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참가들이 "박근혜 정부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며 특검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280여 단체로 구성된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 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는 2일 오후 6시 서울시 종로구 영풍문고 앞에서 18차 범국민 촛불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 등 정치인들과 시민사회 대표 등 3,000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1,000여 명)이 함께했다.
이날 오전부터 내린 비로 인해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은 영풍문고 앞 도로를 가득 채웠다. 도로와 계단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은 무대에 오른 인사들의 발언마다 박수를 치며 호응을 보냈다.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현 정국에 대한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앞에서 국정원대선개입 시국회의가 연 '국가기관 총체적 대선개입 검찰수사 방해 국방부 진상축소 특검도입 촉구 18차 범국민촛불대회'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박근혜 정부가 만든 '무죄팀'을 배제시켜라"
지난달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지휘해오던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윤석열 팀장이 업무에서 배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일명 '윤석열 사태'라고 불리는 이 일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찍어내기' 논란 속에 전격 사퇴한 것과 함께 국정원 수사 무력화 시도로 해석됐다.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윤석열 전 팀장의 복귀를 주장하며 새롭게 구성된 특별수사팀의 배제를 촉구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이재화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는 자신들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무죄팀'을 만들었다"며 "위법한 법령에 항거하는 윤석열 전 팀장을 업무에서 배제시키고 권력의 말을 잘 듣는 검사들로 가득 채웠다"고 비난했다.
이 변호사는 "이런 수사팀으로 수사를 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의 무죄를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윤석열 전 팀장은 항명이 아니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를 한 것"이라며 "당장 윤 전 팀장을 복귀시키고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수사팀에 들어와 있는 조영곤, 이진한, 이정회를 배제시킬 것"을 주장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앞에서 국정원대선개입 시국회의가 연 '국가기관 총체적 대선개입 검찰수사 방해 국방부 진상축소 특검도입 촉구 18차 범국민촛불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가면을 쓴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총체적 관권선거,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특검 수용해야"
이 자리에선 국군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안전행정부 등 다수의 국가기관이 대선에 관여한 의혹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대표는 "국정원도 부족해 군 사이버사령부와 국가보훈처, 통일부 등 국가기관이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박 대통령이 입으로만 국민대통합을 이야기하는 시기는 이제 끝났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박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면 특검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고 법과 원칙을 말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민주주의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주권을 가진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민주주의 대표 자격이 없다"며 "더 이상 진정성 없는 사과와 거짓으로 국민의 분노만 키우지 말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구체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장정욱 참여연대 팀장도 "총체적 관권선거임이 드러는 가운데 청와대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을 밝혀내지 않으면 또다시 정권 차원에서 선거개입을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날 촛불 대회는 민중가수들의 흥겨운 노래공연과 대학생들의 재기발랄한 율동공연, 시민들의 현장발언 등으로 진행됐다. 다음주 19차 범국민 촛불대회는 9일 오후 7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앞에서 국정원대선개입 시국회의가 연 '국가기관 총체적 대선개입 검찰수사 방해 국방부 진상축소 특검도입 촉구 18차 범국민촛불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앞에서 국정원대선개입 시국회의가 연 '국가기관 총체적 대선개입 검찰수사 방해 국방부 진상축소 특검도입 촉구 18차 범국민촛불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앞에서 국정원대선개입 시국회의가 연 '국가기관 총체적 대선개입 검찰수사 방해 국방부 진상축소 특검도입 촉구 18차 범국민촛불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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