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제 경제 전망 (3)

브릭스는 2024년 1월부터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가 새로 가입하여 기존 5개국에서 9개국으로 확대되었다. 브릭스+는 2023년 말 기준 세계인구의 45%인 36억명, GDP(PPP 기준) 규모의 36%를 차지하여 G7(GDP 규모 30%)을 추월하였다.

브릭스는 2024년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16차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서구 중심의 일극 체제의 마감과 다극화 세계질서로 지향점을 분명히 했고, 단순한 경제협력체를 넘어 남반구 국가들이 경제적 자율성과 정치적 자주성을 보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튼튼하게 자리 잡았다.

카잔회의는 36개 국가 정상과 유엔 등 6개 국제기구 대표를 비롯해서 총 5,255명의 공식 대표단이 참가하였고, 134개 합의사항을 채택하였다.

카잔회의 주요 결정을 보면 첫째 13개국을 준회원국으로 지정하여 브릭스(9+13)는 세계 최대 경제블록으로 부상하였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30개국 이상이 브릭스 가입을 신청했는데 이 중 13개국(튀르키예,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알제리, 나이지리아, 우간다, 볼리비아, 쿠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이 파트너국(준회원국)으로 지정되었다.

 

둘째 브릭스는 ① 미국 주도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을 대체할 플랫폼으로, 브릭스 회원국들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브릭스 브릿지를 구축하고, 외국 방문 중인 개인이 달러 환전 없이 QR코드를 통해 자국 화폐로 지급하는 결제 플랫폼인 브릭스 페이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로써 회원국들은 SWIFT 송금 수수료 연 300억 달러가 절약되며 비자나 마스터카드 없이도 외국에서 수 초 만에 제로 비용으로 결제할 수 있다. ② 브릭스 회원국 간 무역은 자국통화를 사용하고 있는데 위안화 등의 유동성이 부족하여, 이를 보완하고자 달러 대신 암호화폐를 무역통화로 쓰기로 합의하였다. 이런 흐름에서 11월 러시아는 암호화폐 채굴을 합법화 시켰다. ③ 곡물, 상품 등은 브릭스 회원국이 대부분 생산하는데, 유통은 서방의 시카고나 런던의 상품거래소가 장악하고 있어,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서방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브릭스 곡물거래소 설립이 제안되었고 이를 원자재거래소로 확장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④ 브릭스 공동통화(유닛)로 금 40%와 브릭스 9개국 통화바스켓 60%를 기반으로 하는 금본위 디지털화폐를 내년에 도입할 것을 논의하였다. 자국통화를 쓰면서 국가 간 교역통화로 브릭스 유닛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4조 달러(약 5,800조원) 상당의 공동통화를 신개발은행이 보유하여, 새로운 국제통화의 안정성을 담보할 예정이다(홍익희, 글로벌 경제전쟁과 비트코인의 미래).

셋째 브릭스는 유엔과 WTO(다자간 자유무역)를 중심으로 한 다자주의를 강화하고 공정하고 포괄적인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목표를 제시하고, 유엔과 IMF 기구에서 남반구 국가들의 대표성 확대를 강조하였다. 반면 미국과 서구가 주장하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비판하고, 이들의 일방적인 제재가 대상 국가의 인권과 취약계층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브릭스는 미국의 반대로 기능이 마비된 WTO 상소위원회의 정상화를 촉구하였다. 상소위원회는 국가 간 무역분쟁의 대법원 역할을 하는 최고기구인데, 임기가 끝난 상소위원 선임을 미국이 반대하여 수년째 상소기구를 정상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