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해방 후,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를 둘러싼 투쟁은 참으로 힘겨운 것이었습니다. 테러와 암살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급기야 수백만 명이 죽어야만 했던 참혹한 전쟁까지 일어났으니 말입니다. 어떤 이들은 한반도가 가진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이었다고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은 독립이 이런 비극을 낳았다고도 합니다. 아니 ‘어버이 연합’ 어르신들 말마따나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처절한 과정”이었을 지도 모르지요.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으로 이 사람을 빼놓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물레와 다 헤진 삼베옷으로 상징되는 사람. ‘비폭력’과 ‘평화’를 외쳤던 사람. 소금행진과 단식으로 몸소 실천을 해나갔던 사람. 바로 간디입니다.
 
인도 역시 영국 식민지로부터 해방 된 이후,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를 놓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어떤 이들은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서구와 같은 산업주의를 일으켜야 한다고 했고. 또 어떤 이들은 강력한 중앙집권적 정부를 세워 근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도 했지요. 물론 서구 산업주의 혹은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얘기한 사람들도 있었구요. 이때 간디는 이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길을 제시하고 나섰는데요. 이 부분에서 우리는 이제껏 알지 못했던 간디와 마주하게 됩니다.
 
․ 자급자족: 모든 국가는 가능한 한 최대한도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방도를 취해야 한다. 이것만이 시장과 음식과 천연자원을 무한정 요구하고 그 결과로 전쟁도발의 위협을 언제고 내재시키는 긴장과 자극을 최소한도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다.
 
․ 지역사회: 국가생활의 기초단위는 마을이나 시장이 있는 면과 같은 작은 지역사회라야 한다. 사람들이 지방 경제생활의 조직과 깊이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에 정치가 지방적이고 활발한 그런 사회 내에서만 진정한 정치적, 경제적 자유와 개인적 의무가 있을 수 있다.
 
․ 과학: 과학은 작은 부락 사회 내에 있는 작은 산업단위나 길드가 사용하기에 적합한 기구나 기계를 고안하고 제작하는 데 활용되어야 한다. 그래서 개인의 의무와 창조적인 기회 그리고 협동이 모든 마을 사람들의 권리가 되고 최대한도로 실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교육: 그러한 사회를 건설하려면 명상과 예배를 포함하여 서로 관련이 있는 가치를 분별 평가하고 그 가치를 깨닫게 하는 방법, 즉 삶을 사는 태도까지 가르쳐 주는 교육을 먼저 실시하여야 한다.  pp.111-112
 
<사회혁명가 간디 Gandhi Bible>는 1987년에 초판이 나온 오래된 책입니다. 우리 사회에 간디를 소개하는 책으로는 꽤나 오래된 것인데요. 간디가 옥중에서 아슈람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비롯해, Bible이라는 영제(英題)에서 알 수 있듯 사상과 철학, 행동, 실천이 골고루 담겨 있습니다. 또 몇 가지에 불과한 조건이지만, 위에서 얘기한. 인도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 것인가, 라는 고민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원칙들을 이해하자면.
 
간디에게 ‘사회주의자’이니 혹은 ‘민족주의자’이니 하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는 것이 옳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아니 간디의 사상과 철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걸 드러낼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책은 간디를 이해하는데 있어 좋은 길잡이임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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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4 13:03 2011/08/04 1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