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월) 바람 셈
 
지난 주 금요일에 이어 오늘도 도리 치목이다. 금요일에 4각 치목을 했다면, 오늘은 8각에 이어 16각 치목이다.
 
4각 치목시 정사각 선을 긋는 것, 먹줄을 놓고 깎아내는 게 보기보단 쉽지 않았는데. 8각에 16각으로 이어지는 선 긋기와 먹줄 놓기, 대패질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어느 게 깎아낼 면인지. 정팔각, 정십육각은 나오는지. 착각하고 틀리기 매우 쉽다. 해서 작업 속도가 더뎌도, 너무 더디다.
 
하지만 학교에서 아니면 언제 이런 방법으로 굴도리를 치목해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맞는지 틀린지 확인, 또 확인. 완벽은 아니라도 최대한 완벽에 가깝도록 치목해야 한다.
 
* 8치 굴도리 치목 요령: 정4각 → 정8각 → 정16각 → 손대패 순으로 치목한다.
* 이하 그림에서 mm는 치로 환산함.
  ex) 40.0mm→4치 25.0mm→2치 5푼
 
사용자 삽입 이미지<정4각>
① 좌, 우를 봐가며 들어가거나 나온 것을 감안해 중심점을 잡고 수평계를 이용해 수직선을 긋는다. 
② 반대편도 ①의 방법으로 수직선을 긋는다.
③ 다시 반대편에 곡척을 이용, 수직선을 기준으로 중심점을 통과하는 수평선을 긋는다.
④ 곡척을 이용해 십반으로부터 좌, 우, 상, 하 각각 4치 거리의 점들을 찾아 이들을 연결하는 수직, 수평선을 긋는다.    
⑤ 반대편도 같은 ②, ③, ④의 작업을 한다.
⑤ 깎아내야 할 면부터 나무를 90° 돌려놓고 수직으로 먹줄을 놓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정8각>
① 곡척을 이용해 십반으로부터 좌, 우, 상, 하 각각 2치 5푼 거리의 점들을 찾는다. 
② 곡척을 이용해 십반 중심점과 2치 5푼 거리의 점들을 각각 대각으로 연결하되, 중심점으로부터 각각 4치 되는 거리의 점을 찾아 90° 직각선을 긋는다.   
③ 반대편도 ①, ②의 작업을 한다.
④ 깎아내야 할 면은 역시 수직으로 먹줄을 놓는다.
* 먹줄을 놓을 때 선이 모자라 교차되는 선을 잡기 어려울 때는 곡척을 이용해 연장선(이 연장선은 중심점으로부터 나와야 함)을 만들어 사용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정16각>
① 곡척을 이용해 8각 모서리 가운데 하나와 중심점이 통과하는 대각으로 연결되는 다른 모서리와 연결하는 선을 긋는다.
② 모서리와 모서리, 중심점을 연결한 ①의 선에 중심점으로부터 각 모서리 쪽으로 4치 거리의 점들을 찾아 그곳에서 90° 직각선들을 긋는다.
③ ①, ②의 방법으로 모든 모서리와 중심점, 대각으로 연결되는 다른 모서리들을 연결하는 선으로부터 4치 거리의 점으로부터 90° 직각선을 긋는다. 
④ 반대편도 ①, ②, ③의 작업을 한다.
⑤ 깎아내야 할 면은 역시 수직으로 먹줄을 놓는다.
  
 
<손대패>
16각으로 치목된 부재의 각이 있는 부분은 전동대패로 각을 어느 정도 죽인 후, 손대패의 날을 빼 죽인 각부터 먼저 깎아낸다. 각이 진 부분이 다듬어지면 손대패 날을 넣어 각이 지거나 둥글지 못한 부분을 마무리하면서 최대한 둥글게 대패질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4월 9일(화) 바람 셈, 눈
 
오전엔 실습할 맞배집에 대한 설계와 물목 산출을 했다. 먼저 평면도와 단면도를 그린 후 소요되는 모든 부재를 뽑아봤다. 그러고 나서 각 부재에 대한 치수와 수량을 가지고 물목을 산출해보는 순서로 진행됐는데. 모눈종이에 단면도를 그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부연이니 연암이니 대공, 목기연 같은 부재들은 언뜻 해선 잘 떠오르지도 않고. 그러니 당연 치수 산출하는 것도 빠뜨리기도 쉬울 듯하다. 다행히 오늘 실습으로 대략적인 감은 잡았으니 그나마 다행인 셈. 샘이 늘 하시던 말대로 “차차 하다보면 다 알게 돼요. 지금부터 너무 그런 거에 신경쓰다보면요, 이거 하는 게 잘 안 되걸랑요. 그러니까요. 일단은 여기에 집중”하다보면 감을 넘어서겠지요.
 
오후엔 어제 하다만 굴도리 치목, 정 4각에서 정 8각으로, 다시 정 16각으로 만들어 깎아냈다. 4각에서 8각, 16각으로 갈수록 먹줄을 놓기 위한 작업이 복잡해지고 그만큼 시간도 많이 걸린다. 되레 대패질이 쉽다고 느껴질 정도니. 하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선이 먹으면 그만큼 각도 나오지 않고 다음 작업이 어려워지니. 

 

* 물목 산출 방법
ex) 장혀 9尺 × 30 × 50 수량 10개일 경우
→ 9 × 3 × 5 ÷ 12 × 10 = 112.5(사이)
* 12: 사이를 알기 위한 숫자로 공식과도 같은 수치임
 
 
4월 10일(수) 바람 셈, 눈
 
며칠째 날씨가 요란하다. 찬바람이야 늘 이맘때면 부는 거니 그러려니 싶어도. 함박눈이 내리는 데엔 혀가 차진다. 다행이 기온이 좀 있어 다행이지, 자칫하다간 길에 눈이 쌓일 수도 있겠다. 오늘도 오전엔 괜찮았건만. 점심 먹고 시작한 구들강의가 끝나고 평창구들마을로 향하는데. 첨엔 참 예쁘게도 온다, 싶다가. 다 둘러보고 다시 학교로 나서는데. 함박눈이다. 그것도 차 앞이 보이질 않을 만큼. 게다가 한 고개를 넘으면 눈이 오다가도. 또 한 고개를 넘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가 쨍쨍. 이거야 원. 도통 적응이 되질 않는다. 나름 일 년을 태백에서 살았는데 말이다. 다행히 끝날 시간엔 눈이 그쳤기에 망정이지, 폭설 뚫고 집에 갈 뻔했다.
 
* 구들은 바람이 시작되는 곳에 아궁이를 바람이 끝나는 곳에 굴뚝을 놓는다.
① 부넘기는 높을수록 좋다: 좁은 공간은 압력이 낮아지며 공기의 속도가 빨라진다.
② 개자리는 깊을수록 좋다: 공기가 뜨거워질수록 수분을 많이 함유하게 되는데 이 수분을 어느 곳에서 떨어뜨려야 하는데 이곳이 개자리다(차가워진 공기를 떨어뜨려야 함).
③ 굴뚝은 높을수록 좋다: 공기는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최소 처마 높이는 되어야 함).
※ 굴뚝개자리, 고래개자리는 함실바닥 또는 그 보다 깊어야 한다. 
 
 

4월 11일(목) 눈

 
대패날 가운데가 불렀다고 하셨다. 대패가 앞으로 갈 때 3인 깎이면 뒤로 갈 때 1정도가 깎여야 하는데. 앞으로 갈 때보다 뒤로 갈 때 더 많이 깎이는 것이 분명 가운데가 불렀다는 얘기다. 해서 날을 빼 확인해보니. 이런, 불러도 너무 불렀다. 어제, 오늘 열심히 숫돌에 갈아서 섰었는데. 날을 잘못 갈았던 건가? 우야 됐던 간에 다시 숫돌에 갈아 가운데만 죽이는 수밖에. 한 사람당 5분씩 잡고 돌아가며 갈자하고 한 순번 돌아갈 때쯤.
 
보다 못한 전 샘이 그라인더로 갈아준다고 달라신다. 냉큼 날을 드리니 금세 볼록하게 나온 가운데를 팍 죽여서 주신다. 오호, 이제 숫돌에 조금만 갈면 되겠거니. 다시 숫돌에 날을 얹고 싹싹, 쓱쓱 날을 가는데. 어째 날이 갈리는 건가? 샘 말로는 조금만 손을 보면 된다고 했는데 갈아도, 갈아도 처음 그 상태다. 날이 불룩하게 부른 체 말이다. 
 
다시, 보다 못한 샘이 나섰는데. 이런 이번엔 날을 잘못 갈아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숫돌이 잘못됐다. 다들 대패날을 가는데 숫돌 가운데 부분만 사용해서 갈은 탓에 숫돌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니 암만 날을 갈아봐야 양 끝에만 갈릴 뿐이지. 하는 수 없다. 숫돌도 다시 갈아 평평하게 만들고, 대패날은 다른 숫돌에 갈아야지.
 
결국 오후 4시부터 끝날 때까지 날만 갈게 됐다. 어떻게 보면 도리 한 면은 더 깎을 시간이라 아깝기도 하지만. 또 달리 보면 모든 작업 시작과 끝에 대패날을 확인하고, 갈고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또 날을 가는 것 하나만 해도 신경을 쓰고 또 써야만 제대로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하나도 아깝지 않은 시간이다. 서까래에서 도리 깎기로 넘어가면서 어느새 잊고 있었던 것 하나를 다시 되새긴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월 12일(금)
 
스케치업에 대해 신경 쓰지 않겠다, 마음먹었어도 그게 잘 되질 않는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한 순간 놓치고 나면 시간 반 가까이는 멍하니 샘 하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하니. 고역은 고역이다. 뭐, 스케치업 프로그램 자체가 어려운 거는 아니니. 시간 날 때마다 동영상을 들으면 따라잡을 수야 있겠지만. 지금은 몸도 피곤하고. 아직은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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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4 21:54 2013/04/14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