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2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진심으로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저는 비상계엄이라는 것은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도 안 했지만, 저는 만약 갔더라도 찬성을 안 했을 것”이라며 “계엄을 한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는데 경제라든지 국내 정치도 어렵지만, 수출과 외교관계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김용태 의원이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거취는 당에서 요구하기보다는 스스로 결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출당시키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난 11일 윤석열씨는 전한길뉴스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우리의 싸움은 내부가 아니라, 자유를 위협하는 외부의 전체주의적 도전에 맞서는 싸움”이라며 “저 윤석열은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 김문수 후보 지지를 요구하며 대선에 개입했는데 스스로 탈당하길 기대한 것이다.
지난 11일 21대 대선 후보 등록 결과 이번 대선에는 여성 후보가 한명도 없다. 경향신문은 정치면 <후보도 정책도 ‘여성이 없다’…“광장의 요구 외면해선 안 돼”>, 한겨레는 정치면 <주요 공약에 ‘여성·성평등’ 실종> 기사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의 공약에서 성평등과 여성정책이 포함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김문수 계엄 발언, 사과일까
중앙일보 정치면 톱기사 <계엄 첫 사과한 김문수 “고통 겪는 국민에 진심으로 죄송”>, 세계일보 정치면 <계엄 사과한 김문수 “국민께 죄송스럽다”> 등을 보면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계엄에 대해 사과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조선일보는 김 후보의 해당 발언을 13일자 지면기사에서 제목으로 강조하지 않았다.
대신 조선일보는 사설 <국힘 30대 당 대표자, 환골탈태 시작되려면>에서 김문수 후보를 비롯해 국민의힘이 윤석열씨와 완전히 단절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지금 당의 핵심은 김용태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니라 김문수 후보”라며 “김 후보는 12일에야 뒤늦게 계엄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후보 선출 직후엔 ‘수많은 국민의 함성에도 대통령은 탄핵됐고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에도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의 핵심인 김문수 대선 후보가 완전히 윤씨와 단절하지 않는 것을 문제 삼았다. 조선일보는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과)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나섰다”며 “윤 전 대통령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얻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나. 또 한 번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체 국민이 아니라 일부 지지층만을 보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힘이 바닥으로 떨어진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려면 뼈를 깎는 자기 쇄신을 해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과 과감하게 단절하고 후보·지도부·의원 전원이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 임명은 끝이 아닌 첫 단추여야 한다”며 “모든 것을 걸었다는 확실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 제목처럼 국민의힘의 ‘환골탈태’를 주문한 것이다.
한겨레는 김문수 후보 발언을 두고 사과로서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사설 <김문수, 계엄 사과·윤석열 출당이 쇄신 출발점 돼야>에서 “계엄 자체가 아닌 국민 피해에 대해 사과 뜻을 밝힌 것으로, 형식과 내용 모두 충분하지 못하다”며 “국민 앞에 예의를 갖춰 계엄과 반탄에 대해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게 당 쇄신의 출발점이자,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말을 붙여볼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김문수 후보 선대위에 반탄·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것을 문제 삼았다. 사설 <친윤·반탄 정당이 “국민이 놀랄 변화” 만들 수 있나>에서 “후보 교체를 주도했던 권성동 원내대표를 유임시키고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권 원내대표 외에도 12일 의결된 선대본부 상황실장·공보단장 등 주요 직책에 반탄·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포진했다”며 “자신을 쫓아내려 했던 이들과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해야 할 판인데, 국민들의 비웃음밖에 더 사겠는가”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비대위원장 내정자(김용태)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계엄과 탄핵 반대를 사과하는데, 탄핵에 반대하고 심지어 계엄을 옹호했던 인사들에 둘러싸여 무슨 대선을 치르겠다는 것인가”라며 “이런 모양으론 환골탈태 메시지에 진정성도 힘도 실릴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용태, 왜 얼굴마담 얘기 나오나
김문수 후보를 끌어내리고 한덕수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내세우려다 실패한 책임을 지고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물러나면서 김용태 의원이 새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지난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당이 대선후보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비대위원장의 역할은 제한적이다. 또한 후보 선대위 인선과 공약 등을 보면 김용태 의원 혼자서 당 쇄신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란 평이 나온다. 조선일보가 김용태 의원을 인터뷰했는데 이를 보면 왜 김 의원을 두고 ‘얼굴마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