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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수정과 쐐기와 프리즘과 거울

‘[닫힌채널]과 같은 활동으로, 철옹성 KBS의 독선적 운영으로부터, [열린채널]을 구출할 수 있을까 ?’ 하고 생각하는 분들께


 

영어 관용표현 중에, ‘더 엣지 오브 더 웻지 (The Edge of the Wedge)’ 라는 표현이 있답니다. 발음이 재미있으니 관용표현이 되었겠지요. (아마, 잘은 모르지만 제가 모르는 언어들 중에도, 그와 유사한 표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이 말을 직역하자면, '쐐기의 끝' 정도가 되겠는데요.

석유나 석탄을 태우는 동력장치들이 생겨나기 전에, 석공들은 거대한 바위를 쪼갤 때, 나무 쐐기를 사용했답니다.


나무토막으로 바위를 쪼갠다니 말이 안 된다구요?

말이 됩니다.


석공들은 바위의 떼어낼 자리에 금을 긋고 일정한 간격으로 정으로 쪼아서 작은 구멍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작은 구멍들에 나무로 만든 쐐기를 박습니다.  그리고는..., 그 나무토막(쐐기)에 날마다 조금씩 물을 주는 거죠. 그러면 나무는 세포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물을 머금어 팽창을 합니다.


그렇게 몇 날 몇 밤, 혹은 몇 개월 동안, 나무쐐기들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합니다.

석공들은 기다립니다. 중간에 비바람에 쓸려나가거나 햇볕에 말라 부스러져버리는 쐐기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또 다른 쐐기를 갖다 박고, 때때로 물을 줍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쐐기들의 미세한 숨쉬기 운동은, 완고한 바위조직에 조금씩 균열을 일으킵니다.


그러던 어느 날 ,

바위는 예고없이, 쩍 ~ 하며 쪼개집니다.


저는, 열린채널 도입 육년 째, 2006년 9월12일, 국회의 토론회에서, 방송위와 KBS시청자 서비스팀 실무자들의 '육성'을 처음으로 들으면서,  ' 앗! 그들은 거대한 바위로구나 ! 우리의 열린채널(수정)이 그 단단한 바위 속에 갇혀 있구나 !'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린채널이 숨이 막힐만하구나! 그렇다면 어떻게 그 단단한 바위로부터 떼어내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바위를 완전히 쪼개는 것이 무모하다면, 또 그럴만한 연장도 힘도 없다면 무엇을 이용하여 열린채널을 구출하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쐐기'라는 관념이 제 머릿속을 떠돌았나 봅니다.

무모하게 파괴하지 않으면서, 필요한 소중한 것을 떼어내는데 사용되는 도구 !

조용히 숨쉬는 나무토막 !

쐐기! 


<닫힌채널>은, 이제 생긴지 그리 오래지 않습니다. 뭐 힘이 쎈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곳의 사람들은, 무모하게도, 거대하고 단단한 바위에 갇혀 있는 석영을 잘라내려 합니다. 

그 걸 잘 다듬어, 우리 공동체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거울과 프리즘을 만들려고 합니다. 

 

프리즘은 우리에게, 그냥 보아서는 하나로만 느껴지는 빛의 세세한 결을 보여줍니다.

‘음... 거기에 보랏빛이 있었구나.  그래 너는 초록빛이었어... 너는 우리가 겨우  일곱 빛깔로만 이름붙인 것보다는 훨씬 다양하고 고운 빛깔을 가지고 있구나...’

 

거울은 우리에게 성찰의 시간을 줍니다.

‘그래, 나의 모습이 이렇구나. 나의 뒷모습이 이랬었구나. 내가 사는 동네가 이런 곳이었구나. 내 옆동네에  살던 사람들은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구나.’


<닫힌채널>의 사람들에겐 다소 조급한 마음도 있습니다. 빨리 <열린채널>을 구출하여 우리 공동체의 세세한 결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프리즘이 되도록 해야합니다. 기왕의 방송물들이 거의 반영하고 있지 못한 보통사람과 작은 공동체들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도록 해야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평택 대추리에서 멀쩡한 집을 부수려고 국방부가 사용하고 있는, 거대한 쇳덩이 기계들을 동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막강한 힘을 가진 연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거대한 기계팔과 쇳덩이 해머를 이용하여 무지막지하게 때려대거나 쪼아대는 크레인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구요. 우리는 그럼 무엇을 가지고 <열린채널>을 구해낼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끝이 뾰족한, 숨쉬는 작은 나무토막' , '쐐기'가 이런 때 필요합니다.

' 작은 정! 숨쉬는 나무토막 ! 물 ! 그리고 기다림! ' - 이것으로 바위를 떼어낼 수 있습니다.


속도, 그리고 경제적 성과에만 취한 사람들은 바위에 박힌 쐐기의 끝을 하찮은 것으로 여길지 모릅니다. 그 것이 무슨 힘을 가지고 바위를 쪼개느냐고 비웃을 수도 있구요.

하지만 그 작은 나무의 끝은, 장차 벌어질 거대한 균열과 변화의 발단이 되는 것입니다.


쐐기의 끝 !


저는 <닫힌채널>에 참여하는 분들이 KBS와 방송위원회라는 거대한 바위에 박힌 작은 쐐기의 끄트머리라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해머나 포클레인같이 강력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그런 존재는 결코 아니지요.  그리고 <닫힌채널>의 사람들은 그 동안의 활동을 통하여, ‘바위를 깨는데, 쐐기들의 존재와 그들의 인내는 불가피’하단 점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다 정의로운 미디어를 꿈꾸며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다음과 같이 생각하자고 권유합니다.


‘와! 신난다!’

‘우리가 물을 머금어 숨을 쉬고, 지치면 오그라들기도 하다가... 다시 물을 머금고... 다른 구멍에 또 다른 쐐기가 되고... 뭐 그런 일이 꾸준히 계속되면, 어느 순간 바위가 쩍하고 깨지는 거야! ’

‘돌 속에 갇혀있는 열린채널을 구출하는 거야. 그리고 그것으로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과 서로의 마음의 스펙트럼까지 보여줄 프리즘을 만드는 거야.  정말 신나는 일이야.’   


자! 이제, 이 쐐기들의 운동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은 [닫힌채널]로 오세요. 그게 많으면, 바위를 깨는 것이 좀 더 쉬워지겠죠?


여기에 한번 가보세요. (http://cafe.naver.com/shutchannel.cafe)

으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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