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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방정오가 대주주인 곳에서 벌어진 수상한 일들

500만 달러 배임 혐의로 방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이유...'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 관련 거액 송금, 회수 못해

26.03.23 06:56최종 업데이트 26.03.23 06:56

필자는 지난 3월 16일 TV조선 방정오 부사장을 500만 달러(2019년 기준 60억 원)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 정도 배임액이면 경제범죄 중에서도 가장 무겁게 처벌해야 하는 수준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배임액수가 50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 년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발한 핵심은 간단하다. TV조선 방정오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하이그라운드라는 회사가 있다. 드라마제작업체다. 최근 다른 회사와 합병해서 ㈜티엠이그룹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었지만, 아래에서는 배임행위가 일어날 당시의 명칭인 ㈜하이그라운드를 써서 설명하려고 한다.

방정오씨가 대주주인 하이그라운드에서 흘러간 돈 500만 달러

방정오 TV조선 부사장TV조선

2019년 5월 ㈜하이그라운드의 회사자금 500만 달러가 싱가포르에 설립된 자회사(편의상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라고 한다)로 흘러갔다. 필자는 이 사실을 2020년 5월에 알게 됐다.

당시의 상황을 좀 더 설명하면 이렇다. 필자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하이그라운드의 외부회계감사보고서를 찾아 봤는데, 그곳에서 '방정오'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조선일보 방상훈 회장의 둘째 아들 방정오씨였다. 그는 ㈜하이그라운드의 지분 35.13%를 소유하고 있었다.

㈜하이그라운드라는 회사를 찾아 보게 된 이유는 TV조선이 ㈜하이그라운드라는 회사에 대규모 일감을 몰아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109억, 2019년 191억 원의 드라마제작 일감을 ㈜하이그라운드에 몰아준 것이다. 그런데 그 회사의 대주주가 방정오씨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이 아니었다. ㈜하이그라운드로부터 두 곳으로 거액의 자금이 흘러간 정황이 발견됐다. 하나는 방정오씨가 대주주인 또 다른 회사(영어유치원 회사인 컵스빌리지)에 19억 원의 자금을 대여했던 건이었고, 다른 하나는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로 500만 달러의 자금을 대여한 건이었다.

2020년 4월에 공개된 ㈜하이그라운드 외부회계감사 보고서 중에서보고서 캡처

500만 달러, 싱가포르에서 다시 아랍에미리트 회사로 이동

그래서 필자는 2020년 8월 해당 영어유치원으로 흘러간 19억 원에 대해 우선 형사고발을 했다. 2018년에 대여해줬는데, 2020년 시점에 이미 '회수불가' 판단이 내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충분한 담보도 없이 사업상 연관성도 없는 회사에 거액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했기에, 전형적인 배임 사건으로 보였다. 더구나 돈을 빌려준 회사와 빌린 회사의 대주주가 모두 방정오씨였다.

그런데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로 간 자금은 그 당시에는 아직 '회수불가' 판단이 나온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의 목적사업으로 되어 있는 '드라마 배급'은 형식적으로는 드라마제작업체인 ㈜하이그라운드와 연관성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뉴욕주법원에 이 500만달러와 관련된 소송이 진행중인 것을 알게 됐다. 방정오씨측이 500만 달러와 관련해서 미국 사업가 이아무개씨측과 벌이고 있는 소송이었다.

그리고 <뉴스타파>가 소송기록을 입수해서 분석한 결과, 500만 달러는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를 거쳐서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스톤포트'라는 회사로 송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송금 명목은 드라마제작과는 전혀 무관한 '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 관련이었다.

500만달러 자금흐름도. 해당 사안을 보도한 뉴스타파 화면 캡처뉴스타파

그리고 방정오씨가 이런 송금과정을 알고 있었고, 지시까지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송금 당시 ㈜하이그라운드의 대표이사가 'Mr. Big'이라는 인물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미국 뉴욕주 법원에서 진행중인 소송에 제출됐기 때문이다. 대표이사와 이런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은 (주)하이그라운드의 대주주인 방정오씨 뿐이다.

㈜하이그라운드 대표이사였던 우아무개씨와 Mr.Big(방정오 부회장)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 캡처본뉴스타파

위와 같은 증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규모가 크지도 않은 드라마제작사인 ㈜하이그라운드에서 회사자금 500만 달러가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를 거쳐서 아랍에미리트 법인으로 송금되는 것을 대주주가 모를 리 없다. 그런데 위와 같은 증거까지 있으니,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필자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한 것이다.

그렇다면 방정오씨 측은 필자의 고발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미디어오늘>보도에 따르면 ㈜하이그라운드(현재 명칭 ㈜티엠이그룹) 측은 '본 사안은 현재 당사가 관련 당사자를 상대로 미국에서 사기 혐의로 고소해 소송을 진행 중인 사건'이라면서 '당사가 피해자인 이번 소송과 관련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단계에서 상세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면서 '법적 대응' 운운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드러난 증거에 따르면 배임의 정황이 뚜렷하다. ▲회사자금을 유용하여 ㈜하이그라운드의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가상자산 라이센스' 사업 명목으로 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송금한 점 ▲송금과정을 감추기 위해서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우회송금한 점 ▲충분한 담보나 보증 없이 거액을 송금했다가 대부분 회수하지 못한 점 등은 업무상 배임죄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

그러나 검찰이 과연 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할지가 걱정이다. 2020년에 고발했던 19억 원 배임건(영어유치원 회사에 19억 원을 대여했다가 회수하지 못한 건)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을 했었기 때문이다.

당시 필자는 해당 건에 대해 항고를 거친 뒤 2022년 12월 대검찰청에 재항고를 했었다. 이후 대검찰청은 2년 반 동안 사건을 갖고 있다가 2025년 6월 5일에야 재기수사명령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정권이 바뀐 직후였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으로 다시 내려온 사건은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고발인에게 아무 연락도 없는 상황이다. 거대언론 일가의 범죄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필자가 액수가 더 큰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을 하게 된 것이다. 두 건의 배임액수를 합치면 80억 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제2항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거대언론 사주일가라고 해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헌법의 위 조항은 훼손되는 것이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

#TV조선 #방정오 #거대언론 #배임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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