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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의 언론 갈라치기, 이제는 네이버 유사언론 특혜 주장

박성중 "네이버, '대안 매체' 노출 높이려고 알고리즘 조작"
이동관, '대안 매체란 뭔가' 질문에 "유사언론 점잖게 얘기한 것"
네이버 알고리즘 개편 골자는 '심층·기획기사 추천 강화'
'박성중 혁신위원 임명, 당 최고위도 반대' 언론[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가 특정 언론의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지목한 특정언론은 뉴스타파,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등이며 이 위원장은 이들 매체를 유사언론이라고 지칭했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종합감사에서 박성중 의원은 이동관 위원장에게 "뉴스타파를 탄생시킨 민노총(민주노총) 언론노조의 소개글을 보면 '대안 매체로 뉴스타파를 제작·방송하고 있다'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대안 매체라는 게 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유사 언론이라는 얘기를 점잖게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소개글에는 "2012년 민주언론실천위원회민실위와 해직기자들이 공정언론 회복 및 망가진 저널리즘 복원을 위해 대안 매체로 뉴스타파를 제작 방송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왼쪽),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왼쪽),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은 "신학림 씨가 전 대표로 있던 민노총의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미디어스, 뉴스타파 이런 것이 다 대안 매체라고 얘기하는 데 맞나"라고 질의했다. 이 위원장은 "조금 생소한 용어지만 그렇게 읽힌다"고 했다. 

또 박 의원이 "통상 레거시 언론(전통적 언론)에 대안되는 그런 매체를 자기들이 '대안 매체다' 이렇게 얘기한다"고 말하자, 이 위원장은 "특정 진영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언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네이버가 '대안 매체'의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뉴스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네이버가 2차 알고리즘 검토위원회 지적에 따라서 뉴스알고리즘을 바꾼 글을 보면 가중치를 바꿔 노출을 기존 대비 685% 늘렸다고 얘기한다"며 "대안 매체가 결과적으로 잘 노출이 안 된다는 알고리즘 검토위원회 지적이 있었다. 보수성향 언론사가 상대적으로 잘 노출되다 보니 대안 매체는 (노출이)안 된다 해서 이걸(알고리즘을) 조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미디어오늘, 뉴스타파, 오마이뉴스, 미디어스 이런 것들이 상당히 상승했다. 이 내용을 알려면 당시 회의록을 조사해야 한다"며 "우리가 계속 자료요구를 하고 있는데 아직 안 내고 있다. 방통위가 네이버 현장조사를 나가 있는데 이 부분도 조사를 해서 같이 공유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지금 실태조사 중이기 때문에 보고를 받지 않고 있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현재 '포털 알고리즘으로 보수언론(조선일보)이 손해봤다'는 박 의원 주장을 근거로 네이버에 대한 사실조사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가 '뉴스 검색 인기도'를 바꿔 MBC를 1위로 만들고, 조선일보를 2위에서 6위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정치성향에 관계 없이 언론사 순위가 변동됐다는 게 확인된다. 네이버는 계열사를 많이 가지고 있는 언론사가 뉴스 검색 순위에서 이득을 보고 있는 상황을 전문가 검토 의견에 따라 개선했다는 입장이다.(관련기사▶'보수언론 죽이기' 뉴스 알고리즘? 한·경·오도 밀려나)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6월 30일 유튜브 콘텐츠 썸네일 갈무리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6월 30일 유튜브 콘텐츠 썸네일 갈무리 

네이버는 지난해 9월 <알고리즘 검토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뉴스 알고리즘 개선 방향을 설명드립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네이버는 제2차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 검토 결과에 따라 ▲보도 기사의 심층성 강화 ▲언론사별 추천 기사량 편차 개선 및 다양한 관점 반영 ▲저널리즘 환경 변화를 반영한 품질평가 가이드라인 재정립 ▲신규 알고리즘 반영 및 새로운 학습데이터의 객관적 검증 등 4가지 주제로 개선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대안 언론'이 나오는 대목은 알고리즘 검토위의 권고사항 중 일부다. 알고리즘 검토위는 네이버에 "현재 알고리즘은 어뷰징과 저품질의 뉴스를 필터링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으나 그 과정에서 보도 기사의 심층성과 대안 및 지역 언론사의 뉴스들이 결과적으로 잘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내놓은 해법은 '심층·기획 기사 추천 강화'였다. 네이버는 "'심층·기획기사' 여부를 추천 피처(Feature)화 했고, 해당 기사에 가산점을 부여했다"며 " 이를 통해 사용자의 만족도가 크게 감소하지 않으면서, ‘심층/기획 기사’의 노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언급한 '685% 증가'는 '심층·기획 기사'의 전체 추천 비중 증가폭으로 '대안 매체'의 노출 증가가 아니다.

네이버는 뉴스의 심층성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논증 체계'를 강조했다. 네이버는 "심층성이 높은 기사는 단순히 길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내용의 논증 체계가 잘 구성되어 있을 것"이라며 "이를 평가하기 위해 입력된 뉴스 문서들에 대해 논증 마이닝을 통해 문장 별로 내포하고 있는 논증 방식을 분류하고, 다양한 논증 방식으로 구성된 기사들을 심층성이 높은 기사로 가정해 이를 바탕으로 심층성을 평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검색 2022년 9월 22일  갈무리
네이버 2022년 9월 15일 <알고리즘 검토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뉴스 알고리즘 개선 방향을 설명드립니다>  갈무리

한편, 박 의원은 26일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혁신위원에 임명됐다. 강성 보수 성향인 박 의원의 혁신위원 인선에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반대 입장이 터져 나왔으나 김기현 당대표가 추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 한겨레는 "혁신위원들 면면이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특히 친윤, 서울 서초지역 재선, 강성 보수인 박성중 의원에 대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조차 바꿔야 한다는 항의가 터져 나왔으나 김기현 대표가 '방법이 없다'며 추인했다고 한다"며 "그는 과방위 여당 간사로 '한국방송은 가짜뉴스 숙주', '문화방송은 가짜뉴스로 여론 선동' 등의 발언으로 '언론 탄압 선봉'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 의원은 혁신의 대상'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27일 중앙일보는 사설 <변화·쇄신 기대 못 미친 ‘인요한 혁신위’의 사람들>에서 "인선을 주도했다는 인 위원장은 과감하게 쓴소리할 이준석계나 유승민계는 한 명도 품지 못했다.(중략)정작 인 위원장 자신이 주창한 통합과도 거리가 멀다"며 "대신 그 자리에 오히려 매사 강경 일변도여서 혁신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까지 등장했다. 오만과 독선이라는 여당의 환부를 제대로 도려낼 수 있을지 의문인 인선"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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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송창한 기자
  •  
  • 입력 2023.10.27 15:51
  •  
  • 수정 2023.10.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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