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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정대세...

그는 속된 말로 하면 참으로 물건이다!

사람들에게 북한의 루니(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라고 불리운다.

 

그는 어제 한국과의 경기 후반전에 수적 열세(한국 11명, 북한 10명, 북한 1명 퇴장)에도 불구하고 북한 진영에서 올려준 공을 한국 수비 2명을 제치고 골로 연결시켰다.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한국 축구의 고질병에 비하면 정대세 그는 한국 국대가 되고도 남음이 있는 선수인 것 같았다.

그는 북한의 원톱(1명의 스트라이커 또는 포워드가 상대 진영 중앙에서 골 사냥하는 골잡이라고 할 수 있음)으로 공격을 하면서도 나름대로 미드필드 진영에서 수비도 가담하는 성실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박지성과 같은 체력만 더 키운다면 EPL(영국 프리미어 리그) 리거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그는 정말 물건이다^^.

생김새도 처음 볼 땐 우락부락하더니만 잘 뜯어보면 아주 정감 가는 얼굴이다.^^

그저께 정대세가 한국전과 관련하여 인터뷰할 때 "한국보다 실력이 두 배나 뒤지기 때문에 120, 140% 뛰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솔직하면서도 성실함이 묻어나는 태도였다.

이젠 암만 봐도 자알 생겼다^^!!!

 

어제 한국 축구 또 한 번 골 결정력에 대한 부족을 드러낸 경기를 하였다.

워낙 북한 골키퍼인 이명수가 잘 막기도 했지만 완벽한 골 기회가 서너 번 있었는데 그 기회를 다 놓쳤다. 그 중에서 한 골이라도 더 넣었으면 북한은 골을 넣지 못했을 것이다.

염기훈이 전반 초반 프리킥으로 넣고 난 뒤에 한국은 북한 수비벽을 잘 공략하지 못했다.

벌떼 수비 또는 밀집 수비라고 알려진 북한 수비를 뚫는 방법은 북한 공격 때 빠르게 역습을 하여 미처 수비 대형을 갖추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즉 빠른 역습을 하는 것이 관건인데 전혀 그런 역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 진영에서 18명 정도(한국 진영의 골키퍼와 중앙 라인에 있는 한국 최종 수비수 2명, 정대세 1명 뺌)가 들어가 있으니 거의 우격다짐 식의 경기 양상을 펼쳤던 것 같다.

특히 후반 중초반부터 북한이 10명이 뛸 때에는 거의 그러했던 것 같다.

또한 골을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허정무 감독의 눈에 들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경기를 여유롭게 풀어나가기보다는 조급하게 풀어간 측면이 더 한국 선수들을 북한 진영에 묶어 놓았던 것이고 결국에 북한에게 실점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18명이 들어간 곳에서, 특히 골 문전에서 열댓 명이 있는 상황에서 골을 만들어 낼 공간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고, 그래서 골이 나지 않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한국 수비의 문제점은 다시 들어났다.

한국의 수비는 전통적으로 쓰리백이다. 쓰리백이라 함은 수비수를 3명 두는 시스템 전반을 가리키는데, 3-4-3 시스템이나 3-5-2 시스템 또는 이를 적절히 응용한 시스템이 포함된다. 어쨌거나 수비수 3명을 두는 시스템을 쓰리백이라 한다. 이에 반해 포빽은 수비수 4명을 두는 시스템이다.

한국의 수비는 전형적으로 쓰백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포빽 시스템을 도입하면 한국 수비가 대체로 무너지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레서 이전 감독들이 포빽 쓰려다가 모두 실패했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둘을 혼용하였다.

 

쓰리빽은 전통적으로 공격, 수비가 분업화된 시스템에서 쓰는 것이다. 그래서 포지션 이동을 자유롭게 하면서 수비, 공격의 분업화를 해체시키는 현대 축구에 잘 안 맞고 포빼보다 뒤져 있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쓰리뺙에서 수비수는 거의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쓰리백은 철저한 지역 수비 체제, 즉 자기가 오른 쪽의 수비를 맡았다면 오른 쪽 수비를 철저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비수들간의 분업화가 공고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협력 수비라는 것이 가능하기 힘들다. 또한 포지션 이동도 거의 불가능하다. 수비와 공격에서 철저한 분업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쓰리빽인 셈이다.

그래서 쓰리빽은 한 지역이 뚫리면 다른 지역도 자연히 뚫리게 되고 그래서 골을 허용할 수 있는 공간을 쉽게 내 줄 수 있다.     

 

포빽은 쓰리빽의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포빽은 수비수가 4명이다.

이때 지역 방어와 대인 방어도 가능할 수 있다. 쓰리빽보다는 수비수가 1명이 더 많아서 협력 수비라는 것이 가능하다. 즉 수비에서 1명의 예비 부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포빽은 기본적으로 좌우측 수비수가 공격 때는 공격적인 특성을 가져야 한다. 공격, 수비형의 미드필더가 되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오버래핑을 해서 윙 포워드 역할을 하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골을 넣는 수비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이영표가 토트넘에서 좀 불리한 상황에 있다. 골을 거의 못 넣기 때문이다). 포빽 시스템은 대학에서 다전공 제도가 있듯이 다전공을 철저하게 요구한다. 다전공을 하지 못할 경우 불성실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퇴출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

하여간 포빽 시스템은 엄청난 노동강도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 축구 시스템인 포빽 시스템에서 다전공 포지션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체력은 기본적이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이 체력을 그렇게 강조하는 것이고, 체력이 안 되면 이동국 짝이 나는 것이다.

그리고 박지성이 살아 남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체력이 문제가 되는 후반 중반때 포빽 시스템을 썼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골을 넣기 위해 공격수를 보강하려면 포빽을 쓸 수밖에 없고, 그래서 포빽을 쓴 것인데,

이 포빽 시스템이 정대세에게 한방 먹은 것이다. 수비에 구멍이 난 것이다.  

둘이 협력 수비를 해도 모자라면 3명 이상이 달라붙어야 한다.

실은 포빽 시스템에서 미드필더들은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 상대방의 공격을 차단해야 하는데,

빠른 역습에서 체력이 달리면 자기 진영으로 빨리 돌아오지 못한다.

정대세를 우습게 보았고, 정대세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놓아준 게 잘못이다.

포빽 시스템의 문제가 여기 있다. 그 문제의 전형을 어제 한국 축구가 잘 보여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여간 정대세, 정말 물건이다. 

다음 달 말 월드컵 3차 예선전 남북한 경기 볼 만할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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