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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30
    한겨레에 실린 김준 동지 추모글(2)
    손을 내밀어 우리

한겨레에 실린 김준 동지 추모글

[가신이의발자취] 김준, 그곳은 투명하더이까

김준 전 공공연구노조 산기평 부지부장

 
 

한겨레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23쪽에 실림

 
 
 
» 김준(40)씨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던 2003년 평가원의 기술료 500억원 부당사용을 폭로해 해고당했다. 그는 이듬해 법원에서 승소해 복직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부지부장으로 있으면서 공익제보자 모임 창립을 주도했다.
 
산자부 내부고발로 벼랑끝 삶
당신의 열정·사랑 이어가려오

 

한참을 망설입니다. 소중한 동지를 다시 떠올려보니 무엇을 먼저 말해야 할지 한꺼번에 너무 많았던 일이 떠오릅니다. 항상 밝은 동안으로 웃음과 재치로 주위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너무나도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동료들의 영어선생님, 동시통역사도 마다않더니 국제공공부문노동조합연맹(PSI) 국제회의에 공공연맹 대표로 여러번 참가하였습니다.

 

동료의 어려움과 비정규직의 고통을 마치 자기 일인 양 먼저 생각하고 발 벗고 나섰습니다. 투명하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고자, 부조리와 부패를 바로잡아 보자고 무척 노력하였습니다.

 

수년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예산 493억원의 부당전용에 대한 내부 고발로 삶은 더욱 치열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보복성 직위해제, 개인 휴업명령, 정리해고를 당하였으나 모두 하나같이 부당하다고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비리와 부패의 구조를 척결하는데 앞장서 그 결실로(UN) 반부패연맹 한국본부 ‘투명사회기여상’(2004년), 흥사단 ‘투명상’(2006년), 국가청렴위원회 추천 ‘국무총리상’(2007년)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2006년 316일간의 공공기관 최장기 파업에서도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와 불굴의 의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암(림프종 3기)이 발병하였지만 여전히 그 많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일에서와 같이 몹쓸 암과 처절하게 투병생활을 할 때 우리 모두 가슴을 졸이긴 했지만 그 강인한 열정으로 결국 이겨내리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 많은 법원 서류를 거침없이 써내려가 매번 승소하듯이 몹쓸 병마를 이겨내리라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우리 모두의 소망도 뒤로 한 채 떠나갔습니다. 허망합니다.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남을 돕는 일에는 무한한 사랑으로 그리고 일과 투쟁에는 뜨거운 열정으로 살다간 당신, 진정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는 넓은 사랑과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 뭉친 당신을 그리며 어리지만 늠름한 당신의 아들 태영과 함께 마음을 붙잡아 봅니다.

 

                                                                       2008년 11월27일, 양평 갑산공원묘지에

                                                                                            김준 동지를 홀로 두고 온 날

 

                              안형수(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 전 지부장) 드림


 
기사등록 : 2008-11-28 오후 06:44:58 기사수정 : 2008-11-28 오후 06: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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