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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게릴라전 연구>2.

 

(48~49쪽) 

** (빨치산, 게릴라의 역할)

“1년도 못돼서 독일군 전선의 후방에서 싸우는 (소비에트) 빨치산 전투대는 수송을 저지하고 통신을 차단했으며, 또 비축 보급물자를 파괴하고 상당수의 독일군을 사상했다. 이러한 <비정규군>의 활동은 극히 효과적이었으므로, 10만이 넘는 독일 군대도 전선으로 통하는 동맥과도 같은 보급로는 지킬 수는 없었다.”

-->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동맥은 노동자 계급의 임노동이다. 노동자 계급은 자본과의 직접적 투쟁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게릴라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즉 자본의 형성 보급로를 차단,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게릴라로서 노동자 계급은 자본에게 포획되지 않으면서도 정규군으로서의 전면전을 실시해야 한다. 이 전면전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게릴라전은 자본에게 전멸 당하거나 포획되어 자본의 진지를 강화시키고 그 속으로 잠적한다. 이 전면전은 토대(비임노동자로서의 노동자의 자기 생산)-상부구조의 전 차원에서 보급이 끊긴 자본을 포위 공격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니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전면전을 통해 노동자 계급은 모든 반자본 투쟁 영역의 투쟁 주체가 되고, 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 자본 : 공격, 노동 : 방어

자본을 노동 진영 깊숙이 어떻게 끌어들여서 보급로를 차단하도록 할 것인가, 그리하여 노동은 최종적으로 어떤 시점에서 방어에서 최후 공격으로 나아갈 것인가?(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 따라서)

사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현 상황에서는 답이 가능하지 않다. 왜냐하면 노동 진영이 자본을 깊숙하게 끌어들일 만한 진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릴라로서 노동자 계급을 안전하게 보위할 만한 진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 계급은 자신의 진지 속으로 숨어들어가서 자본에 대한 다음 공격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 진영으로 숨어들어가 거꾸로 자본을 위한 게릴라가 되어 버린다. 노조의 어용화는 괜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58쪽~59쪽) 

** (게릴라 형성의 두 가지 조건) 

“러시아인들은 성공적인 게릴라 부대가 들어설 수 있는 필수적인 두 가지 요건을 갖추고 있다. 즉 엄격한 규율을 받을 수 있는 용감하고 강인한 인민과, 빨치산 활동에 이상적인 엄폐물을 제공해 주는, 도로가 거의 날 수 없는 늪지대와 숲과 언덕지대가 그것이다.”

** <전국토의 전장화 전술(burnt soil tactics)>

“히틀러는 <전국토의 전장화 전술>에서 절망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 전술이 신중하게 고안된 전투방식이었다는 사실은, 총통 자신에게는 아닐지라도 곧 독일국방군에게는 분명히 인식되었다. 스탈린이 하달한 명령은 러시아 군대가 퇴각한 지역들에서 빨치산 대원들이 활동하기 위한 포괄적인 계획을 규정해 주는 기초가 되었다. 그 명령은 적에게 유용한 모든 재산의 파괴, 첩보 활동망과 선전망의 확보, 새로운 빨치산 단체의 조직, 지속적인 게릴라 활동에 필요한 은폐된 거점의 구축 그리고 낙오병들과 수용소에서 탈주한 전쟁포로들이 다시 모일 수 있는 장소의 지정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 노동자 계급 자신이 용감하고 강인한 인민으로 어떻게 생산될 것인가? 그리고 자본의 도로가 날 수 없는, 다시 말해 자본이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뽑아내는 데 있어서 별로 투자하고자 하진 않는 늪지대와 숲과 언덕지대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곳들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의 실마리가 풀려야만 <전국토의 전장화 전술>이 가능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자본이 투자하고자 않는 부분은 바로 노동자 계급 자신의 노동력 재생산과 새로운 창조적 노동력의 생산,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노동력 생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이 바로 자본의 아킬레스건이며 동맥을 차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60쪽) 

** (게릴라의 조직 체계)

“빨치산운동의 (중앙조직인) 중앙참모부(central staff)는 (……) 당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지라도, 그것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및 붉은 군대의 최고사령부와 동등한 지위를 누렸다.

중앙참모부 아래에는 최전선에 배치된 주요한 붉은 군대의 사령부에서 작전수행을 하는 지역참모(regional staffs)들이 있었다. 이 사령부들도 최전선 너머에 있는 빨치산 부대의 전략적 활동을 통솔했으며, 게릴라 활동과 붉은 군대의 대등한 협력관계에 대해 책임을 졌다. 그 다음으로 낮은 빨치산 조직 체제는 작전 집단(Operational Group)으로서 전투선 건너편에 위치하면서 각 지역에 일반전술을 하달했다. 상위 사령부와의 통신은 무선기나 연락비행기 또는 적군의 전선을 꿰뚫고 다니는 정보원들을 이용하였다.”

--> 게릴라로서 노동자 계급과 그 계급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영역과 부문의 조직은 노동조합 또는 당 그리고 여타의 조직들과 대등하면서도 독립적인 지위를 차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노동자 계급의 재생산과 새로운 생산 부문과 직결되는 여성해방 조직은 이른바 노동해방을 위한 조직의 하위 조직이 될 수 없고,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되며 차이를 인정하는 동등한 조직체로서 위치되어야만 한다.


(64쪽) 

** (빨치산 부대의 방어 기본 이론)

“빨치산 부대들은 방어 시 가능한 한 공격목표 대상이 되지 않거나 그 대상권을 벗어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최대의 안전도와 공격력을 보유하기 위해 전개(展開)(군사용어로서 종으로 집중된 부대가 공격을 행하기 위해 종횡으로 공격대형을 전개함)되었다. 수은방울처럼 게릴라 부대들은 단일한 임무를 위해 신속하게 대부대로 결집될 수 있었으며 또 독일군이 반격을 취할 때에는 마찬가지로 재빠르게 십여 개의 분대들로 분해되어 흩어질 수도 있었다. 방어의 기본 이론이란 통상적인 전력 비교에 따라 적과의 접전을 피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기동성과 유연성이 빨치산 대원들의 가장 강력한 전술적 특성이 되었다.”

--> 노동자 계급은 수은방울처럼 자신의 관계 형성을 끊임없이 바꿔 나가면서 자본의 공격을 무화시켜야 한다. 노동자 계급이 노동자, 특히 임노동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고정시킨다면 그것은 ‘가만히 있을 테니 때리시오’와 같은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자 계급은 가타리가 말했던 것처럼 ‘되기(becoming)’, 즉 소수자 되기의 전술을 통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 특히 이 소수자 되기의 토대는 바로 ‘여성-되기’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산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 계급은 ‘소수자 되기’의 기동성과 유연성이라는 핵심전술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해방은 없을 것이다. 


(75쪽) 

** (반 빨치산 작전)

“모든 반 빨치산 작전에 있어서 핵심적인 전술은 독일어로는 선명한 사냥용어인 몰이사냥(Kesseltreiben)으로 알려져 있다. Kessel은 주전자나 원(圓)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사냥의 제일 목표는 먹이를 에워싸는(encircle) 것이라는 말이다. Treiben은 쳐부수는 것(to beat)을 뜻하는 것으로, 사냥감을 위협해서 함정으로 몰아넣고 그 다음에는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는 것을 의미한다.”

--> 이것은 자본이 노동자 계급을 공격할 때 쓰는 기본적 전략이다. 노동자 계급을 개별화, 원자화를 통해 고립시켜 포위 공격한다. 이는 제3자 개입 금지법을 통해 단적으로 알 수 있다. 


(75쪽~76쪽) 

** (나치 독일군에 대항하는 데 사용된 러시아 빨치산 전술의 개요)

“뚜렷한 정치적 목적이 없으면, 게릴라는 비록 능수능란하게 전투에 임한다고 할지라도 일시적인 성공만을 거둘 수 있을 따름이다. 영구적인 성과란, 오로지 게릴라의 공적들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군사력과 정치역량이 강력할 경우에만 기대될 수 있는 법이다.”(『게릴라들-추격대에 대한 지침』(Guerrillas-Hints for Hunting Units) 중에서)

--> 여기서 뚜렷한 정치적 목적이란 ‘공산주의 사회’의 건설이다. 그렇다면 공산주의 사회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것은 자연과의 관계, 인간간의 사회적 관계를 통한 ‘~되기’가 현실화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이 ‘~되기’가 현실화되는 것이 바로 <진지>를 구축하는 것이며 노동자 계급이 게릴라로서 모든 반자본 투쟁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영구적 성과>란 바로 끊임없는 이러한 <~되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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