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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8
    '초록'은 그저 색깔일뿐인가
    평발

'초록'은 그저 색깔일뿐인가

* 민중언론 참세상[“‘작가주의 초록’과 단절..연대?통합 적극 고려”] 에 관련된 글.

 

 

환경주의나 환경운동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환경운동도 환경주의 운동도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내가 지지하는 진보신당은 녹색후보를 내놓지 못했다고 핀잔을 듣고, <참세상>에서는 초록정치연대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싣고 있다.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상종가를 치고 있는 희귀한 상징재라고나 할까.

위의 기사를 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초록'이나 '녹색' 영역에 대해 내부로 향하는 시선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다음은 초록의 가치가 과연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아우를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앞의 것은 운동권내에서 초록이나 녹색이 지니고 있는 기득권에 대한 문제제기고 뒤의 것은 초록의 정치화와 관계된다.

 

아주 짧은 생각이지만, 위의 두가지 질문을 가지고 인터뷰를 차분차분 뜯어보려 한다. (605)



우선, 시작부터 보자. 댓글로 말이 많은 기자답게 질문도 상당히 정치적이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 

한국사회당과의 초록정치위와 진보신당과의 초록네트워크는 위상에 어떤 차이가 있나. 초록정치연대는 진보신당보다 한국사회당에 더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질문이다. 뭐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기자는 사람아닌가? 그런데 이건 유도질문 아닌가? 어쨋든 이에 대해 답을 하면서,

한국사회당은 쉽게 말해 소수자고 약자다. 진보정치 진영 내에서 민주노동당이 주류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들은 비주류로서 설움을 많이 겪었지만 그 과정에서 진보가 뭔지, 사회주의가 뭔지 모색하고 성찰할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본다.

 

라고 언급하고 있다. 아니 언제부터 소수자나 약자의 개념이 상대적이고 미시적으로 바뀌어 버리고 말았나? 우리집안에선 나혼자 남자니까 난 소수자고, 사무실 남자들 중에선 힘이 가장 약하니깐 난 약자인가? 

아니 정치적으로 볼 때에도, 그럼 친박연대는 소수자이고 약자인가? 이것 너무 우스운 코미디 논법아닌가? 그냥 정책면에서 건강하고 함께 할 만하다고 말하면 되지, 약자여서 소수자여서 생각이 건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도인' 흉내로 보인다.

어쨌든 지나가자. 아직 본론이 아니다. 초록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는 부분은 다음부분이다.

초록은 노자대립이 우리 사회 핵심적인 모순이라 보지 않는다. 노자대립도 우리가 안고 있는 주요 모순 중 하나지만 환경 위협도 우리가 안고 있는 전선 중 하나다.

노자대립을 제일 모순으로 보는 사람에게는 우리가 전혀 함께 할 수 없는 세력과 연대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진보가 해결해주길 바라는 국민의 메시지는 노자 문제로 용해시킬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

 

그런가? 나도 노자갈등이 모든 문제를 덮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답변자는 너무 나이브하다는 인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노자갈등 혹은 계급갈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내재적이다. 이는 모든 문제가 노자갈등을 해결할 때 해소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문제자체가 그렇게 직조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는 초록의 문제라 해도 다르지 않다. 개발이데올로기는 바로 자본주의적 모순에 기대고 있지 않나? 이도 아니라면, 우린 채렵사회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난 이런 초록의 정신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금, 한국지형에서의 초록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초록이 지나치게 현실정치에 빨려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위원장 직위를 떠나 초록정치연대의 한 활동가로서 전 찬성하지 않는다. 진보의 재구성을 요구받는 것은 진보가 우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국민에게 현실적인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초록 정치에 대한 재모색이 필요하다. 반성 중 한 가지는 기존 초록이 ‘작가주의 초록’이었다는 데 있다. 초록에게 이론적 정합성은 있지만 국민들의 현실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었다. 우리는 그에 대한 모색을 해야 한다. 

 현실 정치에 귀 닫고 우리 내부만 바라보고 정치를 할 수 없다. 진보 내 다양한 정치 세력과 부딪치고 토론하며 적어도 2년 내, 2010년 안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기회로서 ‘진보의 재구성’이 떠오른 것인데 우리 정치만 한다는 것은 한가한 발상이다. 주요섭 전 집행위원은 초록이 기존 진보와 차별화된 ‘등대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에 반대한다.

 

 흥미로운 것은 인터뷰 내내, 환경운동연합이든 녹색연합이든 시민사회영역을 넘어 사회적인 녹색의제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세력에 대한 평가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무조건 초록의 가치가 중요하고, 자신들은 그것을 해결한 해법을 가지고 있다는 자기 최면식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그럼, 묻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인촌 장관은 10년도 넘게 환경단체에서 활동해왔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초록의 가치와 당신들의 가치는 다른가?

 

이미 대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환경재단의 문제에 대해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회에서 초록의 의제만 퍼뜨릴 수 있으면 도구와 과정은 어찌해도 상관이 없는가?

 

참 답답하다. 구의원까지 해봤다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보고싶은 것만 보는 정치비젼을 가질 수 있는가?

 

난 진보신당 당원으로서, 모든 정책에 녹색이 녹아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빨간색과 녹색은 따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공동체는 중요하지만, 그것을 옭죄고 있는 국가의 문제에 눈을 감는다면 정치적 무능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초록정치연대는 제갈길을 갔으면 한다. 참, '영성'에 기대는 '그노시시즘'은 좀 버리면 안되나? 그러다 초록교단이 만들어질까 두렵다.

 

참, 구태여 구분하지 않았는데 앞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자.

 

1, 초록 내부로 향하는 시선이 없다. - 맞다.

2. 초록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넓을 수 있나 - 그렇다

 

난 위의 답안지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초록정치연대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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