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분수
- 08/12
-
- 우리 동네 김씨..
- 2023
-
- 선우사-백석 시
- 2023
-
- 우리의 삶 2 - 운동
- 2022
-
- 우리의 삶 1-죽음을 가로지르기
- 2022
하도 답답하여, 20여 년 전에 읽었던 시집을 꺼내들었다.
시집 제목은 <어떤 청혼>(정기복 시집).
시집 제목인 어떤 청혼은 이 시집에 들어 있는 시들 중 한 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때 참 무엇인가에 그리움 복받쳐 먹먹하게 읽었던 시다.
그런데 오늘 읽어보니 무엇인가 밋밋하다..
왜 그럴까를 찬찬히 생각해보며 이 시를 다시 읽어보련다.
<어떤 청혼> -정기복-
바다 쉴새없이 뒤척여
가슴에 묻었던 사람 하나
십 년 부대껴 떠나보내고
달무리 속 대보름달
생선 속살 모래밭에
연어 같은 사람 하나 던져주었네
그대!
잘먹고 잘사는 일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는가?
오빠,
다 읽었는데 전태일
그 사람 그 뜨거움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썩는다는 것이다
씨앗으로 썩어 어머니 젖가슴 닮은
봉분을 키운다는 것이다
그대,
흙 토해 기름진 흙이게 하는
지렁이처럼 살자
정기복 시집 <어떤 청혼> 중에서 발췌.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