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월) 맑음

 
30여명이 함께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애초 취업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도 있을 터이고. 은퇴 후 집을 지으려고 하는 이들도 있을 터. 또 2달이 지나면서 목수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왔던 이들 가운데 얼마는 목하 고민하고 있고. 또 얼마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집짓기에 한옥 자체를 목하 고민하고 있으니.
 
대패면 대패, 끌이면 끌. 열심히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치목도 해보고 가구도 짜보며, 집이 올라가는 전체 과정을 직접 해보고자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게다. 누군 꼼꼼히 치수까지 적거나 사진으로 과정 하나, 하나를 남기기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적당히 티 안 나게 빠지기도 하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도 하니.
 
집을 의뢰한 사람이 자기 나무도 많다고 하는데, 어째 나무는 자꾸 늦게 들어오고. 교육시간표상으론 이번 주부터는 가구를 짜야 하는데, 오늘도 통 그럴 기미가 보이질 않으니. 결국 기수 회장을 통해 학교장에게 건의를 했다고 한다. 벌써 일, 이주 전부터 돌아가는 모양새가 그리 썩 좋아보이질 않았는데.
 
다만 학교장님 얘기론 내일 오전에 나무들이 들어온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고. 혹시나 우려했던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5월 14일(화)
 
어째 일이 잘 풀린 건가 어쩐 건가. 학교장이 보증까지 해가며 켜온 대보가 들어왔으니, 또 교육 일정이 틀어진 것에 대해 사과까지 했으니 잘 풀린 것 같기도 한데. 나무가 들어와도 여전히 겉도는 사람은 겉돌고 있으니, 뭐가 안 풀려도 잘 안 풀린 것도 같으니. 잘 모르겠다. 또 잘 모르겠어. 하지만 기다리던 대들보가 들어와 오후엔 치목도 다시 시작했고. 오전엔 규준틀을 박고 실도 띄우고.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해 직각을 잡은 십반줄 위에 주초도 세웠으니. 아무래도 어제 일은 잘 풀린 듯싶다.
 
<주초 놓기>
① 평면도를 보고 대략적인 집의 규모에 맞춰 사방 말뚝을 박는다.
② 말뚝 하나를 정해 레벨기를 이용 기준선을 정한다.
③ ②를 통해 정해진 기준선으로 나머지 말뚝들에도 실을 띄울 기준선(수평선)들을 잡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④ 각 말뚝에 정해진 기준선에 맞춰 적당한 판재를 이어 박는다.
⑤ 기준이 되는 한쪽 모서리부터 + 줄을 띄운다.
* 실 띄우기는 ‘청명 본다.’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직각을 위해 피타고라스 정리를 적용한다. 문헌상으로는 삼국시대부터 이 정리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구고현법(句股弦法)이라 한다.
⑥ 기준이 되는 + 정해지면 여기서부터 기둥/주초가 놓일 자리를 정확히 잡는다.
⑦ 기둥/주초가 놓일 자리가 잡히면 사방으로 줄을 띄우는데 짧은 쪽부터 먼저 띄운다.
⑧ 줄이 다 띄어지면 + 가 되는 곳마다 줄이 얼마나 잘 맞아 떨어지는지 확인하고 높게 띄어지거나 낮게 띄어진 곳을 조정한다.
⑨ 주초들에 십반먹을 놓은 후 이 십반먹과  + 줄이 일치되도록 주초를 놓는다.
* 이때 모든 주초의 높이와 수평이 일정하게 되도록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 15일(수) 맑음
 
드디어 대보 치목이다. 방법이나 요령은 오량보와 마찬가지. 다만 오량보의 경우 보를 치목하고 난 후 보의 높이를 가지고 대공 길이를 정해 치목했으나. 이번엔 동자주가 먼저 치목됐으니. 동자주가 들어갈 자리를 정해 따낸 후 치목된 동자주의 높이와 대보의 높이를 가늠해 다시 동자주를 조정해야 한다. 이처럼 일이 다소 번잡스럽게 되더라도 방식은 마찬가지니. 대보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손을 놓고 있느니, 이렇게라도 일거리를 만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오전엔 어제 오후에 그리다만 보 머리며 도리가 앉힐 자리를 그리고. 오후엔 저마다 체인톱으로 나무를 깎아냈다. 물론 오량보를 한 번씩은 해봤어도 여전히 톱 사용에 능숙치 않기에. 잘라낼 선은 남겨두고 연습할 선을 그어놓고 여러 번 연습을 해가며 작업을 진행했다. “연습하시게요? 그러게 평소에 연습을 많이 했으면 좋았잖아요.” 하시는 샘 말씀을 뒤로하고 말이다. 덕분에 수평으로 톱을 집어넣고 따내는 방법도 손에 익힐 수 있었으니. 지금도 늦지 않았고. 남은 2주도 길다면 길으니, 기술을 더 익히기엔 충분하다.
 
5월 16일(목) 맑음
 
대보가 치목되니 보류해뒀던 동자주를 마무리해야 한다. 해서 한 팀은 대보를 또 한 팀은 동자주를 동시에 작업한다. 대보는 동자주가 들어갈 자리를 따내고 머리와 도리가 들어갈 자리를 톱으로, 끌로 파내고. 동자주는 대보 높이가 정해졌으니, 다시 동자주 높이를 조정한 후 대보와 맞물릴 장부를 만든다. 오전 내내 그리고 오후 내내 톱으로 따내고 끌로 마무리하고. 하루가 참말로 빠르다.      
 
5월 17일(금) 맑음
 
부처님 오신 날이다. 연휴에 좋은 날씨, 덕분에 아침부터 시외버스에 사람들이 가득이다. 월정사에 가시려는 할마시들부터 산에 가려는 중년의 아자씨들. 그리고 계곡으로 발 담그러 가려는지 바리바리 싸들고 타는 젊은 청춘들. 날이 날이니만큼 서서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톨게이트에서 별 말이 없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왔다. 어제 저녁 때쯤 많이들 내려갔겠거니 싶었는데, 스무명 가까이가 출석을 했으니 말이다. 뭐 그래봐야 좀 있으면 하나, 둘 어디론가 사라지고 늘 남아 있는 사람들만 있겠지만. 언제부터 이리됐는지 모르겠지만 좀 안타깝기도 하고. 좀 아쉽기도 하다. 좀 더 많이 얘기들을 나눌 수도 있고, 또 좀 더 같이 일을 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이제 2주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니 그런 마음이 더 생기는 것도 같다.
 
오늘로 치목해야 할 것들은 대부분 끝내야 한다. 대보도 그렇고 박공도 그렇고. 문선이며 창틀같은 수장재와 고주도 마무리를 해야 한다. 또 이래저래 신경을 써서 해야 할 일들이 꽤나 있다. 그래도 얼마 남진 않았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일이 척척 진행된다. 알아서 일손이 필요한 곳에 달라붙어 함께 하고. 샘 손짓 하나, 눈짓 하나에도 뭐가 필요한지 뭐를 해야 하는지 아니 그럴 수밖에.
 
오후엔 비계도 들어왔다. 대보도 마무리되고. 박공도 거의 다 만들어졌고. 고주는 아침에 손을 봤고, 남아 있던 수장재도 점심 먹고 끝냈으니. 다음 주 월요일부턴 기둥 세우고 본격적인 조립에 들어간다는 말이 이제야 실감난다. 비록 일주일이나 늦어지긴 했지만 내심 기대가 크고.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니 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려면 주말, 푹 잘 쉬어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3/05/18 21:35 2013/05/18 21:3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종보 치목 과정> 

 
4월 15일(월) 맑음
 
샘과 저녁을 먹었다. 첫날부터 같이 점심 먹으며 챙겨주던 상가주택 숙소 사람들과 함께. 술을 안 드시는 샘을 위해(?) 푸짐한 안주-송어회, 닭볶음탕 등등-를 놓고 3시간 가까이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샘으로부터 얘기도 많이 들었다. 나중엔 먼저 현장으로 나가게 된 동기 한 분과 강릉 사는 분이 함께 와 분위가 달아올랐는데.
 
아쉽게도 집에 갈 막차 시간 때문에 먼저 나서야했다.  
 
하지만 샘으로부터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기에 아쉽지는 않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곰곰 샘 말을 되짚어보니. “집을 짓는 것은, 한옥을 짓는 것은 바로 나무를 알아가는 과정이다.”라는 말은 꼭 되새겨야 함.
 
나무가 어떤 곳에서 자라 어떻게 해서 여기 이곳까지 오게 됐는지를 생각하자. 또 짧게는 십 수 년에서 많게는 반세기 이상을 자란 나무를.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르고, 켜고, 다듬는 걸 생각한다면. 또 그러면서도 고마워하거나 미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함부로 대하거나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건.
 
잘못돼도 크게 잘 못된 일.
 
그러니 앞으로도 항상 나무를 옮길 때고, 깎을 때고 나무에게 감사하고 미안해하며. 나무를 알아가야겠다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4월 16일(화) 맑음
 
모처럼 봄 날씨다. 지난 주 내내 찬바람에 눈이 오락가락. 이게 봄인지 도로 겨울로 가는지 모를 날씨가 계속됐는데. 오늘은 바람도 잠잠해지고 기온도 높아져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인지, 점심 먹고 나니 모두들 노곤노곤한 몸에 작업이 평소보다 조금 늦다. 하지만 것도 잠시.
 
새로 들어온 나무들을 하나씩 우마에 올려놓고는 척척 일을 해나간다. 어느 나무는 종보로 또 어느 나무는 도리 혹은 기둥으로 쓸 것인지를 샘이 말해주면. 먹줄을 놓고 홈대패로, 전동대패로 깎아나가니. 톱밥이 허리 높이까지 쌓인 곳도 생긴다. 정해진 시간이 조금 남긴 했지만. 잠시 쉬면서 다 같이 톱밥도 치우고 날도 갈고. 급할 것 없으니 틈날 때마다 정리도 해나가야 한다. 
 
4월 17일(수) 흐리고 비 
 
작업 시작 전, 체조 후 샘이 처마물매에 대해 설명해주는 시간이 있었다. 지금 실습으로 짓는 맞배집이 4치 5푼 물매로. 이를 기준으로 해서 물매를 어떻게 잡는지 구했으나. 절반은 알아들었을까. 샘 말로는 워낙 어려운 거니 생각날 때마나 물어보고, 또 샘도 여러 번 설명하고 얘기를 할 터이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라고 했으나. 처마를 그려나가는 데 있어선 당체 모르겠다. 음. 이해 못하는 거는 이해 못하는 거고. 샘 설명 끝나고 다시 대패를 든다. 그래, 지금은 대패라도 잘 해야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초새물매(처마물매) 잡기(1/10 축소)
- 물매는 4치~4치 5푼 사이이며, 4치 5푼 이상을 주지는 않음.
- 오량도리 거리가 6자이면, 6자에 대한 대각 거리인(곡척의 뒷면 이용) 8자 반 거리에서의 물매가 4치 5푼 물매임.
- 서까래 나온 거리가 3자 반이면 여기에 1자를 더한 거리가 추녀 길이. 즉, 4자 반.
- 서까래 굵기가 5치이면 추녀 굵기는 대략 7치 정도(약 2치~3치 굵게 함).
 
4월 18일(목) 비온 후 맑음
 
“빛이 있는 곳에 톱 길이 있다.”
“선이 있는 곳에 톱 길이 있다.”
 
오늘은 예정에도 없던 체인톱 사용 요령을 배우고 실습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깎아야 할 나무가 아직 들어오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여기 학교 아니면 4각, 8각, 16각으로 깎아가며 굴도리를 치목해볼 수 없듯이. 체인톱으로 판재를 켜거나, 구 또는 각 원목을 선에 맞춰 잘라내는 것 또한 지금 아니면 해볼 수 없다는 샘 생각에. 오늘 하루 종일 연습, 또 연습을 한 것이다. 게다가 다행히도 기둥으로 쓸 부재 길이가 꽤 여유가 있어 요령 피우지 않았던 사람들은 오후 내내 충분히 연습할 수 있었다.
 
4월 19일(금) 맑음
 
스케치업 시간이 끝나고 오후 시간 실습시간이 되니 사람이 절반도 안 된다. 어제 회식이 있다더니 후유증인가 싶었는데. 일부는 주말을 맞아 집으로 내려갔고 다른 이들은 서울에서 열리는 한옥포럼에 갔기 때문이란다.
 
사실 금요일이라는 시간만 아니었다면. 또 스케치업 강의만 없었다면 가보고 싶은 포럼이긴 했지만. 아직은 몸으로 익히는 게 더 낫다는 생각에 학교로 나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동기들이 갔다니 좀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오붓하게 모여 톱 사용법도 다시 익히고. 손대패날도 손보고. 샘이 손수 남경대패 만들라 사다 주신 박달나무 손도 보고. 나름 짭짤한 하루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3/04/22 21:28 2013/04/22 21:28
4월 8일(월) 바람 셈
 
지난 주 금요일에 이어 오늘도 도리 치목이다. 금요일에 4각 치목을 했다면, 오늘은 8각에 이어 16각 치목이다.
 
4각 치목시 정사각 선을 긋는 것, 먹줄을 놓고 깎아내는 게 보기보단 쉽지 않았는데. 8각에 16각으로 이어지는 선 긋기와 먹줄 놓기, 대패질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어느 게 깎아낼 면인지. 정팔각, 정십육각은 나오는지. 착각하고 틀리기 매우 쉽다. 해서 작업 속도가 더뎌도, 너무 더디다.
 
하지만 학교에서 아니면 언제 이런 방법으로 굴도리를 치목해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맞는지 틀린지 확인, 또 확인. 완벽은 아니라도 최대한 완벽에 가깝도록 치목해야 한다.
 
* 8치 굴도리 치목 요령: 정4각 → 정8각 → 정16각 → 손대패 순으로 치목한다.
* 이하 그림에서 mm는 치로 환산함.
  ex) 40.0mm→4치 25.0mm→2치 5푼
 
사용자 삽입 이미지<정4각>
① 좌, 우를 봐가며 들어가거나 나온 것을 감안해 중심점을 잡고 수평계를 이용해 수직선을 긋는다. 
② 반대편도 ①의 방법으로 수직선을 긋는다.
③ 다시 반대편에 곡척을 이용, 수직선을 기준으로 중심점을 통과하는 수평선을 긋는다.
④ 곡척을 이용해 십반으로부터 좌, 우, 상, 하 각각 4치 거리의 점들을 찾아 이들을 연결하는 수직, 수평선을 긋는다.    
⑤ 반대편도 같은 ②, ③, ④의 작업을 한다.
⑤ 깎아내야 할 면부터 나무를 90° 돌려놓고 수직으로 먹줄을 놓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정8각>
① 곡척을 이용해 십반으로부터 좌, 우, 상, 하 각각 2치 5푼 거리의 점들을 찾는다. 
② 곡척을 이용해 십반 중심점과 2치 5푼 거리의 점들을 각각 대각으로 연결하되, 중심점으로부터 각각 4치 되는 거리의 점을 찾아 90° 직각선을 긋는다.   
③ 반대편도 ①, ②의 작업을 한다.
④ 깎아내야 할 면은 역시 수직으로 먹줄을 놓는다.
* 먹줄을 놓을 때 선이 모자라 교차되는 선을 잡기 어려울 때는 곡척을 이용해 연장선(이 연장선은 중심점으로부터 나와야 함)을 만들어 사용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정16각>
① 곡척을 이용해 8각 모서리 가운데 하나와 중심점이 통과하는 대각으로 연결되는 다른 모서리와 연결하는 선을 긋는다.
② 모서리와 모서리, 중심점을 연결한 ①의 선에 중심점으로부터 각 모서리 쪽으로 4치 거리의 점들을 찾아 그곳에서 90° 직각선들을 긋는다.
③ ①, ②의 방법으로 모든 모서리와 중심점, 대각으로 연결되는 다른 모서리들을 연결하는 선으로부터 4치 거리의 점으로부터 90° 직각선을 긋는다. 
④ 반대편도 ①, ②, ③의 작업을 한다.
⑤ 깎아내야 할 면은 역시 수직으로 먹줄을 놓는다.
  
 
<손대패>
16각으로 치목된 부재의 각이 있는 부분은 전동대패로 각을 어느 정도 죽인 후, 손대패의 날을 빼 죽인 각부터 먼저 깎아낸다. 각이 진 부분이 다듬어지면 손대패 날을 넣어 각이 지거나 둥글지 못한 부분을 마무리하면서 최대한 둥글게 대패질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4월 9일(화) 바람 셈, 눈
 
오전엔 실습할 맞배집에 대한 설계와 물목 산출을 했다. 먼저 평면도와 단면도를 그린 후 소요되는 모든 부재를 뽑아봤다. 그러고 나서 각 부재에 대한 치수와 수량을 가지고 물목을 산출해보는 순서로 진행됐는데. 모눈종이에 단면도를 그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부연이니 연암이니 대공, 목기연 같은 부재들은 언뜻 해선 잘 떠오르지도 않고. 그러니 당연 치수 산출하는 것도 빠뜨리기도 쉬울 듯하다. 다행히 오늘 실습으로 대략적인 감은 잡았으니 그나마 다행인 셈. 샘이 늘 하시던 말대로 “차차 하다보면 다 알게 돼요. 지금부터 너무 그런 거에 신경쓰다보면요, 이거 하는 게 잘 안 되걸랑요. 그러니까요. 일단은 여기에 집중”하다보면 감을 넘어서겠지요.
 
오후엔 어제 하다만 굴도리 치목, 정 4각에서 정 8각으로, 다시 정 16각으로 만들어 깎아냈다. 4각에서 8각, 16각으로 갈수록 먹줄을 놓기 위한 작업이 복잡해지고 그만큼 시간도 많이 걸린다. 되레 대패질이 쉽다고 느껴질 정도니. 하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선이 먹으면 그만큼 각도 나오지 않고 다음 작업이 어려워지니. 

 

* 물목 산출 방법
ex) 장혀 9尺 × 30 × 50 수량 10개일 경우
→ 9 × 3 × 5 ÷ 12 × 10 = 112.5(사이)
* 12: 사이를 알기 위한 숫자로 공식과도 같은 수치임
 
 
4월 10일(수) 바람 셈, 눈
 
며칠째 날씨가 요란하다. 찬바람이야 늘 이맘때면 부는 거니 그러려니 싶어도. 함박눈이 내리는 데엔 혀가 차진다. 다행이 기온이 좀 있어 다행이지, 자칫하다간 길에 눈이 쌓일 수도 있겠다. 오늘도 오전엔 괜찮았건만. 점심 먹고 시작한 구들강의가 끝나고 평창구들마을로 향하는데. 첨엔 참 예쁘게도 온다, 싶다가. 다 둘러보고 다시 학교로 나서는데. 함박눈이다. 그것도 차 앞이 보이질 않을 만큼. 게다가 한 고개를 넘으면 눈이 오다가도. 또 한 고개를 넘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가 쨍쨍. 이거야 원. 도통 적응이 되질 않는다. 나름 일 년을 태백에서 살았는데 말이다. 다행히 끝날 시간엔 눈이 그쳤기에 망정이지, 폭설 뚫고 집에 갈 뻔했다.
 
* 구들은 바람이 시작되는 곳에 아궁이를 바람이 끝나는 곳에 굴뚝을 놓는다.
① 부넘기는 높을수록 좋다: 좁은 공간은 압력이 낮아지며 공기의 속도가 빨라진다.
② 개자리는 깊을수록 좋다: 공기가 뜨거워질수록 수분을 많이 함유하게 되는데 이 수분을 어느 곳에서 떨어뜨려야 하는데 이곳이 개자리다(차가워진 공기를 떨어뜨려야 함).
③ 굴뚝은 높을수록 좋다: 공기는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최소 처마 높이는 되어야 함).
※ 굴뚝개자리, 고래개자리는 함실바닥 또는 그 보다 깊어야 한다. 
 
 

4월 11일(목) 눈

 
대패날 가운데가 불렀다고 하셨다. 대패가 앞으로 갈 때 3인 깎이면 뒤로 갈 때 1정도가 깎여야 하는데. 앞으로 갈 때보다 뒤로 갈 때 더 많이 깎이는 것이 분명 가운데가 불렀다는 얘기다. 해서 날을 빼 확인해보니. 이런, 불러도 너무 불렀다. 어제, 오늘 열심히 숫돌에 갈아서 섰었는데. 날을 잘못 갈았던 건가? 우야 됐던 간에 다시 숫돌에 갈아 가운데만 죽이는 수밖에. 한 사람당 5분씩 잡고 돌아가며 갈자하고 한 순번 돌아갈 때쯤.
 
보다 못한 전 샘이 그라인더로 갈아준다고 달라신다. 냉큼 날을 드리니 금세 볼록하게 나온 가운데를 팍 죽여서 주신다. 오호, 이제 숫돌에 조금만 갈면 되겠거니. 다시 숫돌에 날을 얹고 싹싹, 쓱쓱 날을 가는데. 어째 날이 갈리는 건가? 샘 말로는 조금만 손을 보면 된다고 했는데 갈아도, 갈아도 처음 그 상태다. 날이 불룩하게 부른 체 말이다. 
 
다시, 보다 못한 샘이 나섰는데. 이런 이번엔 날을 잘못 갈아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숫돌이 잘못됐다. 다들 대패날을 가는데 숫돌 가운데 부분만 사용해서 갈은 탓에 숫돌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니 암만 날을 갈아봐야 양 끝에만 갈릴 뿐이지. 하는 수 없다. 숫돌도 다시 갈아 평평하게 만들고, 대패날은 다른 숫돌에 갈아야지.
 
결국 오후 4시부터 끝날 때까지 날만 갈게 됐다. 어떻게 보면 도리 한 면은 더 깎을 시간이라 아깝기도 하지만. 또 달리 보면 모든 작업 시작과 끝에 대패날을 확인하고, 갈고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또 날을 가는 것 하나만 해도 신경을 쓰고 또 써야만 제대로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하나도 아깝지 않은 시간이다. 서까래에서 도리 깎기로 넘어가면서 어느새 잊고 있었던 것 하나를 다시 되새긴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월 12일(금)
 
스케치업에 대해 신경 쓰지 않겠다, 마음먹었어도 그게 잘 되질 않는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한 순간 놓치고 나면 시간 반 가까이는 멍하니 샘 하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하니. 고역은 고역이다. 뭐, 스케치업 프로그램 자체가 어려운 거는 아니니. 시간 날 때마다 동영상을 들으면 따라잡을 수야 있겠지만. 지금은 몸도 피곤하고. 아직은 때가 아닌가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3/04/14 21:54 2013/04/14 21:54
사용자 삽입 이미지3월 11일(월) 맑음
 
한옥학교 첫날. 설렘 반, 두려움 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혼자 시간을 보낸 데다 이제껏 해오던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것이기에 그랬을까. 고용센터에서 계좌제 카드를 받고는 학교에 두 번이나 방문하면서 나름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그랬다. 그래도 자기소개 시간엔 평소 생각했던, 그리고 꿈꿔왔던 일을 동기들 앞에 다짐도 했고. 점심 먹을 때 서울에서 왔다는 한 동기와도 말을 트기까지 했으니. 절반은 성공한 셈.
 
게다가 “공포스럽지 않으세요?”라며 재미나게 ‘공포’를 설명하는 샘. 가만히 있어도 대목 포스가 풍기는 샘. 아마 한옥을 스케치업 프로그램을 이용해 설계를 하는 유일한 사람일 것 같은 샘까지. 짜임새 있게 꾸려진 교수진에, 60대 어르신부터 20대 젊은이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직업을 가졌던 이들이 한데 어우러진 동기들이 30여명이나 있으니. 나머지 절반도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다.
 
다만 11기까지 배출했다고는 하지만. 강의시간에 울려대는 학교 전화 벨 소리와 조금은 두서없이 진행되는 이론 교육 시간이.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기도 하고 안정적이지 않은 게 조금은 걱정이 되고. 또 점심은 각자 해결해야 하는데다 학교 청소에 커피 구입까지 학생들이 해야 한다는 게 조금은 성에 안 차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아침 6시부터 부산을 떠느라 점심 먹고 나면 급격히 졸리고 피곤해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3개월. 정신력으로 버티고 하나하나 배워나가면. 동기들 앞에 다짐했던 일을 몇 년 안에 할 수 있을 터이니. 함 한 번 해보자.
 
* 기둥과 기둥 사이의 거리: 9자 내외, 기둥 굵기: 1/10, 즉 9치(5자→5치, 9자→9치)
* 추녀: 서까래 크기의 1.5배
* 대보: 전면 처마도리에서 후면 처마도리까지 거리의 1/10
* 연골벽(당골): 서까래 간격. 4치(아무리 굵어도 4치), 가장 굵은 것 8치, 간격은 4치
* 보의 굵기: 기둥과 기둥 사이의 1/12~1/10(집의 길이)
 
 
3월 12일(화) 맑음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하루 종일 강의실에서 이론 강의가 진행됐다. 파릇파릇한 젊은 친구들도 오후가 되니 슬슬 풀어지는데. 50, 60 되신 분들은 어쩔까. 꾸벅꾸벅 조는 건 기본, 쉬는 시간도 5분 늘었다. 하기야 앉아서 하는 일이라면 자신 있었건만. 순간순간 멍하니 있을 때도 늘고, 좀이 쑤셔 몸을 뒤척뒤척, 목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안간힘을 써 봐도 4시부턴 시계만 보게 되는데.
 
아무리 생소한 용어들이 끊임없이 튀어나오고. 익숙하지 않은 척도법이 나오는 게. 귀에 잘 안 들어오겠기도 하겠지만. 눈이 오면서부터 그만 둔 운동부족에서 오는 체력 저하 때문인 듯. 마음도 피곤하고 몸도 피곤하지만 주말부턴, 아니 오늘 저녁부터라도 조금씩 몸을 움직여야겠단 생각이 든다. 터미널에서 학교까지 왕복 자전거야 겨우 20분 남짓이니 운동이라 말할 것도 아니니.        
 
* 전체 건축물 중 목조 건축은 1%, 목조 건축 중 한옥은 10%
* 20평 형 규모 한옥: 약 1만 2천 재(1재: 1치(3cm)×1치(3cm)×12자(3.6m))
* 원목의 크기 측정 / 길이 측정
크기: 말구(짧은 쪽)의 직경
길이: 원구 쪽의 짧은 쪽에서 말구 쪽의 짧은 쪽까지의 길이
* 물매: 지부의 낙수면이 이루어지는 비탈진 경사도(흘림)
싸다: 급한 경사도
뜨다: 완만한 경사도
 
 
3월 13일(수) 눈, 비
 
회장과 총무도 뽑고 4인 1조, 총 7조로 나누고 나니 자리가 잡히는 듯하다.
 
또래 끼리나 같은 숙소를 쓰는 사람들로 자연스레 모이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하곤 여전히 서먹서먹했었는데.
 
임원진 선출하고 건의사항도 하나씩 정리하고. 필요한 물품 목록도 만들고 연락망도 파악하고. 학교 여기저기 청소할 순번도 정하고.
 
이틀간 앉은자리에서 강의만 듣다 이런저런 말들도 하고 또 의견들도 내놓고 하니.
 
어딘지 모르게 그새 친해진 것 듯.
 
다음 주부턴 본격적으로 실습에 들어갈 예정이니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이만치라도 자리를 잡아야 순조롭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으니.
 
늦지 않게 딱 맞춰 일이 진행 것 같아 다행이다. 
 
* 장혀: 민도리집의 경우 장혀가 없는 경우도 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경우 하중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모가 큰 경우 보의 굵기나 크기, 간격 등이 넓고 크기 때문에 도리 만으로는 하중을 견디기 어려우므로 장혀를 넣는다. 장혀의 두께는 벽을 어느 정도의 두께로 할 것인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 처마곡이 있다 하더라도 빗방울은 기와골을 따라 흐르므로 가운데로 모이지 않는다.
*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대패는 몸 쪽으로 당겨서 사용하는 일본식임.
* 대패에서 중요한 것은 대패 몸체이며, 그 다음 덧날, 날이 잘 들고 안 들고는 그 다음.
* 본날과 덧날을 다 갈아 겹쳐 놓고 봤을 때 빛이 들어오면 대패 시 밥이 엉켜서 나오지 않는다.
* 창대패: 본날만 있는 대패로 매끈하지 않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3월 14일(목) 맑음

 
역시 이론과 실제는 많이 달랐다. 어제 오후부터 오늘 오전까지 꽤나 많은 시간을 대패에 대해 배웠는데 막상 오후 실습 시간이 되니. 전 선생님이 나서지 않으면 도무지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물론 배운 만큼, 아니 그 보다 앞서가는 사람도 있지만. 또 주문받아 온 대패에 문제가 좀 있기도 했지만.
 
선생님 손을 거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확연히 다르니. 아무래도 이러다간 선생님이 무지 바빠질 듯하다. 더구나 사람이 많아서인지. 분명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먼저 시작하는 사람.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 저렇게 하는 사람. 정해진 수업 시간이 애매해지니 아무렇게 누군 쉬고 누군 하던 거 하고. 대패 하나가지고 이러니 원형톱이니 전기톱 가지고 하는 실습에 어쩔까 걱정도 된다.
 
아무래도 선생님 말로는 일주일을 꼬박 대패날만 갈아야 하는 곳도 있다던데. 그만큼은 아니라도 대패 하나만 가지고도 며칠은 꼬박 연습도 해야겠고, 더 배우고 혼도 나야겠지 싶은데. 가만 보니 학교장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그렇고. 너무 무른 게, 일을 이렇게 만드는 것 같기도 싶다. 물론 영 손재주 없는 사람들이 더디게 만드는 것도 있고.
 
* 대패질 요령:
① 원구 쪽을 앞쪽으로 말구 쪽을 뒤쪽으로 놓는다.
② 부재와 몸을 평행하게 한다.
③ 말구 쪽부터 시작해서 원구 쪽으로 해나간다.
 - 대패질을 처음 시작할 때 생기는 자국을 지워 마감하는데 용이함
④ 대패가 끝나는 부분은 옆구리에 오게 한다.
⑤ 몸을 굽힘과 동시에 팔을 뻗고 당기면서 몸을 같이 움직인다.
* 곡척: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는 곡척법을 쓰지 않기 때문에 일본에서 만든 것을 사용.
* 장척: 긴 부재의 치목 시 유용하게 사용됨.
* 이동스퀘어: 깎아낸 홈이 직각을 이루는 지 확인 하는 데 쓰이며 45° 각을 그리는데 유용하게 사용.
* 자유자: 자유롭게 각도를 잡을 수 있어 선자서까래 치목 시 거의 필수적으로 쓰임.


 

사용자 삽입 이미지

 

 

3월 15일(금) 맑음

 
오전 실습 시간엔 대나무를 쪼개 먹칼을 만들었다. 보기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대나무의 단단한 쪽을 가늘게 대패질을 해야 하는데다. 가늘게 쪼개는 데 쓰이는 도구 명칭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끌로 최대한 가늘게 쪼개기 위해 눈을 크게 부릅뜨고 신중히 작업을 해야 한다. 거기에 다시 끌로 둥글게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게 또 대패날 세우는 것 마냥 쉽질 않다. 결국 한 사람 당 2개의 먹칼 만들고 나니 먹줄 놓기는, 전 선생님 시범만 보고 실습은 진행하지 못했다.
 
오후엔 스케치업 강의가 진행됐다. 이미 동영상 강의를 들은 사람들은 능숙하게 강의를 따라가지만. 나이가 좀 들어 컴퓨터에 능숙하지 못하거나. 미처 강의를 듣지 못한 사람들은 좀체 진도가 나가질 못한다. 가뜩이나 익숙지 않은 프로그램을 쓰는 데다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기만 해도. 어김없이 다음 일을 진행하지 못한다. 한두 번 그렇게 되다보면 결국. 손을 놓고 강의만 듣는 상태가 된다. 아니면 강의와 상관없이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아무래도 강의 속도가 너무 빠르지 않나 싶다. 강의를 하는 입장에선 최대한 쉽고 천천히 한다 해도. 처음 스케치업을 접한 사람으로선 쉽지 않으니. 물론 그렇다고 가장 늦게 이해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잔 건 아니다. 하지만 최소 절반 이상은 이해하고 따라 할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어쩔 수 없다. 주말에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보충해야지.
 
* 먹칼 만들기
: 대패로 3mm가 되도록 깎아낸 후 끌로 처음 1mm, 이후 최대한 얇게(약0.5mm 내외) 쪼갠다. 마지막으로 끌을 이용해 쪼갠 부분을 둥글게 다듬는다. 
 
* 먹줄 놓기: 7치로 깎기
① 좁은 쪽은 중심에 맞춘다.
② 넓은 쪽은 나무가 들어가고 나온 상태를 잘 살펴보고 들어간 곳을 염두에 놓고 줄을 맞춘다.
③ 수평계를 이용해 수직선을 긋는다.
④ 나온 쪽을 먼저 3치 5푼을 잡고, 들어간 쪽도 3치 5푼을 잡는다.
⑤ 반대쪽은 나온 쪽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들어간 쪽을 먼저 3치 5푼 잡다.
⑥ 먹줄을 놓을 때 나온 쪽 모자란 부분은 각대를 대고 3치 5푼을 맞춘다.
⑦ 양쪽 먹선을 이어 먹줄을 놓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3/03/17 16:49 2013/03/17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