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통합'을 열네 차례나 말했다. 그는 이념과 진영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목표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에 정파를 초월한 연합 정부 구성하자고 제안한 '대연정'을 떠올리게 한다. 영남 출신인 두 사람이 호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민주당의 후보여서 지역 화합을 지향하기에 적합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재 이재명은 여야를 막론하고 가장 유력한 후보다. 민주당 경선에서 89.77%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단연 선두자리를 지키며,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을 다 합친 것보다 높다. 일부 조사에서는 아예 50%를 넘는다. 여전히 민주당이 아직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23년 전 '4.27 후보' 노무현도 후보 확정 직후 60%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전례가 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다르긴 하다. 노무현을 괴롭혔던 민주당 내 후보교체론도, 이회창 같은 강력한 경쟁 후보도 없다. 무엇보다도 이재명에게 '다행스러운' 일은 대선까지 남은 기간이 한 달여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후보와 캠프가 지지율을 까먹을 수 있는 실수를 할 시간조차 없다. 반면 국힘에게는 서사를 갖춘 후보를 내세워 반전의 기회를 만들 시간도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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