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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가부장제, 그리고 성별 직무 분리 1

 

# 자본주의 가부장제와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입장 #

(Zillah R. Eisenstein 편집, Monthly Review Press, New York and London, 1979)

 

 

(206) @ 10장 자본주의, 가부장제, 그리고 성별 직무 분리 @

 

 

- Heidi Hartmann -

 

 

성별 노동 분업은 인류 역사를 통하여 보편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 사회에서 성별 노동 분업은 남성이 위에 있고 여성이 아래에 있는 위계적인 것이다. 그러나 인류학과 역사는 이러한 분업이 항상 위계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성적으로 질서 잡힌 노동 분업의 발전과 중요성은 이 논문의 주제이다. 현재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뿌리가 이렇게 성적으로 질서 잡힌 노동 분업 속에 있다는 것이 바로 나의 주장이다. 성별 노동 분업의 위계적 본성이 사라져야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사회적 지위에 도달하기 위해서 그리고 여성과 남성이 모두 자신의 인간 잠재력을 완전히 펼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바로 성별 노동 분

업 그 자체가 제거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탐구해야 할 근본적인 몇 가지 물음들은 첫째, 좀 더 평등한 성별 분업이 어떻게 덜 평등한 성별 분업이 되었는지, 그리고 둘째 이러한 위계적인 노동 분업이 현대 시기에 어떻게 임금 노동으로 확대되었는지 하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인류학적 연구들은 첫 번째 과정, (207) 즉 성적 계급화(sexual stratification)가 생산력 증대, 전문화 그리고 사회의 복잡성과 더불어 발생하였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정착된 농업, 사적 소유, 또는 국가 형성 등을 통하여 발생됐다는 것이다. 인간 사회가 처음에 나타나서 “문명화”가 시작되었을 때 성적 계급화가 발생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자본주의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출현한 것인 반면, 남성이 지배하고 여성이 종속 당하는 여남 사이의 위계적 질서인 가부장제는 일찍 출현한 것이었다.

 

나는 자본주의 이전에 남성이 가족 내에서 여성과 아이들의 노동을 통제하는 가부장 체계가 성립되었고, 또한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남성이 위계적인 조직 방식과 통제 기술을 습득하였다고 말하고 싶다. 좀 더 폭넓은 교환과 좀 더 커진 생산 단위들에 기초한 국가 기구와 경제 체계의 출현에 따라 생겨난 공적인 것-사적인 것의 분리 같은 것이 시작되면서, 남성의 문제는 여성의 노동력에 대한 남성의 통제를 유지시키는 것이 되었다. 다른 말로 하면 직접적으로 개인을 통제하는 체계가 폭넓은 사회 제도에 의해 매개된 체계, 즉 직접적으로 개인을 통제하지 않는 체계로 변화하였다는 것이다. 남성에게 유리한 메커니즘은 (1) 전통적인 성별 노동 분업이었고, 또한 (2) 위계적인 조직 방식과 통제의 여러 기술이었다. 서유럽과 미국에서 자본주의가 출현한 시기에, 이러한 메커니즘들은 성적으로 질서 잡힌 노동 분업을 임금 노동 체계로 확장시키는 두 번째 과정에서 중대한 것이었다.

 

자본주의가 많은 낡은 제도들을 해체하고 “자유로운” 노동 시장과 같은 새로운 제도들을 만들어 내었을 때, 15세기와 16세기의 자본주의 출현은 제도적 권위에 기초하였던 가부장적 통제를 위협하였다. 자본주의는 여성과 아이들을 위협적으로 노동력 부문에 편입시킴으로써 가족과 여성에 대한 남성 권력(예를 들어 가족 안에서 여성의 노동력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의 기초를 해체시켰다. 순수 자본주의에 대한 이론적 경향이 노동자들 사이의 모든 임의적인 지위 차이들을 없애버리고, 모든 노동자를 노동시장에서 동등한 존재로 만들었다면, 왜 여성은 노동시장에서 여전히 남성보다 낮은 지위에 있는 것인가? 가능한 대답은 여러 가지이다. 그 대답들은 두 번째 (208) 과정이 불완전하다거나 또는 불완전한 시장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는 신고전주의 관점으로부터 시장이 명목상 “평등”을 요구하는 것처럼 생산이 위계질서를 요구한다는 급진적 관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내가 보기에, 이러한 설명들 모두는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낮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남성(보통 남성, 남성으로서의 남성, 노동자로서의 남성)의 역할을 무시하고 있다. 특히, 급진적인 관점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생산 과정에서 위계질서를 만들어 내는 자본가로서의 남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노동시장을 (인종, 성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민족 경향에 따라) 분할하며 노동자들을 서로 서로 경쟁시켜 이득을 본다. 이 논문에서 나는 남성 노동자들이 노동 과정에서의 성별 분업을 유지시키기 위하여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계속 그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성별 직무 분리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위를 유지시키기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적인 메커니즘이라고 말할 것인데, 왜냐하면 성별 직무 분리가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저임금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저임금은 여성을 남성에게 종속시키는데, 왜냐하면 남성들이 여성들을 결혼하도록 조장하기 때문이다. 결혼한 여성들은 그들의 남편을 위하여 잡다한 가사 일을 해야만 한다. 그래서 남성들은 좀 더 높은 임금과 가사 노동 분업을 통해 이득을 본다. 다음으로, 이런 가사 노동 분업은 노동 시장에 의해 영속되며 노동 시장은 가사 노동 분업에 의해 영속된다. 이러한 과정은 서로 맞물려 있는 체계들인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에 따른 오늘날의 산물이다. 자본주의에 의해 좀 더 극복되고 발전된 가부장제는 여전히 번식력이 강하다. 가부장제는 마치 자본주의 발전이 가부장적 제도들을 변형시켰던 것처럼, 근대 자본주의가 취하고 있는 형태로 변한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상호 조화는 결과적으로 여성에게는 악순환이 되었다.

 

나의 주장은 신고전주의와 맑스주의 경제학자들 둘 다의 전통적 관점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이 둘은 물질적 토대를 가진 사회 체계인 가부장제를 무시한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직무 분리의 원인을 물질적 토대 외부에 있는 이데올로기적 요소들로 봄으로써 자본주의가 가부장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입증하고자 한다. 맑스주의 경제학자들은 남성 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직무 부분과 (209) 수세기에 걸친 가부장적 사회 관계들의 효과를 무시함으로써 직무 분리의 원인을 자본주의 탓으로 돌리려고 한다. 이 논문에서 나는 균형을 잡고자 한다. 내가 여기서 윤곽을 잡아 왔고 아래에서 좀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논의의 방향은 아마도 증명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 논문이 논증할 여지가 없는 명백함보다는 오히려 그럴 듯한 타당성을 지닌 논문이 되었으면 한다.

 

이 논문의 첫 번째 부분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지배-종속 관계들이 만들어진 것에 대하여 인류학 문헌에서 나타난 증거와 설명들을 간략하게 재검토하고 있다. 두 번째 부분은 자본주의의 출현 시기와 영국과 미국에서의 산업혁명 시기의 성별 노동 분업에 관한 역사적 문헌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 부분은 남성-여성 지배-종속 관계들이 임금-노동 시장으로 확대된 것에 대하여, 그리고 성별 직무 분리와 그에 따른 남성 우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남성이 행했던 주요 역할에 대하여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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