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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4
    촛불의 이해득실
    평발

촛불의 이해득실

아무래도 말들이 쏟아지는 형국인지라, 여기에 한 스크롤을 얹는다고 티도 안날 지경이다.

그러니, 읽고 읽는 수 밖에. 하지만 2mb의 오만한 반격이 예정되어 있는 작금의 상황은 다시금 머리를 굴리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궁금했다. 당최 촛불정국에서 이익을 본자와 손해를 본자가 누구냔 말이다. 모든 것이 '선택이론'에서 와 같이 이해관계에 따른 합리성에 근거하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향후 정국의 '예상'을 하는데 나름의 기준을 삼기위함이다. 뭐, 술판에서 흔히 있는 감상비평을 벗어나진 않겠지만.

 

1. (다시) 최장집과 하승우

 

뭐, 대응하기가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이 대립항 밖에는 없다. 최장집은 얼마전 퇴임을 하면서까지 '정당의 제도화'를 유언으로 남겼다. 그가 쓴 '이명박정부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게되나?'(비평, 2008년 여름)를 보면 그의 생각이 잘 정리되어있다.

 

쉽게 보면, 원래 정치제도는 운동-제도-권력의 세개항으로 구성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당이 개판이라 운동-권력의 직접적인 관계에 놓여있다. 이런 이면엔 과도하게 집중된 '대통령의 권력'이 있다. 따라서 의원제 개헌이 필요한데, 당장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 정당체계부터 운동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정도. 반면 하승우는 촛불을 그간 정치과정의 단절이 아니라 연속성에서 볼 것을 주문한다. (이는 매우 의미있는 반전이라고 생각한다.)[MB없는 대한민국을 상상하자] 그리고 시민들의 직접행동이 최초의 공식적인 시민성을 획득한 이번 사건에 주목하자고 말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제도정치는 기본적으로 배제의 원리가 작동한다. 그런데 이번 촛불은 배제되었거나 배제될뻔한 것들이 날 것으로 등장했다. 제도가 이를 포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직접행동에 기반한 새로운 정치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제도 정치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불필요하니 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정도.

 

재미있는 것은 한동안 악명을 떨치던 '다중'이 화려하게 등장했다는 것이며, '집단 지성'이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 다중과 집단 지성

 

개념은 구별 지음을 통해 확정된다. 그러니까 다중은 다중이 아닌 것과 구분되고, 집단 지성은 집단지성이 아닌 것과 구분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뭐 대략 '이 정도?'식의 가늠으로는 공허한 말장난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내 생각으론, 다중과 집단지성이 가지는 엄청난 포용력(설명력이라고 해도 좋겠다)은 그것이 기본적으로 사후적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고 본다. 무엇이 다중이고 무엇이 집단지성인지는 사후에 명명되는 것이다. 또한 하승우는 민중 대신 다중을 주장하지만, 민중이라고 불리던 대상이 어떤 질적 도약을 통해 다중이 되었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부적절하다. 역으로 다중이라고 불리었던 것이 민중도 될 수 있고, 대중지성이라고 불렸던 것이 대중독재의 근거가 되기도 할 테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최장집과 하승우의 차이는 분석과 해설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3. 조중동과 한겨레, 그리고 경향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한겨레와 경향의 차이를 많이 느끼는 편이다. 뭐 표현이 우습긴 하지만 한겨레는 여전히 계몽적 성격이 강한 '선동성'이 있는 반면, 경향은 르몽드나 네이션과 같이 '지성지'의 포지션을 갖는다고 본다. 그래서 한겨레는 당파성이 존재하고, 경향은 유연한 균형감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최근 <시사인>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6% 가량이 구독하던 신문을 바꿨는데 첫번째가 한겨레로 바꿨고, 두번째가 동아일보로 나왔다(뭐, 이런 병~~ 똥차 피한답시고 쓰레기에 처박히는 센스하곤). 재미있는 것은 경향으로 옮겨간 이들이 너무 적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내부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경향 걱정을 더한다. 왜냐하면 완전 위기라는 설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 미움 받고 있지, 돈 될만한 광고는 안들어오지...

 

(흥미로운 건 경향은 최장집과 겹치고, 한겨레는 하승우와 겹친다는 것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으로만^^)

 

4. 어쨌든 맞짱의 시간이 오는 걸까?

 

그런데, 제도정치의 안정화든 직접행동의 다양한 가능성이든, 당장 싸움을 걸고 들어오는 2mb와 어떻게 대응할까가 문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고? 역시 보수 우익의 레토릭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정체성은 움직이는 거야라고 누군가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젠장!!

 

촛불의 피로감이 그 특유의 천민성때문에 청와대의 귀족적 피로감보다 빠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춧불들은 돈을 써가며 거리에 있지만, 청와대나 정부에 있는 놈들은 어떻게 뻐기든 한달에 한번씩 꼬박꼬박 세금을 받아가지 않는가? 당최 피로감이 쌓일 이유가 없는 거다.

 

누군가, 6월 28일에 150만이 모이자고 격문을 썼다.

 

난 리니지 등의 온라인 게임을 하진 않지만, 공성전에 돌입할 때의 긴장감이 이런 것인가 싶다. 아자 아자.

 

참, 그래서 최장집과 하승우 중 누구냐면 머리는 최장집, 심장은 하승우... ^^ 안될까? 신문은 경향이 많이 컷으면 한다. 폼나는 지성지로... 음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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