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from 09년 만천리 2009/07/06 08:10

찜통더위(6월 30일/무더움 23-28도)

 

온다던 장맛비는 오지 않고 찜통더위다. 그냥 기온만 높은 게 아니라 습도까지 함께 높은 찜통더위인 게다. 이런 날엔 삼심분만 밭에 나가 있어도 땀범벅이다. 아니나 다를까 적당히 선선해졌다 싶은 시간에 나갔는데도 한 시간도 못돼서 땀으로 흠뻑 젖는다. 휴~ 한여름엔 어찌 일하지?

 

모기에 물리다(7월 1일/무더움 21-28도)

 

따가운 햇볕 때문이라도 긴팔 옷을 입어야 하지만 가끔씩 피를 빨아대는 모기를 피하기 위해서도 그래야 하니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땀이 줄줄 흐른다. 엊그제도 호박 지주끈을 묶어주다 손목에 살포시 내려앉은 모기에 된통 물렸는데 오늘은 콩 밭 호미질하는 동안 목덜미를 두 군데 물렸다. 가뜩이나 땀으로 범벅이 된 데다 가렵기까지 하니 흙 묻은 손으로 긁지도 못하고 난리도 아니다. 하지만 어쩌겠나. 꾹 참고 호미만 계속 놀린다.

 

요즘 같은 날씨엔 한낮을 피해 밭에 나온다 해도 또 아무리 얇은 셔츠를 입었는 해도 바람 한 점 불지 않으면 그야말로 사우나에 앉아 있는 것 마냥 일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오늘은 장맛비 영향인지 바람이 선선히 불어 다른 날보다는 낫다. 조금 전에 모기에게 두 방 물린 것만 빼면. 어제부터 손대기 시작한 고구마 밭 제초하고 장아찌 담글 요량으로 풋고추 한 봉지를 가득 딴다.

 

 

 

참외(7월 2일/무더움 19-25도)

 

올 해 처음 재배한 것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참외다. 참외는 기르기가 까다롭다는 얘기를 많이 들은 데다 노지에서 기르려니 자신이 없어 모종만 20개를 사다 심었다. 또 비가림 시설은 못할망정 열매가 흙에 닿아 무르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이랑에 비닐을 깔았다. 그리고 순지르기는 제때 못해줬어도 밑거름을 충분히 줬다. 그래서일까. 생각지도 않게 참외가 여럿 달린다. 아직 노랗게 되려면 한 참 더 있어야 하고 또 노랗게 된 후에도 녹색이 다 없어질 때까지 더 기다려야 하니 참외 맛을 보려면 아직은 멀었다. 이제 순지르기에 신경만 조금 더 쓰면 꽤 수확을 할 수 있을 듯하다.

 

마른장마(7월 3일/무더움 19-25도)

 

장마전선이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하는데 아직 춘천까진 올라오지 못했나보다. 또 다른 곳은 때 아닌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다고도 하는데 여기 춘천엔 비가 오긴 와도 피해가 날 정도는 아니다. 장마는 장마인데 마른장마인 게다.

 

모처럼 내일과 모래 서울, 의정부 나들이를 간다. 밭 상태를 봐선 이 이틀 때문에 다음 일주일은 고생 좀 해야겠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이젠 웬만한 풀을 봐선 그냥 지나칠 정도다. 죽자, 살자 풀 뽑아봐야 돌아서면 또 풀은 이만큼 자라있고, 하루아침에 싹 뽑아내지 않을 거면 그냥저냥 작물에 큰 피해 가지 않는 선에서 풀과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는 게 몸도 맘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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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6 08:10 2009/07/0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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