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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의 직격] 서면의결권 행사로 3억 연봉 차지한 ‘공격사주’ 김대남

이명수 기자와 김대남 씨 대화 ⓒ서울의소리 유튜브 영상
김대남 전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이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큰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그 내용 중에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언론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 등 여러 의혹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위원이라는 자리에 낙하산으로 내려갔다는 의혹도 포함되어 있다. 상임감사위원은 대표이사 다음으로 중요한 자리이고 서울보증보험의 ‘넘버 2’에 해당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금융이나 감사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3억 원 이상의 연봉에 차량과 비서가 제공되는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외환위기 때 10조 원 공적자금 투입된 서울보증보험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상임감사위원이라는 자리를 차지한 서울보증보험은 어떤 곳일까? 보증보험은 보험료(수수료)를 받고 개인이나 기업에게 보증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서울보증보험의 뿌리는 1969년 설립된 대한보증보험과 1989년 세워진 한국보증보험이다.

그런데 이 두 회사는 1998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두 회사가 합병되어 서울보증보험이 된 것이다.

당시에 예금보험공사는 무려 10조 원가량의 공적자금을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했다. 그중 아직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 5조 원이 넘는다. 이자 계산 같은 것을 하지 않고 원금 기준으로 남은 금액이 이 정도이다. 그리고 예금보험공사는 현재 서울보증보험 지분의 93.8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서울보증보험 ⓒ뉴시스
정부는 서울보증보험을 기업공개해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하여 남은 공적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공개를 하려면 당연히 서울보증보험의 경영이 건전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김대남 선임행정관이 낙하산으로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경영을 잘 해서 공적자금이 회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공적인 기업의 상임감사위원이라는 자리를 어떻게 해서 김대남 선임행정관이 차지하게 된 것일까? 지금 제기된 다른 의혹들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 부분도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서면의결권 행사, 100% 찬성으로 선임된 김대남


그런데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상임감사위원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과정을 보면 더욱 이상하다. 서울보증보험은 주식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나 상임감사위원을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예금보험공사가 93.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예금보험공사의 의결권 행사가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서울보증보험의 나머지 지분은 12개의 손해보험사 및 생명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을 상임감사위원으로 선임한 서울보증보험의 주주총회는 올해 8월 2일에 열린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참석 주주 100%의 찬성으로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선임된 것으로 주주총회 결과가 공고됐다.

그런데 정보공개시스템(www.open.go.kr)에서 검색해보니 예금보험공사는 7월 29일에 미리 서면결의를 한 것으로 되어 있다. 93.85% 지분을 가진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도 하지 않고 서면의결권 행사를 통해서 찬성을 한 것을 보면, 이미 결론은 정해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른 일부 주주들도 찬성을 해서 100% 지지로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된 것이다.

예금보험공사 정보목록 검색 결과

 

 

 

예금보험공사 정보목록 검색 결과 ⓒ예금보험공사 정보목록

도대체 누가, 어떻게 김대남의 선임에 개입했을까?


결국, 모든 것은 요식절차에 불과했던 것이다.

주주총회 이전의 절차도 이상하다. 서울보증보험의 정관과 규정에 의하면, 상근감사위원을 선임할 때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7월 15일, 이사회는 7월 18일에 개최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을 후보로 추천한 것일까? 이 부분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은 서울보증보험의 자체 기준에도 맞지 않는 사람이다. 서울보증보험의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상근감사위원은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보고서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SGI서울보증은 이사 및 경영진의 업무를 독립적으로 감독하고 내부통제, 재무활동 등 감사업무 전반을 통제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이 풍부한 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하기 위하여 임원후 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은 아무리 봐도 전문성과 역량이 풍부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어떻게 상근감사위원 후보로 추천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공교로운 것은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이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사주를 한 시점(7월 10일 무렵) 직후인 7월 15일 서울보증보험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공격사주’와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의 상근감사위원 선임’ 간의 연관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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