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4대강 사업

from 말을 걸다 2011/05/27 17:33

또 노동자가 죽어나갔습니다. 벌써 21명 째입니다. 하지만 아무 일 없듯 공사는 계속됩니다. 파고 또 파고, 쌓고 또 쌓고. 한쪽에선 파낸 걸 나르고 한쪽에선 나르고 메웁니다. 하루, 이틀만 비가 내려도 여기저기서 난리법석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일까요. 장마철이 코앞이니.

 

이럴 수 있는 걸까요. 후진하던 덤프트럭에 깔려 죽은 노동자는 죽은 지 이틀이나 지나서야 겨우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도로 외 교통사고이기 때문에 보도 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런 식이라면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사망자 수가 있기는 한 겁니까. 환경단체에서는 20여 건에 21명 사망했다고 하는데.

 

참다못한 건설노동자들이 일어섰습니다. 무리한 공사 강행을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야간근무를 없애라며 파업에 나선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사람을 기계 부속품쯤으로 여긴다고 해도 사람은 사람이지 않습니까. 눈알이 시뻘겋게 되고, 머리가 멍해질 때까지 일을 시킨다는 건. 그래요. 그건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노동자 2명이 죽어나갔는데도 자전거만 내달리고는 자화자찬을 잔뜩 늘어놨다지요. 주무장관은 속출하는 사망 사고에 대해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고 대부분 본인 실수’라고 잘라 말했다고 하구요. 도대체 이런 자만, 오만은 어디서 나오는 것입니까. 

 

기어이 임기 내 마무리 해 그 잘난 성과로 또 남기려는 망령 탓만 할까요. 허황된 구호와 미사여구로 치장됐지만 결국 개발이익을 한 몫 단단히 챙기려는 욕심 탓만 할까요. 혹여 그들이 차린 잔칫상에 슬그머니 숟가락 하나 올려놓지는 않았나. 그거라도 해야 우리 사는 동네 돈줄 풀린다, 믿고 싶었던 건 아닐런지요.

 

강이 죽을 거라고들 했습니다. 강과 함께 수천 년을 살아왔던 꽃도 물고기도, 사람들도 다 죽을 거라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강과 꽃과 물고기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1/05/27 17:33 2011/05/27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