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봉 부대와 함께한 노동자대회
“땅 밟을 수 있도록···” 연대호소
“윤 파면, 한국 노동자가 준 희망”
“더 강한 민주노총으로 내란세력 척결”
사회대개혁 등 대선 요구안 발표

윤석열 파면 이후 처음 열린 노동자대회, 응원봉 부대도 참석해 다양한 깃발이 휘날렸다. ‘전국화분안죽이기 실천시민연합’, ‘일어나 비추어라-투쟁하는 어린양’, ‘좀 지켜 어린이 전국연합’, ‘붕어빵 천원에 3개 협회’ 등 4개월간 민주노총과 연대했던 이들도 함께 자리를 빛냈다.
노동절인 1일, 민주노총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13개 지역에서 동시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개회선언에는 그동안 소외됐던 청년,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가 무대에 올라 선언문을 낭독했는데, 응원봉을 들고 이들과 함께했던 한 시민도 ‘응원봉시민’이란 이름으로 무대에 올랐다.


본대회장 한쪽에는 부스가 마련돼 시민들도 함께하는 노동자대회임을 알 수 있었다. 다트 던지기, 사진전 및 포토존, 굿즈 박물관, 노동 상담 등 일반 시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대회 시작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의 영상으로 시작됐다. 박정혜(479일)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 고진수(77일)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 김형수(48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외국 기업 먹튀 방지법, 노조법 2·3조 개정,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는 중이다.
이들은 “세계노동절 135주년을 맞아 우리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에 대해 다시 한번 곱씹어보고 있다”며 “연대를 통해 우리가 땅을 밟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연대를 호소했다.
해외의 연대도 이어졌다. 뤽 트리앙글레 국제노총 사무총장은 윤석열 파면을 이끈 민주노총에 존경을 표했다. 그는 “오늘이 ‘민주주의는 민중의 것이다’, ‘정의는 침묵할 수 없다’, ‘노동자들은 권위주의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선언의 날”이라며 “윤석열 파면은 단순히 정치적 사건만이 아니라, 정의와 민주주의를 향한 노동자 투쟁의 결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노동자들은 민주주의가 거리와 일터에서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만들어짐을 세계에 증명했다”며 “민주노총의 투쟁이 노동자 탄압과 권리 파괴를 꾀하는 부자들을 등에 업은 우익 세력에 맞선 세계적 투쟁에 희망을 주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러나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내란 세력 척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민주노총을 더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 투쟁에 나서자”고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지난 윤석열 정권 3년을 돌아보며 민주노총이 길을 열고 시민이 함께 나선 투쟁은 어떠한 난관도 돌파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한 시간이었고, 노동자들의 선도적 투쟁에 시민들의 힘이 더해지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얻는 위대한 경험이었다”며 시민과 조합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파면된 윤석열이 아직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며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구호를 넘어 ‘만국의 민중이여 저항하라’는 구호로 다시 투쟁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투쟁은 착취와 탐욕의 자본을 굴복시키고, 노동자가 주인 되는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갈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민주노총과 함께 계속 거리로 광장으로 나서자, 우리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의 길을 여는 위대한 여정을 힘차게 함께 시작하자”고 지속적인 연대를 부탁했다.
민주노총은 본 대회에 앞서 대선 요구안을 발표했다. 핵심 요구안은 ▲모든 노동자 기본권 보장 ▲사회공공성 강화 ▲사회대개혁이다.
세부적으로는 ▲5인미만·초단시간노동자 근기법 전면 적용 ▲노조법 2·3조 개정, 헌법 노동3권 실질화 ▲초기업교섭 제도화, 노동시장 불평등 해소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근기법, 사회보험 전면 적용 ▲비정규직 사용사유제한, 간접고용 중간착취 근절 ▲작업중지권 보장, 모든 노동자의 산안법·산재법 전면적용을 요구했다.
김준 기자 jkim10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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