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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부분(HYPHEN)을 해체하기 : 맑스주의-페미니즘 그룹 1-5에 관한 레포트 3

여기서 앞으로는 man-male, woman-femail을 남성-남자, 여성-여자로 구분해서 쓰지 않을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이렇게 구분해서 썼습니다. 왜냐하면 생물학적인 여성-남성을 보통 male-female로 구분해서 쓰는데, 저는 이것을 한국말로 생물학적으로는 남자, 여자로 쓴다고 생각을 했고, man-woman이 젠더의 개념이 들어간 것으로 보았고 우리 말로는 남'성'-여'성'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페미니즘 전공하시는 분께 여쭤 보았더니 저처럼 그렇게 구분해서 쓰지는 않고 맥락에 따라 쓴다고 말씀하시고 또 adelitas께서도 지적하신 것이 있어서, 또 제가 그렇게 구분해서 쓰는 게 너무 자의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구분해서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1. 친족관계와 계급 구조

 

 

맑스주의-페미니스트로서, 아마도 우리가 대체로 잘 공유하고 소통하였던 이해 과정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a) 하나의 그룹으로서 여성의 특수한 물질적 사회적 조건들은 대체로 친족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b) 가족 그 자체(가족의 형태와 기능 둘 다)는 폭넓은 경제적 사회적 힘(force)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는 지금 많은 인류학적 증거, 즉 남성 지상주의가 어떤 형태로든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계급과 국가사회보다 일반적으로 앞서 있다는 증거들을 가지고 있다. 계급 이전 사회들(preclass societies)에 관한 연구들이 직접적으로 친족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연구들은 가부장 체계의 일정 유형들, 성별 노동 분업 그리고 여성의 저항 형태들을 전개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맑스주의-페미니즘 관점으로부터 이루어진 그러한 연구들은, 예를 들어 여성의 물질적 조건과 권력이 모계(matrilocal) 친족 관계 또는 부계(patrilocal) 친족 관계에 따라, (379) 안정과 평화 또는 군국주의와 위험이 널리 퍼져 있는 사회 환경에 따라, 여성 공동체와 친족 네트워크가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들이 있는지 등과 같은 것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인류학자가 아닌) 나에게는 계급 이전 사회의 성별 노동 분업이 지배의 관계, 즉 가부장 관계 또는 남성 지상주의 관계가 될 때, 그리고 그 노동 분업이 단순히 분업이 될 때를 알기 전에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먼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맑스주의자로서 우리가 계급/국가 사회들에서의 권력을 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친족관계와 가족이 그러한 사회에서의 여성의 상황을 규정하는 특수한 방식들에 관해 많이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이른바 생산과 재생산의 “영역”이 거기서 어떻게 상호 침투하는지에 관해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업화된 영국에서 노동하는 가족들에 관한 Laura Oren의 논문을 통해 우리는 특수한 물질적 측면에서 임금에 대한 남편의 통제가 어떻게 자본주의 경제와 부인과의 관계를 매개하고 또한 남편과 부인 사이의 사회적 관계를 결정하는지를 알게 된다. 가정 경제 안에서 차지하는 임금의 기여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노동 계급 가족 내에서의 남성(male) 지배의 한 가지 물적 토대에 관해 그리고 가정주부의 특수한 소외 형태에 관해 배우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임금 관계가 그 자체 가족 경제 내에서 어떻게 재생산되는가에 관해 배우게 된다. Oren의 논문은 자본주의에 의해 생성된 특수한 가족 형태(여성은 일부일처제, 가사노동 그리고 경제적 종속의 울타리에 갇히게 되고, 남성은 집안을 먹여 살리는 사람으로 규정된다) 그 자체가 임금노동-자본 관계를 정당화시키고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다른 말로 해서, 위계적-가부장적 가족 관계는 남성 임금 노동의 필요조건이다. 임금이 어떻게 식료품, 보건 그리고 다른 편의 시설 등의 불평등한 분배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Oren의 분석은 우리가 줄곧 의심해 왔던 것들에 대한 경험적 증거들, 즉 노동 계급 남성이 가부장제를 통해서 단지 가공의 어떤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어떤 것을 얻어낸다는 증거, 또한 권력, 특권 그리고 여타 재원들을 소유하는 이러한 물질적 체계가 노동 계급 남성과 자본가 남성 사이의 실증적인 유대 관계를 만들고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 계급 남성과 “그들의” 여성 사이를 실재로 분리시키고 있다(이는 노동 계급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명백한 이중적 모순이다)는 증거를 제공한다.

 

(380) 또 다른 일련의 예들을 통해 친족 관계와 계급 구조 사이의 두 가지 관계 방식을 설명하고자 한다. 맑스주의-페미니즘에 바탕을 둔 여성 노동에 대한 많은 우수한 분석들을 통해 우리는 자본주의 체계 안에 깊숙이 파고든 친족 관계 양상과 가족의 기능이 그 체계 안에서의 여성 지위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았다. 선진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여성은 대개 친족 지향의 풍습에 의해, (부부가 남편의 가족과 거주하는) 부계 거주의 주거 형태에 의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선 모성과 모성 기능에 의해 결정된 우리의 가정생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총 노동력 상태, 우리의 직업 규정들과 노동 조건들을 발견하게 된다. 더욱이 Judith Stacey와 Norma Diamond 같은 사람들이 현대 중국과 관련하여 보여 주고 있듯이, 가부장제는 부계 거주와 배타적인 여성의 자녀양육과 같은 가부장적 친족 관계 체계의 기본적 측면들이 여전히 여성의 삶을 지배하고 경제와 국가 안에서의 여성의 장소를 결정하는 한, 사회주의 사회 안에서도 규범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우리의 건강한 관점이 이 모든 것을 명백하게 밝히고 있지만, 우리는 종종 계급 구조 그 자체가 어떻게 친족 관계와 가족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바로 이러한 가족-사회 관계의 차원을 드러내는 두 가지 탐구 사례를 들어보겠다. 꽤 친숙한 첫 번째 사례는 결혼 형태들이 18세기 유럽 상류 계급의 정체성과 단결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다. (Bloch와 Habbakuk 같은) 프랑스와 영국 역사가들의 연구는 상류층의 상업 금융 자본과 귀족 사회의 보다 기업적인 요소들 사이의 결합(exogamous) 형태들을 보여 준다. 이런 계급들의 남자들 사이에서 “여성 교환”(특히, 귀족과 신사계급(gentry)의 딸들)은 새로운 지배계급이 확정되어 가던 서유럽에서 산업혁명 이전의 자본 축적이 이루어지던 시기의 첫 번째 동인(動因)이었다. 동족(同族) 결혼(endogamy) 이족(異族) 결혼(exogamy)의 형태들을 면밀하게 살펴봄으로써 전통 체계뿐만 아니라 계급 형성 과정과 계급의식의 본성에 관해 많은 것을 드러낼 수 있다. 맑스주의-페미니즘 관점에서 본다면, 그러한 분석들은 이른바 “재생산 영역” 또는 친족관계가 실제로 부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단지 계급의 개별적 구성원들이 아니라) 전체로서의 계급을 재생산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381) 가족의 영역과 정치경제학의 영역 사이의 분열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는 또 다른 사례는 현대의 문맥으로부터 취할 수 있다. Amy Bridges, Batya Weinbaum 그리고 Ruth Milkman의 저작들은 가족과 여성의 “소비 노동”이 인플레이션, 실업 그리고 사회 서비스 부문의 예산 삭감에 대비한 필수조건을 제공하면서, 경제 위기 시기를 잘 넘기게 한다는 사실을 분석함으로써 사적 영역으로서의 가족에 대한 추상적 의미를 넘어선다. 여성이 가계 생활비를 절약하고 병원에서 일치감치 돌아온 나이 든 가족 구성원들, 데이 케어(미취학 아동·고령자·신체장애자 등을 주간만 돌봐주는 일) 센터에서 돌아온 아이들 그리고 대학 수업료를 낼 형편이 못되는 십대들을 돌볼 때, 그 가족(즉 여성)은 위기의 난관을 부드럽게 넘기며 그 위기를 인간적으로 견딜 수 있게 하는 국가의 일을 떠맡게 된다.

 

내가 마치 여러 종류의 사과와 오렌지를 이런 다양한 사례들과 섞어 놓은 것처럼 들리겠지만, 요점은 매우 일반적인 것이다. 즉 가족 체계와 계급 체계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고 변증법적인 관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과정이 맑스주의-페미니즘이 효과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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