다.

세상에. 아무리 민주노총이 똥 됐다고 위원장이 나오는데 시장이 안 나온다고?

생각할수록 화가 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의아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이나 대구지역본부(우리와 함께 공대위를 함께 꾸리고 있다.)로부터 이수호 위원장이 시청을 방문한다는 언질을 단 한번도 받은 바 없기 때문이다. 대구에 일정이 있어 짬을 내 급히 시장에게 교섭을 요구했나보다 생각하다가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게 너무 많았다.

 

그러나 저러나 시장도 나오지 않는다는데 이수호 위원장이 국장 나부랭이와 만난다면 민주노총의 위상이 뭐가 되겠는가 싶어 대구지역본부에 전화를 했다.

지역본부도, 사무처장도, 본부장도 누구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어렵게 수석부본부장의 전화번호를 구해 전화연락을 했다. 전후 사정을 얘기하니 그도 왜 이 사람들이 일을 그렇게 처리하나 하며 금시초문이라는 투다. 어찌됐든 교섭석상에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우리 조직의 뜻을 전했고, 그는 알았다고 답변했다.

 

뭔가 이상했다. 도무지 아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내일 교섭이 무산된 것이 집회와 관련이 있기에 여기저기 전화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한 활동가에게 물어보았다.

 

이수호 위원장이 대구에 올 급박한 일이 있어요?

있기는 뭐가 있어요. 다 선거 때문에 오는 거지요.

무슨 선거?

대구지역본부장 선거가 11 1일부터 있어요.

그럼 경선인가 봅니다.

현 본부장하고 수석 부본부장하고 경선이에요.

. 그래서 수석 부본부장이 아무런 사정을 몰랐구나.

. 수석 부본부장은 왕따예요.

 

그 활동가는 이수호 위원장이 대구에 내려오는 것이 현 지역본부장 선거운동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대구시청 교섭은 그 핑계일 뿐이라면서

 

이 말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판단해야 할 것인가.

지금 이 엄혹한 시절에 자파 본부장 하나 더 만들겠다고 대구까지 가야 한단 말인가.

제발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불길한 예상은 빗나가지 않는다는 말이 계속 뇌리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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