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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연속 꼴찌... 국제 리포트에 담긴 한국 언론 수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6/18 10:50
  • 수정일
    2022/06/18 10:5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국 46개국 중 40위 ...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각국 뉴스 신뢰도 조사 결과에 담긴 의미

22.06.17 14:40l최종 업데이트 22.06.17 14:40l

6월 15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각국의 뉴스 신뢰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Digital News Report 2022)>를 발간했습니다. 영어로 된 164페이지 보고서인데, 한국 관련 내용은 이 조사에 참여한 최진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이 같은 날 펴낸 <미디어 이슈>에 잘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이 리포트가 관심을 끄는 것은 매년 세계 각국의 언론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과 함께 각국의 뉴스 신뢰도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2016년부터 조사 대상에 포함되었는데 리포트 내용을 한국 언론과 관련된 내용 위주로 요약을 해 보겠습니다.

1.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
 

 
▲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했는데 한국은 30%로 46개국 가운데 40위입니다.1위 핀란드에 비해서는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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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보자면 한국의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해보다 2%p 낮아진 30%로, 조사대상 46개국 중 40위입니다. 46개국 평균은 42%, 뉴스를 신뢰한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핀란드(69%)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은 1등에 비해서 절반 이하, 평균에 비해서도 12%p나 낮습니다.

그나마 올해 성적은 괜찮은 편입니다. 한국이 조사 대상에 처음 포함된 2016년에는 신뢰도가 22%로 조사대상 26개 국가 중 25위였습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4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다가 2021년에 46개국 중 38위를 하면서 겨우 꼴찌를 벗어났습니다. 당시 그 사실을 보도한 <미디어 오늘>의 기사 제목이 "한국 뉴스 신뢰도, 드디어 '꼴찌' 벗어났다"입니다.

2. 선택적 뉴스 회피 현상

전 세계적으로 뉴스를 선택적으로 회피하는 이용자의 비율이 지난 5년간 늘어난 것도 눈여겨 봐야할 현상입니다. 조사대상의 69%가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다른 나라들은 뉴스를 회피하는 이유로 "정치/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주제를 너무 많이 다룬다"를 꼽았는데, 한국은 "뉴스가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가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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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로 "정치/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주제를 너무 많이 다룬다"가 43%로 가장 높았습니다. "뉴스가 내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가 두번째, "뉴스를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가 세번째 이유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이유가 달랐습니다. "뉴스가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가 42%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3. 언론의 정치적·상업적 영향으로부터 독립성
 

 
▲  “정치적·상업적 영향으로부터 독립성"에 대한 조사 결과. 둘 항목 모두 평균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한국 언론은 정치에 휘둘리고 돈에 흔들린다는 의미로 해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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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정치적·상업적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한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뉴스 신뢰도가 가장 높은 핀란드는 언론의 정치적 독립성(50%)과 상업적 독립성(48%) 인식 모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평균은 두 항목 모두 26%입니다. 한국 언론의 정치적 독립성은 19%(31위), 상업적 독립성은 18%(36위)로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이마저도 5년 전인 2017년에 비해 각각 7%p와 6%p 상승한 것입니다.

4. 한국의 언론 매체별 신뢰도
 

 
▲  한국 매체 중 가장 신뢰를 받는 곳은 YTN, 가장 불신을 받는 곳은 TV조선입니다. 조선일보는 불신을 받는 매체 2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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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각 나라별로 주요매체에 대해 신뢰한다와 신뢰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받아 순서를 매겼습니다. 가장 많이 신뢰한다는 응답을 받은 매체는 52%의 <와이티엔(YTN)>으로 2년 연속 1위입니다. 리스트에 올라 있는 매체 가운데 가장 적은 응답을 받은 매체는 33%의 <조선일보>입니다.

반대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가장 많이 받은 매체로는 41%의 <TV조선>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다음 2등은 <조선일보>(40%)입니다. <조선일보>계열의 방송매체와 인쇄매체 둘 다 가장 많은 불신을 사고 있는 상황입니다.
 

 
▲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매체신뢰도 도표에서 신뢰하지 않는 매체 순위만 따로 떼내어 표를 만들었습니다. TV조선과 조선일보가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게 확연히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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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의 조사결과를 찾아봐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0%가 넘는 경우는 많지가 않습니다. 우선 한국이 속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국가 중에는 하나도 없습니다. 세계로 넓혀 보면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나 <데일리 미러>, 미국의 <폭스뉴스> 같은 매체들이 40%를 넘기긴 하지만 이른바 "정론"을 주장하는 그런 매체는 아닙니다.

5. 2018년 이후 한국 매체 신뢰도 조사 결과

<조선일보> 계열사 두 곳이 가장 불신받는 매체로 나오고, 그 바로 뒤에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나란히 있는 것을 보고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조사를 한 올해만 특별히 이런 현상이 발생한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가장 불신받은 매체들은 어디였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2016년과 2017년은 매체별 신뢰도를 보고서에 싣지 않았습니다.)
 

 
▲  2018년과 2019년 2년 동안 JTBC가 가장 많은 신뢰를 받았고, TV조선과 조선일보가 순위 맨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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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과 2019년 보고서에는 매체별 신뢰도만 실려 있습니다. 리스트에 올라 있는 15개 매체 가운데 15위는 <TV조선>, 14위는 <조선일보>입니다. 2019년에는 14개 매체 가운데 14위가 <조선일보>, 13위가 <TV조선>입니다. <조선일보> 계열사끼리 자리만 바뀌었습니다.

2020년부터는 불신하는 매체에 대한 응답도 함께 실렸습니다. 가장 불신하는 매체로는 42%의 <조선일보>, 그 다음 2위는 41%의 <TV조선>입니다. 2021년 역시 40%의 <조선일보>가 1위, <TV조선>이 38%로 2위입니다. 올해는 <TV조선>이 <조선일보>를 제치고 다시 1위를 차지했으니 두 매체가 늘 1위와 2위를 놓고 경쟁한 것입니다. (1위라고 좋아할까 봐 다시 말하자면 이건 불신하는 매체 순위입니다)
 

 
▲  2020년과 2021년에는 불신하는 매체도 함께 조사가 됐는데 조선일보가 1위, TV조선이 2위입니다. 그 뒤를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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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TV조선>이 서로 불신하는 매체 1,2위를 다투는 동안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줄곧 3,4위를 놓고 경쟁하는 중입니다. 이른바 "조중동"으로 묶여 불리는 메이저 종합일간지 세 개의 신뢰도가 이런 지경이니 한국의 뉴스 신뢰도가 세계에서 바닥을 기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뉴스를 선택적으로 회피하는 이용자의 비율이 크게 늘었는데, 한국의 독자들은 세계 평균보다 더 높은 69%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을 했습니다. 주된 이유는 "뉴스가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조사대상 국가 중 늘 꼴찌 수준인데, 한국의 신뢰할 수 없는 매체로는 <TV조선>과 <조선일보>가 부동의 1,2위이고,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3,4위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해 놓고 보니 한국의 뉴스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불신 정도가 높은 <조선일보>와 그 뒤를 늘 따르는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신뢰도만 높이면 금방 평균 수준까지는 갈 수 있을 겁니다. 아니면 "조중동" 모두를 독자들이 외면해서 아무런 영향력 없는 매체로 만들어 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겁니다. "조중동" 때문에 매년 이맘때만 되면 다른 언론들까지 싸잡혀 한국의 뉴스신뢰도가 세계 꼴찌라는 이야기를 듣는 일은 더 없길 기대하는 겁니다.

* 해당 설문조사는 영국 유고브(YouGov)가 2022년 1월 11일부터 2월 21일까지 온라인에서 진행했으며, 총 9만 3432명(한국 2,026명)이 응답했다.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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