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코메디에 대한 추억

어릴 적 심형래, 임하룡, 맹구(그의 이름은 기억이 안 난다...) 등이 출연하던 코메디 프로그램을 즐겨봤었다.

 

하지만 지금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개콘(개그콘서트)나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코메디 프로그램은 거의 보지 않는다.

 

이 프로그램들이 모두 내가 보기 힘든 시간 대에 방송된다는 물리적 이유도 있지만

그 프로그램들 속엔 굳이 내가 시간을 내 보고 싶을 만큼의 동인이 없다.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왜 재미가 없나...

 

'웃음' 이란 것만큼 맥락과 상황(소위 콘텍스트)이 중요한 것도 없다.

 

그래서 '웃음'은 곧 '문화'다. 



어린 시절의 심형래 등이 했던 코메디는 슬랩스틱 코메디였다. 업어치고 넘어지고 메치고....

 

슬랩스틱 코메디의 미학은 '자학'이다. 자기 몸이 깨지면서, 자기가 바보가 되면서, 자기를 낮추면서 남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다. 다른 연기자들은 우리 주인공 바보가 넘어지는 상황을 만들기까지 스토리를 만드는 보조자였다. 보는 이들은 때론 무대 위의 바보를 비웃기도 하고 때론 그의 바보스러움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반면 요즘 유행하는 많은 코메디는 '가학'과 '피학'의 코드를 무대 안으로 끌어들였다. 떼로 몰려나와  제일 덜 떨어진 한명을 다른 연기자들이 놀리면서 웃음거리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관객(시청자)들은 '가학'과 '피학'의 장에서 한발 멀어진 관찰자다. 특히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못생기고 뚱뚱한 여성과 예쁘고 날씬한 여성을 비교하면서 웃기려 하는 코메디다. 

 

이런 변화가 무얼 의미한다고 규정지을 능력은 없다. 물론 과거의 슬랩스틱 코메디도 지금 다시 보라고 하면 마찬가지로 재미없어 하겠지만 요즘 코메디는 너무 잔인해서 도저히 못 봐주겠다.

 

오늘 아침 국민일보에 실린 '우찾사'라는 엄청난 만평을 보고 떠오른 생각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