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한동훈 우려 사설 안 쓴 조선·중앙, 문 대통령 퇴임식에 조선 “5년 간 편 갈라놓고...”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이날 취임을 맞아 재벌 대기업들은 일제히 축하 광고를 냈다. 특히 이전 정부 때와 달리 1면에 전면 광고를 배치한 삼성의 적극성이 눈에 띈다. 언론은 일제히 윤석열 정부에 통합과 협치를 주문했지만, 정작 정책 주문 내용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1면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축하 삼성 광고
9대 일간지 1면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가 게재됐다. 삼성은 윤석열 대통령과 서민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와 함께 축하 메시지를 담았다. 삼성은 광고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과 국민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갈 새로운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 삼성이 함께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SK, 현대, 롯데, LG,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등 다른 기업들도 윤석열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를 게재했다. SK와 하나금융그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아이와 마주하거나 끌어 안은 모습을 사진으로 썼다. 다른 기업들 역시 삼성과 마찬가지로 “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롯데그룹이 함께하겠습니다”(롯데) “대한민국이 열어갈 더 나은 미래 LG가 늘 함께하겠습니다.”(LG) “대한민국의 밝은 내일을 향하여 신한이 함께 하겠습니다”(신한) 등 ‘함께 하겠다’는 문구를 강조한 곳이 적지 않았다.
과거 대통령 출범 때와 비교하면 삼성의 적극성이 눈에 띈다. 삼성은 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 때는 1면에 광고를 하지 않았다. 당시엔 NH농협이 신문 1면 하단 광고를 채웠다. 18대 대통령 취임 때도 마찬가지다. 문구에도 차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시 삼성 광고 문구는 “모든 국민과 새로운 대통령이 함께 만들어 갈 내일의 대한민국이 더 많은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가 되길 기원합니다”라는 내용이다. ‘함께 하겠다’는 표현을 쓴 이번 광고와는 차이가 있다.
조선 중앙 ‘한동훈 우려’ 사설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9일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선 한동훈 후보자 딸의 허위 스펙 쌓기 의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과잉 수사 논란, 검찰 수사 기소권 분리 공방 등이 이어졌다. 한동훈 후보자는 개정 검찰청법, 형사소송법이 잘못된 입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검찰권 강화’ 의지를 보였다. 가장 논란이 된 자녀가 돈을 받고 논문을 실어주는 약탈적 학술지에 글을 싣고, 대필 의혹 등이 제기된 데 대해 한 후보자는 “실제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한동훈 후보자가 ‘부적격’이라고 판단했다. 경향신문은 ‘검찰공화국 우려 키운 한동훈, 법무부 이끌 자격 있나’ 사설을, 한겨레는 ‘한동훈, 법치 정의 공정 책임질 법무장관 부적절하다’ 사설을 냈다.
경향신문은 “검찰의 권익을 보호할 뿐 시민의 편익 증진을 최우선시하면서 검찰을 지휘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부적절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자녀 문제에 대해 “한 후보자 딸처럼 해외 유학이나 공부 편의는 꿈도 꾸지 못하는 시민에게 줄 위화감은 도외시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검찰 주의자 면모에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역시 “듣도 보도 못한 방식의 스펙쌓기 의혹에 국민의 박탈감은 커지는데 성실한 해명과 자료 제출을 회피하면서 위법이 아니니 문제 없다는 식으로 버티는 한 후보자의 모습에서 국민을 섬기는 공직자의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한 후보자 임명이 검찰의 중립성이라는 민주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은 더욱 본질적으로 중차대한 흠결”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우려는 한겨레와 경향신문만 제기한 건 아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한동훈 후보자 관련 사설을 내지 않은 가운데 동아일보는 ‘한동훈, 딸 재산 의혹 국민 눈높이에서 겸허하게 해명하라’ 사설을 냈다. 동아일보는 한 후보자가 윤석열 장관 핵심 측근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한 후보자는 딸 관련 보도를 한 기자들을 고소하는 등 성역 없는 검증을 받아야 하는 공직자로서 적절치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나 지적에 대해 겸허하고 성실하게 설명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사설을 통해 “고교생이 대필작가의 도움까지 받아가며 반독점법, 국가채무 등의 주제로 논문을 썼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수사한 당사자로서 국민이 납득할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통합’ ‘상생’ 주문, 내용은 제각각
이날 신문사들은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 ‘통합’ ‘협치’ ‘상생’ 등을 주문했다. 표면적으로는 비슷한 주문이지만 내용 면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통합과 협치를 당부하며 원전 노동 등 정책에 ‘재검토’를 주문했다. 한겨레는 “탄소중립의 기준 완화나 어설픈 원전 르네상스는 국제사회의 흐름에 역행하는 무모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사회적 합의로 이뤄진 노동시간의 재연장, 이제 막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처럼 이른바 노동의 유연화와 관련된 움직임이나 발언들도 나오는데, 한국 사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외교와 대북문제에 대해 한겨레는 “한국의 국익과 균형이라는 관점”을 당부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북핵 위협’에 맞선 대응을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북핵 위협에 시달리고 부채 늪에 빠져 경제 삼각 파도에 흔들리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다. 미국과 북핵을 막을 실질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문 정부 5년 간 형식화돼버린 한미동맹을 복구하고 역대 최악인 한일관계, 3불 저자세로 일관한 한중관계도 모두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선일보만 튄 문재인 대통령 퇴임식 기사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퇴임식을 열고 임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신문들은 문재인 대통령 퇴임식 발언을 전하거나 현장을 묘사하는 제목을 쓴 경우가 많았다. ‘환송 나온 시민들에 ‘성공한 전임 대통령 되도록 도와달라’’(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 배웅에 수천명 인파... ‘정말 행복합니다’’(한겨레), ‘문 전 대통령, 배웅하는 지지자에 ‘다시 출마할까요?’’(한국일보) ‘떠나는 문 ‘국민 마음 하나로 모아 달라’’(서울신문) 등 기사가 대표적이다.
이날 퇴임식을 다룬 기사 가운데는 조선일보의 기사가 튀었다. 조선일보는 ‘5년 간 편 갈라놓고... 문 ‘국민 하나로 모아야’’ 기사를 통해 비판적인 입장을 제목에 담았다. 조선일보는 기사 내용에서도 “임기 말까지 내 편 정치, 편가르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은 문 대통령이 차기 정부에 통합을 주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부정 평가를 받았던 부동산 폭등, 공정 문제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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