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수출하는 나라. 죽음의 기술을 ‘녹색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나라. 어때요. 이만하면 MB식 ‘녹색성장’이란 게 뭘 뜻하는 것인지 확실해지지 않았습니까. 그래요. 자동차 100만대 수출에 맞먹는다며, ‘녹색외교’의 쾌거라며, 호들갑들을 떠는 게 결국 핵발전을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입니다. 그러니요. 

 

굳이 1986년에 발생했던 그 저주의 체르노빌 핵발전소를 들먹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또 핵폐기물 처리를 둘러싸고 지난 20여 년 동안 벌어졌던, 1980년대 말 안면도, 1990년대 중반 굴업도, 2005년의 부안들을 돌아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단지 핵테크놀로지에 대한 경배와 찬양이 MB이 말하는 ‘녹색’이라는 이름아래 행해지고 있다는 게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그리고 2MB이 말하는 ‘녹색성장’이라는 것이 결국 죽음의 기술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 그러니요. 한 가지만은 귀찮더라도, 아니 지금부터라도 꼼꼼히 챙겨봐야 할 것이 있는데요.  

   

지금 국회에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이라는 게 제출돼 있습니다. 현재 법안심사소위원회까지 통과됐으니 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머지않아 국회를 통과할 겁니다. 헌데 이 법안 말이지요. 물산업 민영화, 탄소배출권 거래제과 같은 문제들은 둘째치더라도 말이죠. 이 법안에 대한 논의가 오가는 과정에서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규정하는 문구는 삭제됐지만 말이지요. 핵에너지에 대한 위험성과 그로 인한 정치-사회적 갈등들을 무시하면서까지 원자력 산업 육성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핵발전을 녹색성장의 주력산업으로 삼고 있는 것이지요. 쳇. 상황이 이러하니 2MB이 어찌 UAE까지 날아가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원전 수출과 관련해 뒷얘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막판 협상과정에서의 여러 과정들을 소개하면서 이번 ‘쾌거’에 대한 성과를 한껏 부풀리기 위해서지요. 헌데요. 그 호들갑들 속에요. 이번 일이 아니었으면 몰랐을텐데요. 이미 UAE와 군사교류협력 증진과 방산협력에 기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군사협력협정’을 재작년에 체결한 바 있는데요. 이번 협상과정에서 글쎄. 양국이 기존보다 확대 심화된 군사협력을 맺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결국 이번 원전 수출이 ‘죽음’의 기술을 수출하는 것이라는 걸 여지없이 또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이래저래 죽음을 수출하면서 국방장관에 대통령까지 나서는 나라. 어찌해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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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8 21:23 2009/12/28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