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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지친 이들이 쉬어갈만한 작은 얘기들입니다.

20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11/06
    마늘심기(4)
    풀소리
  2. 2008/10/12
    헌책방(4)
    풀소리
  3. 2008/10/06
    가을 부로농원(4)
    풀소리

마늘심기

지난 토욜(11. 1) 드디어 마늘을 심었다. 이로써 2년차 농사는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다. ㅇㅎㅎ 일주일 전에 마늘을 심기 위해 알타리무를 뽑았다. 알타리무는 매우 튼실했다. 마늘심기가 오래된 계획이 아니었기에 씨마늘 구하는 게 문제였다. 주변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원당시장에도 접마늘 파는 집이 하나밖에 없다. 할머니 마늘심으려고 하는데 뭐가 좋을까요? 6쪽마늘이 좋긴 한데 우리집 껀 너무 커서 비싸. 일산장에 가서 싼 마늘 사다 심어. 이 6쪽마늘은 얼만데요? 2만 8천 원이야. 그 비싼 걸 어떻게 심어. 어찌됐든 2만 8천 원짜리 마늘을 심었다. 2만 8천 원어치는 캘 수 있을까요? 그거야 더 캐겠지. 그거야 더 캐겠지? ㅋ 마늘심기 위해 다듬어놓은 밭. 일주일 전에 퇴비를 주고 밭을 한번 뒤집어줬다. 마늘 쪽 나누기 마늘심기/ 빛 때문에 골과 이랑이 잘 구분이 안 된다. 마늘심기/ 골과 이랑이 선명하게 구분된다. 마늘심기/ 모처럼 지주도 머습들처럼 즐겁게 참여했다. 마늘은 약 1만 5천 원어치 정도 심었다. 설마 2만 원어치는 나오겠지? ㅋ 마늘을 심고 왕겨나 짚 대신에 굵은 톱밥을 덮어줬다. 마늘 심은 밭에 덮은 톱밥 이쪽 이랑에 덮은 톱밥은 많이 썩어서 퇴비에 가깝다. 마늘심기가 끝난 뒤에는 배추를 묶어줬다. 큰 기대를 걸고 심은 배추가 각종 벌레와 특히 진딧물 때문에 상태가 좋지 않다. 1/3 정도는 죽거나 뽑아냈다. 남은 배추라도 잘 커줬으면 좋겠다. 지주네가 김치를 담그기로 했으니 우리도 혜택을 볼 것이다. ㅎ 배추밭 묶어놓으니 배추밭이 허전하다. ㅋ 배추를 묶다보니 끈이 형편없이 모자랐다. 임시방편으로 주변의 칡을 이용해 묶었는데 너무나 좋았다. 배추를 다 묶고 고추대를 뽑았다. 올해 고추농사는 실패다. 잘 안 되서가 아니라 맛이 지난해보다 훨씬 떨어졌기에 난 별로 관심이 안 갔기 때문이다. 고추밭 고추대를 뽑고 내년 봄을 위해 밭을 갈았다. 내년 봄을 위해 퇴비도 주고... 부로농원에도 가을이 가고 있다. 가을은 참 쓸쓸한 계절이다. 모든 게 가고 있음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부로농원의 가을 부로농원의 가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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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1. 나는 책은 될 수 있음 책방에서 사려고 노력한다. 인터넷 서점을 통하면 시간도 절약되고, 할인도 해주지만 나처럼 책방에 들러 책을 사는 사람이 줄지 않으면 주변 책방들이 더 천천히 없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ㅎㅎ 얼마나 많이 사본다고...) 그래도 헌책방을 둘러보는 건 내겐 늘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 된다. 과거에 한번 보고싶었지만 어느 결에 무심코 지나쳤던 책들, 샀었지만 잃어버렸거나 빌려주고 못 받은 책들, 나왔는지도 몰랐지만 '이런 책도 있었어?' 하고 깜짝 놀란 책들... 2. 며칠전 집 근처에 있는 헌책방에 들렸다. 내 수업 부교재로 쓸만한 책이 없을까 하고 서가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살만한 게 없어 이제 포기할까 하는 찰나 명문당에서 나온 3권짜리 '사기열전'이 보였다. 촌스러운 표지하며, 활자체 하며 참으로 오래됐겠꺼니 했다. 그래도 헌책방에는 3권짜리가 셋트로 있는 경우가 드물기에 집어들었다. 그러나 순간 아차했다. 지갑에 있는 돈을 다 쓰고 겨우 5천원 남았었기 때문이다. 가격을 보니 권당 2,000원이다. 주인에게 흥정(?)을 붙여봤다. 이거 5,000원에 주실 수 있나요? 5,000원에 주긴 아까운 책인데... 이번에 산 3권짜리 '사기열전' 3. 집으로 오는 마을버스를 타자마자 책을 폈다. 내가 당장 읽어야 하는 곳을 폈는데, 펴자마자 오자가 나왔다. 황태자나 우리나라의 경우 세자를 가르치는 선생에 해당하는 벼슬이름인 洗馬가 '세마'가 아닌 '선마'로 나왔다. (洗자는 '씼다'라고 할 때는 '세', '깨끗하다'라고 할 때는 '선'으로 읽는데, 벼슬이름은 '세마'라고 읽는다.) 이크. 고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명문당에서 나왔고, 문학박사에 전직 대학교수가 번역을 해서 적어도 요즘 나오는 것보다 오자가 적을 줄 알았는데... 몇년도에 나왔길래 이래 하고 들춰보니 1986년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고, 자료 정보화가 덜 되었던 시기라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면서도, 이거 학생들 시켜 번역시켜놓고 대충 손질해서 낸 거 아냐 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러다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오자가 있음 있는데로 앞으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즘 나온 책들과 비교해보면 틀린 부분이 도두라져보일 것이고, 그 부분을 더 확실히 알 수 있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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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부로농원

1. 부로농원 농사도 어느덧 마무리로 접어들고 있다. 배추와 무, 알타리 등이 자라나고, 김장을 할 때 쯤 남은 파랑 함께 수확을 하면 채소 농사는 끝날 것이다. 심은 지 얼마 안 되는 알타리 무/ 무우순 삼아 먹으니 그 맛이 이채롭다. 토란을 캐고, 들깨를 베고, 고추를 마져 따고 잎을 채취하면 이들 일년 농사도 마무리 될 것이다. 좀 더 추워지면 내년 봄을 위해 마늘농사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늦가을에 심어 짚이나 톱밥을 덮어두고, 이른 봄에 덮은 짚이나 톱밥을 태우면 그것을 양분삼아 올라오는 마늘대궁. 생각만 해도 멋있을 것 같다. 무우와 열무와 배추/ 배추는 진딧물이 너무 많다. 미생물 발효제 EM을 뿌려줬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2. 부로농원 주변에는 올해에도 예년과 다름없이 알밤 풍년이다. 알뜰하게 줍는다면 집안에서만 줍어도 몇 말은 너끈할 것이다. 조금 발품을 판다면 주변 야산에 지천으로 널린 알밤이 좋은 먹거리, 놀거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올 해는 이상하게 알밤을 줍지 않았다. 내가 줍지 않으니 남들에게 권하지도 않았다. 아마도 알밤줍기를 핑계로 만들어지는 술자리를 내심 피하고 싶었던지도 모르겠다. (술자리를 일부러 피하는 건 아니지만 이래저래 눈치가 보인다. 사실 노조를 그만두어도 술자리는 넘칠 듯이 많다. ㅎ) 부로농원 안의 밤나무/ 알밤이 엄청 떨어지는 이런 아름들이 밤나무가 여러 그루 있어도 이곳을 내집처럼 드나들며 알밤을 줍는 이들 때문에 주인들은 밤구경을 제대로 못한다. 부로농원 안에 있는 밤나무들에서는 밤을 줍기 어렵다. 이곳을 주 타겟으로 하루에도 3-4차례 밤을 주으러 오는 사람들 때문이다. 이들은 밤나무 밑 키작은 철쭉 밑으로 토끼굴처럼 길을 만들어 말끔하게 주어간다. 지난 연휴기간 동안 작년 생각에 부로농원 옆 야산 밤나무가 많은 곳으로 갔다. 그곳은 아직 사람들 손을 별로 안 탄 상태였다. 그러나 알밤들이 이미 떨어진지 오래라 벌레를 먹은 것이 너무 많았다. 밤나무들을 올려다보니 밤송이가 거의 남지 않았다. 알밤도 철이 지났다는 얘기다. 부로농원 혜택을 주변 이들에게 조금씩 나눠줘야 하는데, 앞가림 제대로 못하는 이 머슴은 마음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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