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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무인기 공격 투명성 약속은 한낱 공염불?

오바마, 무인기 공격 투명성 약속은 한낱 공염불?
 
무인기(드론) 작전 국방부 이양 약속 이행 안 해... CIA 비밀 작전 계속 유지
 
김원식 | 2013-11-07 21:15:2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무인 공격기가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수많은 민간인들이 피살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인권 침해라는 비난 속에 미국의 무인기 공격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사용 제한과 함께 투명성 확보를 약속했으나 이의 실현이 전혀 이루어지진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현지시각) 외교 전문 잡지인 '포리언폴리시(FP)'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무인기(드론) 전쟁을 국방부에 넘길 것 같지 않다"며 "지난 5월 오바마 행정부는 드론 작전을 음지의 CIA에서 양지의 국방부로 옮겨 투명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으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이는 보류되었으며 곧 이루어질 것 같지도 않다"고 단독 보도했다.

FP는 "CIA와 국방부의 작전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이러한 이행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도 않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가 되고 있다"며 "목표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현실을 그대로이다"고 미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고 전했다.

FP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 인권단체 등 여러 곳의 비판으로 인해 드론 작전을 보다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하기 위한 정치적 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CIA와 국방부는 이러한 작전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수정하기를 싫어 한다"고 보도했다.

FP는 미 정부 관계자는 "국방부도 자체 드론 작전을 수행하고 있지만, CIA가 수행하는 작전은 주로 비전시 상황의 비밀 작전으로 양쪽의 운영 체계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행이 힘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FP는 "오바마나 행정부 관료들이 CIA의 드론 작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CIA가 보고하는 일부 의회 인사들 이외에는 언론인이나 연구자들은 이러한 작전에 대한 자료를 구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보도했다.

FP는 또한, "2010년 파키스탄 지역에 대한 112회의 무인기 공격 이후 횟수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지난주에도 드론 공격으로 파키스탄 탈레반 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무인기들은 분명히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무인기 공격 투명성 확보할 것" 공언 불구.... 무차별 공격 계속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24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방대학에서 한 연설을 통해 "무인기 사용을 제한하겠다"며 "지난 4년간 행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한 무력 사용을 관리하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에 관한 '대통령 정책지침'에 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마마 대통령이 무인기 사용을 제한하겠다고 밝히는 장면(백악관 자료)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무인기 공격에 의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 유족들에게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한, 당시 백악관 관계자도 "무인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겠다"며 "목표물이 확인되고 민간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경우 등에만 무인기 폭격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 무인기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 수는 미국인 인정한 규모보다 훨씬 많다는 주장들이 제기되면서 무인기 사용에 대한 비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월 22일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와 국제앰네스티(AI)는 "미국 무인기 공격에 의한 민간이 희생자 수가 조사 결과 훨씬 증가했다"며 일례로 "예멘에서 지난 2009년 이후 무인기 공격을 받은 지역 6곳을 조사한 결과 82명의 희생자 중 57명이 임신한 여성과 아이를 포함한 민간인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앰네스티는 "3곳의 인권단체가 지난 10년 동안 무인기 공격에 따른 피해 상황을 조사한 결과 총 2천65명∼3천613명이 숨졌고, 이 중 민간인은 153명∼926명 정도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국의 무인기 공격은 일종의 전쟁 범죄"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은 불법적으로 민간인을 살해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하며 국제법에 맞게 무인기 정책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 인권단체 "미국 무인기 공격은 전쟁 범죄" 비난... 민간인 피해 계속 증가

앞서 벤 에머슨 유엔 특별조사관은 무인 무인기 공격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무인기 공습으로 파키스탄에서 최소 400명, 예멘에서 최대 58명의 민간인이 숨졌다며 미국이 인정한 숫자보다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 당국이 투명한 조사를 방해했다"며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기본적인 통계 자료를 은폐하려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백악관은 두 단체의 보고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며 "무인기를 포함해 치명적인 위력을 가진 군사 공격은 고도로 주의를 기울여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을 "투명성을 확대하지 않고서는 무인기 공격이 신뢰할 만한 정보에 기초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실행된다는 미국 측 주장을 입증할 수 없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파키스탄 내무부 장관은 "파키스탄에서 지난 2008년 이후 317회에 걸친 미국의 무인기 공격으로 모두 2천227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민병대원이 2천160명, 민간인이 67명"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2일에는 CIA가 조정하는 무인 공격기가 파키스탄 북서부 북와지리스탄의 수도 미란샤에 4차례 미사일 공격을 가해 '파키스탄 탈레반'의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를 포함해 무장대원 3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지는 등 CIA의 무인기를 통한 공격 작전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테러·국토안보 보좌관 출신으로 미국의 무인기 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던 존 브레넌 CIA 국장은 지난 2월 7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준 청문회에서 "무인기 정책을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며 만약 폭격 과정에서 사고로 민간인 사망자가 나올 경우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미국의 무인기 공격에 대한 비난은 끊이질 않았다.

이렇게 미국의 무차별적인 무인기 공격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들끓자 오바마 대통령은 무인기 사용 제한과 투명성 보장을 위해 CIA의 비밀 작전으로 수행되는 무인기 작전을 미 국방부로 이관하겠다고 공언하였으나, 이마저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한낱 공염불로 드러나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판이 더욱 거세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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