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통일선봉대가 11일 포항 북구 조사리에 위치한 한미연합 해병대 상륙훈련장 지휘소를 기습 점거했다.

포항 조사리는 2018년에 중단됐던 한미 해병대 연합상륙훈련 ‘쌍룡 훈련’이 펼쳐지는 지휘소가 위치한 곳이다. 한미 당국은 내년 3월 중단했던 ‘쌍룡 훈련’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통선대는 조사리 해안 쪽 경비 경찰을 따돌리고 지휘소를 기습 점거하는 투쟁을 벌였다.

조사리 해안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평시에 한국군 해병대가 관리하는 곳으로 한미연합 해병대 상륙훈련 시 주한미군사령관 및 미 태평양 함대 장성 등이 상륙훈련을 지휘 관람하는 곳이다. 한마디로 침략훈련의 지휘소란 뜻이다.

‘쌍룡 훈련’에는 한미 해병대 1만 2천여 명과 군함 30척, 군 항공기 70여 대가 투입된다.

통선대는 이날 ‘침략전쟁연습 중단하라’, ‘이땅은 우리땅 YANKEE GO HOME(양키 고 홈)’이라고 쓴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위력 시위를 벌였다.

함재규 통선대 대장은 이날 기습 시위를 전개한 자리에서 “오늘은 경고 수준에서 그치지만 내년 봄 ‘쌍룡 훈련’이 실시되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침략전쟁연습을 기필코 막고야 말겠다”라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하반기 한‧미합동전쟁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오는 22일부터 실시된다.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제기됐지만, 한미 당국은 유전자증폭(PCR)검사 음성 확인 군인만 참가한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중단했던 실기동훈련을 재개한 셈. 매해 3월과 8월에 실시하던 대규모 전쟁연습은 지난 2018년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면서 중단되었다. 전쟁연습을 재개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19 대유행도 한 몫했다.

실기동훈련의 재개 시점도 매우 위험하다. 코로나 재유행도 문제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대만 위기가 증폭되는 시점에 미군과 합동으로 실시하는 전쟁연습은 중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을 6곳에서 삼엄하게 둘러싸고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진행 중이다. 인근에서 진행되는 미군의 이번 전쟁연습이 자칫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실기동훈련 재개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조선)의 반응도 만만치 않다. 북은 UFS가 이름만 ‘방어’라며 “‘수뇌부 제거’ ‘평양 점령’ 등 극히 도발적이고 침략적인 전쟁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데로 지향된 위험천만한 북침 핵전쟁 연습”이라고 맹비난했다.

실제 UFS전쟁연습은 ‘참수작전’과 핵 선제공격 계획이 포함된 작계-5015에 따른 군사훈련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선제공격’을 입에 오르내린 터라 UFS 실시가 갖는 전쟁 위험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