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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5
    날씨는 왜 이렇게 쌀쌀한거야!
    평발

날씨는 왜 이렇게 쌀쌀한거야!

유난히 날이 쌀쌀하네.

지난 주에 봄이 왔다고 겨울옷을 처박아넣었는데, 아침 출근 전에 그 곳에 눈이 계속 가더라구.

"저걸 꺼내 입어? 그래도 너무 두꺼운데 민망하잖아?" 갈등하다 결국 '그냥 가자'면서 나왔는데, 그 생각은 집앞을 나서면서 꺼내문 담배에 불을 붙이기도 전에 후회가 되더라구.

지금도 그 때 다시들어가서 옷을 갈아 입고 나올걸하곤 해. 참 사람이란 부질없는 생각에 끝간데 없어.

요즘 <진보넷>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면, 솔직히 무섭더라.  아직도 계속되는 싸움들, 그리고 각각의 치열함들. 그에 반면 나는 늘어질 대로 늘어진, 말년 병장 나부랭이처럼 '에헤라'하는 삶이 계속되고 있거든.

물론, 아이가 둘에 당장 먹고 살길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말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족안에서는 아빠이지만 여전히 난 나로 남아있는 부분이 있는 걸 뭐.

엇그제, 일요일 날 아내에게 '아빠와 남편 말고, 그 전에 나는 어디로 갔을까?'라고 물어봤더니, '덜 바쁘냐'고 갈구더군. 하하하^^ 괜한 말을 해서 마님의 속을 긁어 버린 꼴이 되었지 뭐야.

어떤 시인이 그러더라. 오해가 가장 완벽한 이해하고. 남이 내게 하는 말을 '어, 그건 오해에요'라고 반응하게 될 때 사실은 '그건 내가 숨기고 싶은 부분이에요'라고 말하는 거래.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결국 산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오해를 받기 위해가 아닐까.

남들보다 낫다는 말, 아직 변하지 않았다는 말들을 기대하는 내가 사실은  남들보다 좀더 낫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고, 변하고 싶은데도 계속 멈춰서 있는 나에 대한  덧칠이 아닐까 하는 거지.

해야 할 일과 해야만 하는 일들이 많이 있음에도 여전히 제자리를 맴맴 돌고 있네.
이제 30대 중반인데, 돌아서려면 지금이어야 한다고 계속 생각하는데, 그냥 길 한가운데 서서 발치의 돌맹이만 건들고 있는 꼬락서니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뭘 해야 할까. 이렇게 살아도 좋은 걸까. 내 등을 떠미는 생활이란 것에 이렇게 휩쓸려가도 괜잖은 걸까. 정말 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걸까.

날씨가 잔뜩 흐린 날,

멀리 낙동강 근처에서 경부운하반대 순례를 하고 있는 이가 봄비 소식이 담긴 메일을 보내오고,

이젠 지역활동가라는 명함이 어울리는  형이, '잘 지내냐'고 전화오고,

군대에서 친해진 8살 밑 늙다리 대학생 '선임병'이 인턴으로 취직했다고 알려오고...

이렇게 일상은 계속되는데. 난, 여기서 뭐하지?

술 마시는 자리가 아니라 그야말로 '술자리'를 찾기도 어려워진 요즘.. '뭐 다들 바쁘니' 하더라도, 난 도대체 왜 이 모양이냔 말이다.

아! 가판의 오뎅이 너무나 먹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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