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사는 1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전면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출처 - 평통사 페이스북]
평통사는 1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전면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출처 - 평통사 페이스북]

“문재인 정권이 정녕 국민적, 역사적 지탄을 받는 정권으로 낙인찍히지 않으려면, 촛불시위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역대 최악의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폐기하는 것이 최소한의 선행 과제다.”

10일 외교부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내용을 발표하자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1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문의 규탄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외교부는 2020~25년 6년간 2020년은 동결, 2021년은 13.9%, 2022-25년은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이 적용되는 11차 SMA가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2021년은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 7.4%에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증액분 6.5%를 더해 13.9% 증액했다고 밝혔다.

평통사는 2021년 13.9% 인상안에 대해 “미국의 무도한 방위비분담 대폭 인상 요구에 굴복한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비열한 행태”라며 “인건비 최저배정 비율 증대는 미국에 최대 인상률을 보장해 주는 꼼수이자 국민을 속이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이 인건비 지급 비율을 늘린다고 해서 그것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생계안정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지만 방위비분담금을 전혀 올리지 않고서도, 심지어 더 적은 방위비분담금으로도 한국인 노동자의 인건비를 올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

평통사는 또는 “방위비분담금 연간 상승률에 물가상승률보다 증가폭이 훨씬 큰 국방예산 증가율을 적용하면서도 다년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미국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주려는 전형적인 미국 퍼주기”라며 “문재인 정부가 국방예산 증가율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그것이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아 미국의 이익을 더 크게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SMA의 경우 매해 대부분 물가상승률을 적용했지만 이번에 방위비 증가율을 적용했고, 외교부는 “우리 국회 심의를 통해 확정되고 국민 누구나 명확하게 확인 가능한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해명했지만 현 정부에서 물가상승률이 1%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폭 증액임을 알 수 있다.

SMA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온 평통사는 이 외에도 △방위비분담금은 본래 줄 필요가 없는 돈이며, △막대한 비용의 주한미군 주둔비를 지원하고 있어 전용되거나 남아돌고 있으며, △잠정합의했던 제도 개선마저 포기했으며, △미국 무기 추가 구매 약속 의혹이 있으며, △불법적으로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쓰이고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평통사는 “이토록 굴욕적인 11차 특별협정이 그대로 체결, 비준된다면 문재인 정권은 국민과 역사의 지탄을 면치 못하는 귀태정권이 될 것”이라며 “역대 최악의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는 11일 “발표된 협상 결과는 실망을 넘어 분노스럽다”며 “원점에서 재협상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주한미군의 소요와 무관한 우리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미군 주둔비 지원을 인상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고 비합리적”이라며 “오히려 우리 정부의 국방비가 늘어날수록 미군에 대한 의존율은 낮아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인상에 합의한 13.9%라는 수치는 트럼프 정부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했던 문재인 정부의 협상 전략에서 나온 수치”라며 “새로운 바이든 정부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협상 의지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더군다나 인상안은 코로나 위기가 전면화되기 전에 나온 숫자”라며 “코로나 위기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대응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에도 우리는 많은 토론을 하고 여러 도전을 해왔다”고 짚었다.

 

평통사 기자회견문(전문)

국민의 뜻과 국익을 배반하고 미국 퍼주기에 나선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전면 폐기하라!

-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대미 굴욕적인 최악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체결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이하 특별협정)이 2021년도에는 10차 협정 대비 13.9%를 인상하고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매년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만큼 인상해주는 것으로 타결됐다. 이는 트럼프 정권의 막가파식 50억 달러 인상 요구에 문재인 정부가 굴복했던 2020년 3월의 잠정합의안보다도 인상률이나 제도개선 등에서 우리 국민의 부담을 더 늘리고 미국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준 안이자 역대 어느 정부 하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상 최악의 굴욕적인 안이다. 이번 11차 특별협정은 ‘갈취’하지 않겠다던 바이든 정권이 가히 ‘갈취’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트럼프 정권을 뛰어넘는 탐욕을 부린 안으로, 이는 협상을 통해 나온 안이라기보다는 바이든 정권이 불러준 대로 그대로 받아적은 안이요, 아니 스스로 갖다 바친 안으로, 이런 치욕적인 안을 국민 앞에 내민 문재인 정권의 과오는 대국민 석고대죄로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 이렇게 바이든 정권에게는 머리를 조아리면서도 대국민 반성과 사죄는커녕 오히려 이를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라는 우리의 원칙을 지켜낸 협상”이라고 둘러대는 문재인 정부의 전도된 현실 인식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역대 어떤 정권이 이렇게도 뻔뻔하게 국민을 속이고 우롱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이에 우리는 국민에게 사상 초유의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이 안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문재인 정권에게 이 안을 즉각 전면 백지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방위비분담금은 본래 줄 필요가 없는 돈이다!

미국은 1991년부터 불법부당하게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통해 주한미군 주둔경비를 한국에 전가해 왔다. 그러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동맹국들 중에서 특별협정을 체결해 미군 주둔경비를 지원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말고는 없다. 더욱이 한미소파 5조는 시설과 구역을 한국이 제공하고 주한미군 주둔경비는 미국이 전액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방위비분담금은 한국이 베푸는 은전으로 애초부터 주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 또한 한국군은 세계 6위의 강군으로, 한국은 주한미군이 없더라도 충분히 한국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미국에 방위비분담금을 줄 필요가 없다.

이미 미국에 준 방위비분담금도 불법 전용되거나 남아돌고 있으며, 방위비분담금 말고도 한국은 미국에 막대한 비용의 주한미군 주둔비를 지원하고 있다.

더구나 주한미군은 방위비분담금을 평택미군기지 건설이나 소성리 사드기지 공사비로 불법 전용하고 있으며, 3,280억 원(「2019년도 방위비분담 연례집행종합보고서」)은 아예 쓰지 않고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현금은 방위비분담금 중 군사건설비에서 쓰고 남은 돈으로, 1년치 군사건설비(2020년 3,710억 원)에 해당한다. 이러한 불용액은 한국의 국가재정법상 한국 국고로 환수되어야 마땅하다.

나아가 한국은 방위비분담금 말고도 막대한 규모의 주한미군 경비를 이미 부담하고 있다. 『2020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주한미군에 방위비분담금(9602억 원)을 제외하고도 약 2조 원(직접지원 8,106억 원과 간접지원 1조 1,469억 원)을 지원했다. 저평가된 기지 임대료나 누락된 미군탄약저장관리비를 추가하면 실제로는 3조 원 이상을 매년 미군에게 지원하는 셈이다. 약 1조 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주한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비 등까지를 고려하면 한국이 미군에게 지원하는 비용은 무려 3조 1,500억 원―환경오염 정화에 향후 10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에 달한다. 결국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 총경비 37억 5천만 달러(4조 3천억 원, 「미 국방부, 2021 회계연도 국방예산운영유지비 개요」)의 70% 이상을 보전해 주는 셈이다.

따라서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경비 직간집 지원 비용으로 2550명의 미군 1인당를 지원해준다는 셈이다. 2만 5,506명의 주한미군(미 국방부 국방인력자료센터, 2020년 12월 기준) 1인당 약 1억 2,300만 원을 지원해 준다는 셈이다. 이는 2021년 한국군 사병 평균 연봉 661만 원의 18배에 달한다.

13.9% 인상 근거 터무니없다.

문재인 이전의 정부 하에서는 방위비분담금 총액의 인상/인하는 보통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삼았다. 2020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5%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사상 최초로 국방예산 증가율을 적용했는데, 2020년 국방예산 증가율은 5.5%로 13.9%는 물가상승률의 28배에 달한다. 미국의 주한미군 총주둔경비 증가율 0.7%(『회계연도 2021 미군 운영유지비 개요』)에 비춰 봐도 터무니없이 높다.

11차 협정의 13.9% 인상은 이명박 정권 때인 8차 특별협정(2009년) 인상률 2.5%의 5.6배이고, 박근혜 정권 때인 9차 특별협정 인상률 5.8%의 2.4배에 해당한다. 금액으로 비교하면 10차 협정 1조 389억 원 대비 1,441억 원이 인상되는데, 이는 이명박 정권 때의 8차 협정 인상액 160억 원의 9배이고 박근혜 정권 때의 인상액 505억 원의 3배에 달한다.

13.9%의 인상률은 2021년도 방위비분담금이 1.2% 인상된 일본의 인상률 11배가 넘는다. 정부는 “13.9%라는 수치는 제도개선에 따른 인건비 증액분(6.5%)을 감안한 예외적인 증가율”이라면서 13.9%로 인상률이 크게 높아진 것이 마치 주한미군 고용 한국인 노동자들의 생계안정, 즉 무급휴직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미국의 무도한 방위비분담 대폭 인상 요구에 굴복한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한국인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비열한 행태다. 한국이 인건비 지급 비율을 늘린다고 해서 그것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의 생계안정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지만 방위비분담금을 전혀 올리지 않고서도, 심지어 더 적은 방위비분담금으로도 한국인 노동자의 인건비를 올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불법전용한 돈이나 현금으로 쥐고 있는 돈으로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군사건설비나 군수지원비를 줄여 지급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건비 최저배정 비율 증대는 미국에 최대 인상률을 보장해 주는 꼼수이자 국민을 속이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

방위비분담금 연간 상승률에 물가상승률보다 증가폭이 훨씬 큰 국방예산 증가율을 적용하면서도 다년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미국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주려는 전형적인 미국 퍼주기다.

다년간 계약을 체결한다고 해서 매년 방위비분담금을 인상해줘야 한다는 법은 없다. 일본은 5년 유효기간의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체결하지만 국방비 증가율은 물론이고 물가상승률과도 연동시키지 않는다. 역대 한국 정부도 물가상승률을 연동시킨 적이 있지만 국방비 증가율을 연간 상승률에 연동시킨 전례가 없다. 문재인 정부가 국방예산 증가율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그것이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아 미국의 이익을 더 크게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재인 정부에서 물가상승률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 반면 국방예산 증가율은 문재인 정부에서 평균 7.4%로 이명박 정권의 5.2%나 박근혜 정권의 4.1%보다 훨씬 높다. 국방예산 증가율을 적용하면 2020년 1조 389억 원, 2021년 1조 1,833억 원, 2022년 1조 2,472억 원, 2023년 1조 3,233억 원, 2024년 1조 4,040억 원, 2025년 1조 4,896억 원, 총 7조 6,800억 원이 된다. 문재인 정권 임기에 체결한 10차, 11차 협정기간 동안 무려 8조 7,189억이나 미국에 퍼주게 되는 셈이다.

제도 개악을 제도 개선으로 속이고 잠정합의했던 제도 개선마저 포기해버린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규탄한다!

정부는 방위비분담 인건비 배정 비율 하한선을 75%에서 87%로 확대한 것, 협정 공백 시 전년도 수준의 인건비 선지급을 명문화한 것, 특별협정 개선 합동실무단 공동의장의 격을 과장급에서 국장급으로 올리기로 한 것 등을 제도개선으로 내세우고 있다.그러나 인건비 배정 비율 하한선 확대는 방위비분담금 규모를 유지하거나 삭감하지 않고 방위비분담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제도 개악이다.

협정 공백 시 인건비 선지급 명문화는 한미소파에 의거, 당연히 인건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 미국을 대신해 한국이 그 의무를 떠맡는다는 점에서 제도 개악이다. 더구나 협정이 미체결된 상태에서는 방위비분담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 만큼 협정 공백 시 선지급은 그 자체로 불법이고 원천무효이며, 결코 제도개선이 될 수 없다.

또한 미국이 주한미군 고용 한국인 노동자들을 강제 무급휴직시킨 것은 우리 헌법, 노동법, 한미소파 등을 어긴 불법이다. 그럼에도 이런 불법이 재발하지 않도록 불평등한 한미소파 노무 조항을 개정하고 국내 노동법 준수를 의무화하는 것이 제도개선임에도 이를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이 불법적으로 한국인 노동자들을 강제로 무급휴직시킨 것은 한국 정부로부터 대폭적인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끌어내기 위한 노림수였음에도 인건비 배정 비율 하한선 확대라는 구실 아래 방위비분담금을 터무니없이 인상해 준 것은 이런 미국의 불법부당한 요구에 굴복한 것이라고 하겠다.

문재인 정권이 이토록 타당성 없는 인건비 인상을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의 원인으로 들먹이는 것은 대폭 인상된 방위비분담금으로 소성리 사드기지 공사비로 쓰도록 하거나 평택미군기지로 들어가기로 한 한미연합사 건물 신축 비용 등으로 불법 전용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아울러 인건비 배정 비율 하한선을 87%로 확대한 것이 미국이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는 불법을 자행하지 못하도록 막는 최종 장치가 되지 못한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미국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것은 어김없이 한국이 이를 지키도록 강제했지만 자신들의 이해에 맞지 않을 때는 특별협정의 규정을 무시하고 내팽개치는 불법, 탈법, 편법으로 일삼아 왔다. 인건비를 올려줘서 미국의 손에 쥐어 주기보다는 그 돈으로 또다시 미국이 한국인 노무자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는 농간을 부릴 때 한국 정부가 직접 지급해 주는 편이 차라리 한국인 노무자에게도, 우리 재정적 측면에도 유리할 것이다.

특히 제도개선과 관련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번 11차 특별협정 타결안이 문재인 정권이 2020년 3월에 잠정합의한 제도개선안조차 따내지 못하고 포기해버렸다는 점이다. 헤럴드경제 보도(2020.4.17)에 따르면 한국은 10차 특별협정 비준 과정에서 국회가 제시한 6개 부대의견(‘작전지원’ 등 추가 항목 신설 불가, 주한미군 경비 전액 부담 금지, 미집행 군수지원 분담금 회수, 특수정보시설 건설에 비한국업체 사용 금지, 주한미군 주둔과 무관한 해외 미군 비용 부담 금지, 역외 미군 장비 정비 지원 폐지 등)을 바탕으로 제도개선안을 미국에 요구했고, 이에 대해 미국 협상단도 상당 부분 수용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런 제도개선 합의가 비록 트럼프에 의해서 최종 거부되었지만 이 잠정합의안이 이번 11차 특별협정 타결안의 기본 뼈대를 이룬다는 점에서 지난 제도개선 합의를 지켜내지 못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바이든 정부와의 협상에서 얼마나 수세적으로 미국 비위 맞추기에 급급했는지 반면에 우리 헌법기관인 국회의 의견은 얼마나 철저히 무시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주한미군기지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는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한국인을 고용한 미군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비용으로, 2014년 협정 타결이 지연됐을 때 미군이 자체 예산 전용을 통해 해결한 사례도 있듯이 마땅히 미국이 해결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제도개선이다.

또한 정확한 소요를 산정해 한국이 원하는 금액을 원하는 곳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소요가 없을 때는 한 푼도 주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 진정한 제도개선이다.

문재인 정권이 특별협정 개선 합동실무단의 격을 국장급으로 높이기로 했다는 것을 협상의 성과로 드는 것도 서천소가 웃을 일이다. 과연 합동실무단의 격이 낮아서 그 동안 방위비분담금의 평택미군기지나 소성리 사드 기지 건설비로 불법 전용하고 역외 미군 장비 정비 지원, 불법적인 방위비분담금 이자 수취, 특수정보시설 건설에 불법적인 미국업체 사용 등 온갖 불법, 탈법을 자행해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얼마나 협상 성과를 내세울 것이 없어서 합동실무단의 격을 한 급 높인 것을 제도개선으로 포장할까 생각하니 한국 정부의 궁색함에 참으로 한심한 생각을 금할 수 없다. 제도개악을 제도개선이라고 국민을 속이고 잠정합의한 제도개선조차 포기해버린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과 비굴함에 실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의 불법집행에 면죄부를 주려는 한미 당국을 규탄한다!

더욱이 이번 타결안은 11차 특별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2020년도 방위비분담 예산을 편성·집행한 국가재정법 및 헌법 위반 행위를 덮고 무마하려는 것으로 결코 용인할 수 없다. 11차 특별협정의 유효기간은 2020∼2025년이다. 그러나 2020 회계연도 방위비분담 사업은 특별협정이 미체결된 상태에서 마무리되었다. 이미 회계연도가 지나고 집행을 마친 2020년도의 경우에는 원천적으로 소급적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2020 회계연도를 규율하는 법은 방위비분담이 미체결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한미소파 5조가 적용된다. 따라서 집행된 방위비분담금 7,600억 원은 한미소파 5조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돌려받아야 한다. 2020 회계연도는 소급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2020년도 방위비분담금이 국가재정법과 헌법을 위반해 집행된 불법성이 소각되지 않는다. 11차 특별협정과 같이 이미 회계연도가 끝나고 사업집행이 완료된 경우(2020년도) 소급 적용된 전례도 없다. 그동안 10차례의 특별협정 중 소급 발효된 경우가 네 차례(4차, 5차, 6차, 10차) 있었지만 그때는 다 소급 발효가 적용된 회계연도가 진행 중이었다.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불법 전용과 불법 집행은 이미 관행(?)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번 11차 특별협정 협상에서도 이런 불법 관행 폐지에 대한 우리 국회의 요구가 묵살되었다. 따라서 이 같은 불법 관행이 중단되지 않을 것이며 그로 인한 우리 국민의 혈세 낭비가 계속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평택미군기지 건설에 사용되는 방위비분담금 불법전용과 수십 년이나 계속되는 주일미군 항공기 등의 해외미군 장비 정비에 쓰이는 방위비분담금의 불법 전용을 합하면 매년 1,912억 원에 이른다. 그만큼 우리 국민은 불필요한 부담을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또 방위비분담금을 사드기지 운영비에 쓰지 않는다는 정부의 거듭된 대국민 약속에도 불구하고 2018년 사드기지 탄약고 등 설계비로 5만 달러(6,000만 원)가 쓰였으며, 2021년도에는 4,900만 달러(593억 원)가 집행될 예정이다. 방위비분담금을 사드기지 공사비에 전용하는 것은 한미소파나 특별협정 어디에도 그 근거가 없다. 더욱이 사드 배치에 관한 한미 간 법적 구속력 있는 조약도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미소파와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의 적용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 우리는 이런 방위비분담금의 불법 전용을 용인하는 11차 방위비분담 협정안을 단연코 거부한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 무기 추가 구매 약속에 대한 진상을 밝혀라!

CNN은 방위비분담협정에 한국의 대미 무기구매 약속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2019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향후 3년간 10억 달러(12조 원)의 미국 무기 구매 계획을 설명한 바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이 기왕의 미국 무기 도입 계획에 추가해 방위비분담비를 보충해주는 차원에서 미국 무기 도입을 바이든 정권에 약속해주었다면 그것은 애초 국내에서 도입하기로 한 무기를 미국 무기로 바꾸거나 아니면 도입선을 제3국에서 미국으로 돌리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국방비를 늘려 추가로 미국 무기를 도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었거나 거론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무기 도입 비용과 장비 정비 등 유지비까지 포함하면 2020년에는 5.1조 원, 2021년에는 4.5조 원에 달한다. 따라서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에 미국 무기 도입을 추가로 명시한다면 한국이 미국에 지불하는 돈은 방위비분담금과 무기 도입, 장비유지비 등 매년 6조 원을 넘게 될 것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매년 50억 달러의 방위비분담금 요구가 사실상 관철되는 셈이다.

방위비분담금이 이미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쓰이고 있으며,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미국이 방위비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강요하는 데는 남한 방어를 넘어 역외 신속기동군으로서의 임무가 전면화된 주한미군의 대중 봉쇄를 위한 세계패권 전략 수행 비용으로 사용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 올해 들어 오산의 미 7공군 소속 고고도 정찰기 U-2가 두 차례나 남중국해 대만해협에 동원된 바 있는데, 2019년 방위비분담금이 U-2S 정찰기가 소속된 5정찰대대(오산공군기지)의 항공기 격납고 공사에 140억 원이 쓰인 바 있다. 이는 우리 국민의 세금이 이미 주한미군의 대중국 임무에 불법적으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차 특별협정) 합의는 … 민주적 동맹을 활성화하고 현대화하겠다는 약속을 반영한다"면서 “이 새로운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이 동북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으로서의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해 준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 대한 미국의 이 같은 의미 부여는 방위비분담금이 단순히 주한미군 주둔경비를 분담하는 협정이 아니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수행을 뒷받침하는 협정이고 한미동맹이 대중국 견제동맹임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다. 이는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의 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자 ‘준비태세‘ 항목의 신설을 통해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주한미군 및 해외주둔 미군의 역외 작전 비용을 부담하는 협정으로 바꾸려고 했던 트럼프 정부의 불법적 기도와 같은 맥락이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바이든 정부와의 사이에 ’(역외) 작전지원‘ 항목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정부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 미국이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축임을 누누이 강조하고 한국이 책임동맹이나 호혜적 동맹의 입장에서 분담할 수 있는 것은 분담하려고 했다는 백브리핑 내용으로 미뤄 볼 때 11차 특별협정에 대한 바이든 정권의 시각에 한미가 공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 한국이 주한미군의 대중국 임무에 대해서 비용적으로 뒷받침할 뿐만 아니라 대중국 견제 임무에 한국이 호응해 갈 것임을 예견케 한다. 그러나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은 그 법적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소파가 주한미군의 임무를 한국 방어에 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한미군의 대중국 임무 수행에 방위비분담금을 지원한다면 그것은 방위비분담특별협정과 한미소파, 한미상호방위조약 위반이다. 이에 미국의 불법적인 비용 전가의 통로가 되고 있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더 이상 유지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간 주한미군기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미군이 한국 방어 임무를 맡고 있다는 전제하에서였다. 그런데 1957년 주한미군이 유엔사령부가 아닌 미 태평양사령부의 작전통제를 받게 됨으로써 대북 방어보다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미국의 세계전략 수행군으로서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

최근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연방 법전 10편(군대법)에 근거해 주한미군은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 준통합사령부로서 존재한다”며 “자신은 주한미군사령관으로서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중국 전략과 연계해 임무를 수행한다”라고 밝혔다. 이제 주한미군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수행 임무를 전면화하고 있으며 미 본토 방어와 세계 패권을 위해 남한에 주둔하고 있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애초에도 줄 필요가 없었던 방위비분담금을 이제라도 즉각 폐기해야 하며, 1957년 이래로 미국으로부터 받아냈어야 할 미군기지 임대료도 전면 받아내야 한다.

이토록 굴욕적인 11차 특별협정이 그대로 체결, 비준된다면 문재인 정권은 국민과 역사의 지탄을 면치 못하는 귀태정권이 될 것이다.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은 물론 이명박, 박근혜 정권보다도 못한 무능하고 대미 추수적인 문재인 정권을 보기 위해 국민들이 2016~17년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고 문재인 정권의 탄생의 길을 연 것이 아니다. 부동산 실정과 함께 작전통제권 환수에서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보다 못한, 대미 추수적 안에 미국과 합의하고 임기 내 환수조차 포기한 이 정권을 누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는 정권으로 보겠는가! 이제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이 물러나야 “나라다운 나라”를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정녕 국민적, 역사적 지탄을 받는 정권으로 낙인찍히지 않으려면, 촛불시위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역대 최악의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을 폐기하는 것이 최소한의 선행 과제다.

2021년 3월 11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상임대표 문규현)

 

민변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성명(전문)

한국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주한미군 주둔지원 특별협정 협상 결과 규탄한다.
공평과 합리의 원칙에 맞게 원점에서 재협상하라.

어제 2021. 3. 10. 외교부는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이 최종 타결되었으며, 2021년도 총액은 2020년 대비 총액으로 13.9% 증가된 1조 1,833억원이고 이 협정은 2025년까지 유효하며 매년 우리 국방비 증가율을 적용하여 총액을 정하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발표된 협상 결과는 실망을 넘어 분노스럽다.

방위비분담금의 증액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 지난 2016년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는 한국이 특별협정으로 주한미군 주둔비의 50% 이상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후로 미군의 규모가 늘어나지도 않았고, 한국이 90% 이상 부담하여 진행한 평택 미군기지 건설 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신규 건설사업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천억원의 증액이 왜 필요한 것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정부는 우리 국방비 증가율을 방위비분담금 인상의 기준으로 삼았는데 주한미군의 소요와 무관한 우리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미군 주둔비 지원을 인상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고 비합리적이다. 오히려 우리 정부의 국방비가 늘어날수록 미군에 대한 의존율은 낮아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게다가 지난 2019년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에서 문재인 정부는 최초로 1조원이 넘는 지원금에 합의하였는데, 이 합의는 이미 전년 대비 787억원 증액, 8.2% 인상한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185억원 증액, 2.5%), 박근혜 정부(505억원 증액, 5.8%)와 비교하였을 때도 이미 상당한 증액이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또 상당액을 증액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가 인상에 합의한 13.9%라는 수치는 트럼프 정부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했던 문재인 정부의 협상 전략에서 나온 수치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를 새로운 바이든 정부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협상 의지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동맹과의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겠다는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정부는 새로운 협상 전략도 없이 기존의 내용으로 합의해 버린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현 미국 정부 인사들도 마찬가지이다. 당시 현 정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친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여 동맹을 갈취한다고 비난했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갈취와 다름없는 요구에 대응하며 제시한 13% 인상안을 그대로 관철시킨 것은 역시 동맹 갈취의 연장이 아닌가. 동맹을 존중하고 협력할 의사가 있다면, 주한미군 주둔비의 규모와 분담금의 지원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재조정해야 한다. 더군다나 13% 인상안은 코로나 위기가 전면화되기 전에 나온 숫자이다.

코로나 위기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대응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에도 우리는 많은 토론을 하고 여러 도전을 해왔다. 정부의 한정된 자원을 사용할 때에는 거기에 상응한 근거가 필요하다. 미군이 오염된 토지를 정화하지 않고 반환하여, 이를 치유하는 데 한국이 부담해 온 비용도 수천억원이다. 미군 전투기 소음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보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이를 외면하고, 한국 정부가 대신 부담하는 것도 수백억원이다.

공평이나 합리성과는 거리가 먼 이번 협상 결과는 한국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협상, 원점에서 재협상하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위원장 김종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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