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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지친 이들이 쉬어갈만한 작은 얘기들입니다.

20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2/14
    수원역(5)
    풀소리
  2. 2006/02/08
    지워진 기록, 지워진 과거(11)
    풀소리
  3. 2006/02/05
    부로농원(7)
    풀소리

수원역

일주일 전이구나.
교섭을 끝내고 서울로 오기 위해 수원역에 갔었지.
열차가 올 시간이 다 되어도 플랫폼은 텅 비어있다.
온통 쇠로 된 직선과 곡선
텅 빈 풀랫폼
그래도 조금은 덜 쓸쓸한 건 철길에 쌓인 눈 덕이겠지.
아님 눈 때문에 더 쓸쓸했으려나.
온기라곤 한 점도 없다. 텅 빈 수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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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기록, 지워진 과거

만약에 컴퓨터를 쓸 수 없다면. 만약에 블로그에 영원히 접속할 수 없다면.

 

예전에 누군가의 글을 본 것 같다.

그런데 내게 그런 일이 벌어졌다.

 

'저 컴퓨터 맡기신 분이죠?'

'예.'

'컴퓨터에 중요한 자료가 많이 있었나요?'

'... 왜요?'

'컴퓨터 D드라이브가 깨져서 속에 있던 파일이 모두 날아갔습니다.'

 

....

 

'중요한 자료가 많이 있었나요?'

'... 당연히 중요하지요. 내 과거의 기록인데.'

'사진파일 말인가요?'

'사진보다는 워드파일이 더 중요해요.'

'어떻게 하지요?'

'방법은 없나요?'

'현재로서는... 살리려면 용산에 가야하는데, 그래도 확율은 50% 정도...'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겠네요?'

'예. 비용도 약 20만원 정도 듭니다.'

'최대한 살리도록 하고요. 안 되면 할 수 없지요.'

'예.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딸깍.'

 

뭐냐?

 

당원이 하는 컴퓨터수리점이라고 하여 뒷집에 사는 사무국장이 가져다 맡겼는데, 청천벽력같은 일이...

 

수리를 맡은 그 당원은 잘못한 게 없는지, 전혀 미안하지 않다는, 지극히 건조하고 사무적인 목소리였다. 그래도 조금은 서운했다. 사무적이고 건조한 목소리가.

그래도 할 말을 못했다. 당원이라는 이유로.

 

---

어쨌든 과거의 기록은 사라졌다.

블로그를 만든 이후의 기록은 블로그에 많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물론 블로그를 만들기 전엔 개인적인 글은 별로 쓰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때 기록은 사라졌다. 어쩌면 평생 한번도 읽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라졌다는 것은 참으로 공허하다.

사진들도 그렇고...

 

아님, 이참에 아예 새로 태어난 것처럼 과거를 흘흘 털어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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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로농원

 

어찌 하다보니 거꾸로 글쓰기가 되었다.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으려 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한없이 바쁘고, 골치 아픈 일의 연속임에도 흔들림 없이 글을 올리는 감비님이 부럽다.


설 연휴 마지막 날(1월 30일) 주변의 당원과 후배 가족들이 벽제에 있는 부로(富老?)농원에 모였다. 이곳은 나의 친구이기도 하고 고양시민회장을 지내기도 한 유왕선 군과 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의 큰언니 이경숙씨의 집이기도 하다. 또한 저 유명한 민주노총 벽제파란 이름을 얻게 된 이른바 국민파의 결사처이기도 하다.

 


   부로농원 주인장 이경숙씨


어찌됐든 우리는 기쁨에 들떠 부로농원으로 모여들었다. 영상의 따뜻한 날씨, 더욱이 산 속 작은 분지인 부로농원은 곧 봄이라도 닥칠 듯이 햇볕이 환하고 포근하다.


술꾼들은 술을 찾고, 그 사이 생긴 것 답지 않게 술을 잘 먹지 않는 김정수(덤프연대)는 아이들을 데리고 고구마를 구워먹겠다고 나간다. 술자리보다는 자연을 즐기겠다는 여성동지들도 우르르 나갔다.

   부로농원, 가운데 숨어 있는 친구가 김정수다. 머리소수자인 덕에 나이는 들어보이지만, 이제 30대 중반.

 

‘이렇게 좋은 데 와서 웬 술타령이야. 나와. 군고구마나 먹자.’


아내의 질책성 성화에 다들 일어섰다.

 

  잉걸이 많지 않아 고구마는 아직 안 익어~~

 

불을 제대로 놓지 않았는지 남은 잉걸로는 고구마를 제대로 구울 것 같지 않았다. 다행이 이곳은 산 속이라 나무는 지천이다. 나무를 모아 불을 지피고 제대로 굽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잉걸이 넘친다. 그럼 감자도 굽지.

 


   나무를 모으는 동안 기념 사진도 찍고...

 

 

   ▶ 불을 피우고 고구마가 익길 기다리며 또 한장!

 

오랜만에 먹어보는 군 감자와 고구마는 너무나 맛있다. 뜨거운 껍질, 뜨거운 속살을 호호 불며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군고구마, 군감자는 너무나 맛 있고...

 

술꾼의 본성이 어디 가랴. 군감자를 안주로 삼아 또 소주 한잔. 그 사이 윷판이 펼쳐지고 윷놀이를 시작하고, 여성동지들은 고스톱에 이어 정담으로 이어진다. 성연이의 성화에 나도 성연이와 한편이 되어 윷놀이에 도전했으나 3전 3패! 아뿔사. 나의 취권이 이렇게 형편없을 수야~~ 3천원이나 잃었다...


   윷놀이가 한창인데, 술상의 담소도 한창이고...



   고수톱을 끝낸 여성동지들은 담소를 나누고

 

  

    성연이의 성화에 윷놀이에 참가한 풀소리는 3전 3패ㅠㅠ. 가운데가 부로농원의 또 다른 주인장 유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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