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야구장을 다시 지어야 한다
민주화 이후 우리 정치는 프로야구와 같다. 한번 삼성을 지지했다고 기아를 지지해서 안 될 이유는 없다. 우수한 선수들의 기량과 감독의 전략은 얼마나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가? 불법 계엄은 야구장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프로야구 자체를 없애버린다. 야구를 할 수 없고, 야구장을 무너뜨린 멧돼지만이 활개칠 수 있게 된다. 멧돼지의 눈치를 보면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기를 꿈꾸다니, 언어도단이다.
그동안 살면서 많은 이들을 만났다. 우리 사회 우파의 집단 심리를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이 '사과는 썩었지만'이다. 사과가 썩었다는 것을 깨달은 우파 인사들이 있음을 알았을 때 희망이 있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어진 결론이 이상했다.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씨를 새로 심든가 접붙이기를 해서 괜찮은 사과를 키우자는 논리가 아니었다. 썩었지만 어떻게 계속 팔아볼까였다. 답답한 일이다. 사과는 계속 썩어간다.
지금 한동훈과 김상욱 등도 무의식적으로 같은 집단심리에 갇혀 있다. 본인들도 썩어간다. 계엄 이후 오세훈의 사악한 발언들을 보라. 국힘에 합류해 충북지사가 된 김영환의 말도 정말 충격적이다. 엄청난 재해로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자신이 있었어도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보란 듯이 한다. 과거 김대중을 모실 때의 김영환이 아니다. 썩은 사과 옆에서 본인도 썩어간다. 이제는 알면서도 오히려 다른 멀쩡한 사과도 썩게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한동훈과 김상욱 등이 사회대개혁에 나서서, 극우세력들을 대한민국 정치에서 배제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유승민과 안철수의 실패는 바로 한동훈과 김상욱 등의 미래다. 한동훈과 김상욱 등이 내걸어야 할 사회대개혁 요구는 이 정도다.
1. 내란 국힘 위헌정당 해산이나 극우 국회의원 제명 + 내란 국무위원 전원 탄핵
2. 법원 난입 폭도, 집회 방해 극우 유튜버 무관용 처벌
3. 내란 가담·동조·지지자 사면 없는 형사적 책임 부과
4. 위조뉴스(가짜뉴스), 증오기반 공격적 언행(혐오표현) 처벌법 제정
5. 차별금지법 제정
6. 종북공격 준무고죄 처벌 조항 신설
7. 제2내란 방지 위한 내란 선전선동 처벌
8. 전광훈 처벌과 개독교 대책 수립
9. 내란 관련자·식민독재 미화 뉴라이트 인사 공직 취임 금지
10. 내란세력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지원
100년 전 미국 민주당에게 배워라
이재명과 민주당의 주장이 아니냐고? 이재명과 민주당이 집권해도 이런 정도의 사회대개혁을 할 수 없을 지 모른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내란을 진압하는 데 공적이 크긴 하지만, 이 정도로 민주주의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대개혁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
한동훈과 김상욱 등이 극우 내란세력을 척결하고 나아가 식민독재 회귀세력(이른바 뉴라이트)이 정치권과 정부의 요직에 자리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 민주당의 변화에 비견할 만한 역사적 의의를 가질 수 있다.
19세기 후반 미국 민주당은 전쟁까지 불사하며 노예제를 고수했다. 남부의 기득권세력을 대변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20세기 들어 노선의 전환은 세계사적이었다. 노예제 해방을 추진한 19세기 공화당보다 훨씬 진보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미국의 20세기 패권을 이끌었다. 미국 민주당의 노선 전환이 없었더라면 미국이 2차대전 이후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세계패권을 차지했더라도 소프트 파워 면에서 미국의 패권은 인정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동훈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운영하는 '언더73'이 김영삼의 아들을 찾아간 일이 있다. 김영삼은 민주화 이후 집권한 우파적 관점의 정치인이었다. 이후에도 우리나라 모든 우파가 김영삼 수준을 되리라 생각했는데 완전히 착각이었다. 뉴라이트가 국정의 전면에 나서고, 독재도 모자라 식민 시대로까지 회귀하는 자들이 나라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줄은 그 때는 짐작하지 못했다.
한동훈과 김상욱 등은 김영삼의 길을 갈 것인가? 박근혜와 윤석열의 길을 갈 것인가? 박근혜의 무능과 퇴행, 윤석열의 극악은 우파적이지 않다. 한동훈과 김상욱 등이 우파 정치인으로서 성공하고 유승민과 안철수과 같은 실패의 전철의 걷지 않으려면 적어도 김영삼 시절의 우파 노선을 회복해야 한다.
참자유 우파 건설의 길, 헌법운동
지금 한동훈과 김상욱 등이 극우세력을 제압하고 우파 정치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참자유 우파 건설이 필요하다. 위기 극복을 위한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 회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극우 세력의 확산과 반헌법적 행태는 민주주의와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특히, ‘자유’와 ‘우파’라는 명칭을 오염시키며, 본질적 가치를 왜곡한 지 오래다.
따라서 지금 한동훈과 김상욱 등에게는 사회대개혁 실현을 선도하면서 우파를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헌법 정신을 회복하고, 책임 있는 보수와 우파를 양성하는 헌법운동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가칭)'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우파 국회의원(정치인) 모임' 정도를 결성하고 사회대개혁과 참자유 우파 양성을 표방해야 한다.
참자유 우파의 내용은 당연히 헌법이다. 헌법에 담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복원하고, 이를 통한 사회적 통합과 극단주의 예방에 힘써야 한다. 공권력의 남용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반헌법적 행태를 철저히 비판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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