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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월) 흐림, 비
 
비가 오락가락한다. 그것도 일하려고 올라가면 내리고. 비 피해 일하려고 내려가면 안 오고. 결국 이매기평고대를 걸기 위해 부연 몇 개만 박고. 옥외실습실에서 박공 만들다 끝났다. 이번 주면 교육도 다 끝나는데 내일까지 비라니. 얼추 조립하는 거는 박공 달고, 목기연 걸면 다하기는 하지만. 수, 목, 금 이렇게 3일에 해체까진 어렵겠고. 마지막 하루는 실습실 정리하는 데 써야 하니. 음, 시간이 쪼매 부족하군.
 
5월 28일(화) 비 조금
 
많은 비가 온다고는 했는데 다행이 날만 잔뜩 찌푸리기만 하다. 그래도 언제 쏟아질지 몰라 서둘러 부연도 박고, 이매기도 걸고, 부연착고까지 끼우고 밥 먹고 오니. 그제야 장대비가 내린다.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보며 쉬엄쉬엄 박공 만드니. 오늘도 금방 하루가 간다.
 
5월 29일(수) 흐림
 
오전에 마저 박공 달고 목기연 박고. 오후에 쉬엄쉬엄 남은 목기연 박고 개판 걸으니 송별회 갈 시간. 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잔을 기울인다. 2차에, 3차, 4차, 5차까지 갔다고들 하던데. 다들 괜찮을까. 
 
*  박공이 서로 맞닿는 제일 윗부분에 걸리는 목기연 깊이는 맞닿은 곳에서부터 잰다.  
 
5월 30일(목) 맑음
 
어제 송별회 여파로 출석률이 저조할 줄 알았는데. 출석을 부르고 인방을 끼우는 데도 사람이 줄질 않는다. 더구나 점심 먹고 실습실을 정리하고 청소할 땐 아침보다도 더 많다. 말은 안 해도 다들 서운하고 아쉬운가보다. 삼삼오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얘기도 나누고. 자기 사는 곳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도 하고. 내일이 수료식이란 게 믿기지가 않는다. 참 빨리도 갔다. 3개월.
 
* 하인방 아래 끼우는 쐐기는 양쪽 모두 끼워야(사선으로 잘라 세워 끼운다) 나무가 틀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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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금) 맑음
 
사람이 매일 하는 행동 중 40% 정도는 습관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익숙한 것들을 버려야할 땐 망설이게 되고 두려움 같은 것이 생긴다. 더구나 나이를 먹으면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아침 5시 50분이면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양치하고 볼일보고. 40분이되기 전에 집을 나서 302번 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사람이 없으면 창구에서 많으면 자동발매기. 50여분을 달려 진부터미널에 도착하면 자전거로 갈아타고 학교로 향한다.출석체크 카드로 출결을 확인하고 커피 한잔을 마시면 출석 부르는 샘 목소리가 들린다. “꽝이에요?”, “화장실은 출석 부르고 가면 안 되나요”.
 
지난 3개월간 아침 광경인데. 혹 다음 주 월요일, 나도 모르게 버스에 오르고 있을 지도. 그만큼 이마저도 너무나 익숙해져버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공구를 챙겨 실습실로 가고 뭐든 일이 있으면 대패며 끌로 이리저리 파내고 깎고. 잘 보이지 않던 사람도 오늘은 어딜 가셨나 서로 묻기도 하고. 늘 그 자리에서 일을 하던 사람이 보이질 않으면 찾게 되고. 
 
다들 수료라는 기쁨보단 이별이라는 아쉬움과 미련에 망설인다. 여기저기 사진들을 찍고 다음에 꼭 다시 보자는 말들을 나누고. 취업이 결정된 이들은 그들대로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 하며, 집을 지으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겐 꼭 부르라고 당부도 한다.
 
짠 한 마음에 강릉까지 짐을 옮겨주는 사람도 있고. 이별을 앞두고 며칠간 술로 지샜던 이들도 있고. 사람 사는 곳이라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이 있었어도 마지막엔 악수를 나누고. 샘들에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사람도 있고. 며칠 더 머무르겠단 사람까지 있으니.
 
40%에 얼마나 차지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습관처럼 돼버린 행동들, 생각들이 조금은 버겁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 또한 당연한 일. 좋은 추억들만 간직하고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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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3 12:05 2013/06/03 12:05

4월 29일(월) 바람 셈

 
아침나절엔 비가 내리더니 낮부턴 바람이 세다. 세도 그냥 센 정도가 아니라 날리는 톱밥에 눈을 못 뜰 정도다. 덕분에 기둥 12개 면을 면대패와 자동대패로 잡아내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언제부턴가 늘 보이던 얼굴만 보이는 것도 일을 더디게 만들기도 하지만. 날씨 탓도 은근 무시 못 할 만 변수다. 날짜를 따져보니 다음 주 정도까진 모든 부재를 다 깎고 다듬어내야 하는데. 나무 들어오는 속도도 느리고. 암튼 샘이 조급해 하는 게 이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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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화) 바람 셈
 
토요일, 일요일 쉬지도 않고 놀고. 어제는 바람을 종일 맞았더니 결국 몸이 탈났다. 콧물에 목이 칼칼. 다행히 끌로 기둥 인방자리만 파내면 되는 일이라 쉬엄쉬엄 했지만. 또 원형톱으로 파낼 자리를 만드는 일이라 크게 몸을 쓸 일이 없었지만. 빨리 집에가 쉬어야겠다. 이러다 큰 부재 들어오면 큰일이니.
 
5월 1일(수) 가끔 비, 맑음
 
오전엔 기둥 인방자리를 끌로 파내다, 홈대패로 문선자리 따다 망치면 이름 적는 실명제 얘기에 주눅 들어 한쪽을 뭉개놓고. 오후엔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서 수압대패와 자동대패로 면을 잡고 두께를 일정하게 깎아내는 작업으로 만회하려 했는데. 꽤 무거운 나무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 둘이 들으면 가뿐히 들리는 것들이라 힘이 들지 않았지만. 맑은 하늘에 비가 내리기도 하고 갑자기 돌풍이 불기도 하는데다. 나무를 여러 번 들었다 놓았다 하는, 비교적 단순한 일이었는데도. 다 끝내고 나니 그새 일과 시간이 끝나버렸다. 일에 집중해서인가? 원래 시간이 좀 걸리는 일이어서인가? 만회가 됐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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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목) 가끔 비
 
결국 오후에 조퇴를 했다.
 
오전 내내 몸살 기운에 난롯가에 있다가 겨우 인방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눈 구경만 하고. 점심 먹으로 읍에 나갔다 병원 들러 주사한대 맞고. 먹히지 않는 밥, 약 먹어야 한다는 일념에 구역, 구역 밀어 넣고는. 끌 챙겨달란 전화 한통 남기고 강릉행 버스에 올랐으니.
 
그저께부터 괴롭히던 감기 몸살에 무릎을 꿇은 셈.
 
하지만 모쪼록 쉬기로 한 것, 주말에 식구들이 오긴 해서 쉴 수 있을 지 걱정이긴 하지만. 주말까지 푹 쉬기로 하고 대관령을 넘으니 그래도 아침보단 조금 나아지는 듯.
 
암튼 월요일부턴 다시 힘을 내야겠지.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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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6 21:23 2013/05/06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