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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지친 이들이 쉬어갈만한 작은 얘기들입니다.

20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2/04
    입춘 그리고 호수공원(2)
    풀소리
  2. 2009/01/13
    부로농원 썰매타기(2)
    풀소리
  3. 2008/11/12
    철없는 철쭉과 11월 잠자리(5)
    풀소리

입춘 그리고 호수공원

일이 있어 라페스타에 들렀다 날씨가 너무 좋아 봄냄새를 맡으러 호수공원으로 갔다. 날씨는 정말 반팔을 입어도 될 것만 같이 포근했다. 호수공원과 수로/ 멀리 있는 실버들엔 노르스름하게 물이 오르고 있다. 가까이서 본 실버들/ 물흐름이 없는 호수에는 아직도 얼음이 있지만 버들가지엔 물이 오르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호수공원은 넓다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물이 아주 많다는 것 빼고는 별로 볼품이 없는 공원이다. 그래도 따뜻해진 날씨 때문인지 그곳에 가면 봄을 먼저 만날 것만 같았다. 호수공원 산책길 나는 겨울을 아주 싫어한다. 아주 힘들고 어렵게 보낸 겨울을 겪고나서부터 생긴 습관이다. 겨울을 싫어하는 사람이 견디기 가장 힘든 계절은 겨울보다는 오히려 늦가을이다. 해가 짧아지고, 흐릿해지면서 마음도 함께 우울해진다. 겨울을 견딘 큰 잎 사이로 작은 잎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힘겨운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에너지를 마중물 삼아 철쭉은 올 한해를 또 살아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인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봄이다. 동지가 되면 이제 해가 길어지겠지 하고 기대를 하고, 하루하루 밝아지고, 길어지는 햇살을 보면서 즐거워한다. 늙은 벗나무/ 가까이 가서 보면 꽃눈이 많이 커져있다. 따뜻한 호수공원은 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비록 아직 녹지 않은 호수의 얼음과 푸른색을 잃은 풍광과 지난 가을 맺은 열매가 검붉게 말라 시들어가는 산수유 등등은 여전히 겨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밝아진 햇살이 노란 잔디밭에 넓게 퍼져있고, 엷은 연두빛을 띤 노르스름하게 물이 오르고 있는 실버들을 보면 분명 봄은 거기에 오고 있었다. 봄의 밝은 햇살이 잔디밭에 넓게 퍼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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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로농원 썰매타기

1. 지난 일요일(11일) 새해들어 처음으로 부로농원 모임을 하였다. 계속되는 강추위에 연못에 얼음이 꽝꽝 얼었고, 이참에 아이들에게 썰매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나를 비롯해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불을 피우고, 강철선을 이용해 썰매를 만들었다. 썰매 타는 아이들1 썰매 타는 아이들2 얼마만에 만들어 본 썰매인가? 한 때 누구보다도 잘 한다고 자신했던 톱질도 이제는 여의치가 않다. 그래도 절단기에 전기톱까지 온갖 공구를 다 가져온 이녀비 덕분에 우리들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 쉽고 즐겁게 썰매를 만들었다. 모인 아이들은 우리 성연이를 포함하여 동현이, 유진이, 수영이 등 모두 4명이었다. 4대의 썰매와 썰매 꼬챙이를 만들었다. 썰매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했고, 처음 타보는 아이들은 제법 능숙하게 썰매를 탔다. 럭셔리한(?) 술상 2. 소나기네 부부가 과메기와 양미리, 홍합을 가지고 와 본격적으로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을 위해 고기를 굽고, 고구마도 구웠다. 이어서 똘레랑네 부부가 오고, 이번에 일시 귀국한 깨굴네 부부도 왔다. 한 겨울임에도 부로농원은 제법 왁자지껄했고, 흥겨운 이야기가 흘러넘쳤다. 모처럼 부로농원에 모인 사람들 아이들이 썰매타기에 시들해졌을 무렵 우리들도 연못에 들어가 썰매를 타보았다. 오호~ 제법 잘 나간다. 눈이 오면 눈썰매장도 만들어야쥐~ 부로농원 주변의 호젓한 산길 ps : 혹시 아이들과 함께 (물론 어른들끼리도 상관없지만) 썰매를 타보고 싶은 분들은 부로농원으로 가보시라. 연못 옆에 썰매가 있으니 얼음 깨질 걱정하지 말고 즐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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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철쭉과 11월 잠자리

지난 토요일(11. 7) 낮 노동자대회 전야제 가기 전에 올 가을 마지막 부로농원 모임을 했다. 단풍이 곱게 든 부로농원 골목길 모처럼 고구마도 굽고, 고기도 굽기로 했으니 사람들이 모이기 전에 잉걸이라도 만들어 놓으려고 좀 일찍 서둘렀다. 박씨 재실 앞을 지나는 순간 뭔가 이상했다. 돌아보니 철쭉이 피었다. 11월에 핀 철없는 철쭉 봄. 그것도 초봄이 아니라 한창 무르익는 봄에 필 철쭉이 겨울을 코앞에 둔 11월에 피었다. 철 모르고 피었으니 철없는 철쭉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옆에 있는 철쭉과 달리 올해 나온 이파리가 하나도 없다.(작은 이파리는 내년을 준비하는 것이다.) 아하. 벌레에 이파리를 모두 뜯기고 남들보다 일찍 겨울잠으로 들었다가 춥고,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자 봄인 줄 알았구나... 단풍이 곱게 든 부로농원 들머리 부로농원에도 가을이 가고 있었다. 서리가 와 호박잎이 삶은 것처럼 뭉게져 있다. 한바퀴 들러보니 연못가에는 아직도 잠자리가 맴돌고 있다... 한뼘 남은 11월 여린 햇살에 겨우 얻은 온기로 힘겹게 힘겹게 날다가 돌 위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햇살이 비치는 돌 축대 위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11월 잠자리 그래도 같은 종이 오면 짝짖기를 하려는지, 아님 텃세를 하려는지 달려간다. 햇살은 언제까지 저들을 날게 할 수 있을까... 힘 잃은 메뚜기/ 가운데 갈잎 위에 마른풀색을 닮은 늙은 메뚜기가 힘겹게 앉아있다. 개인적 소회는 소회고, 사람들이 한둘 모여들고, 고기도 굽고, 고구마도 굽고, 술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세상 고통을 모두 잊은 듯 즐거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밭 언덕에서 기념사진(?) 플래시 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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