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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만찬 총격범, 범행 10분 전 ‘선언문’ 전송…“고위 관료부터 암살”

김원철기자

  • 수정 2026-04-27 06:50

가족에게 범행 동기 알려…트럼프 참석 행사장 보안 허술하다 조롱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랜스 출신의 콜 토마스 앨런(31·빨간 원 표시)이 25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 중 워싱턴 힐튼 호텔 연회장 방향으로 보안을 뚫고 돌진하고 있다. 이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게시했다. 트루스소셜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 행사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이 범행 직전 가족에게 범행 동기와 표적을 담은 ‘선언문’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이 선언문에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암살 표적으로 삼겠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포스트는 26일(현지시각) 앨런이 총격 약 10분 전 가족에게 선언문을 전송했다고 보도했다. 선언문을 받은 형제는 이를 곧바로 코네티컷주 뉴런던 경찰에 신고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선언문에는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을 고위직 순으로 표적으로 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앨런은 선언문에서 특정 인물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소아성애자·강간범·반역자”라는 표현을 사용해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더는 그의 범죄로 내 손을 더럽히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또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탄을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필요하다면 대부분의 사람을 관통해서라도 목표에 접근하겠다”고 적어 대규모 인명 피해 가능성도 암시했다.

특히 앨런은 행사 참석자들을 “범죄자의 연설에 자발적으로 참석한 공모자”라고 규정하며 일반 시민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정당화하는 주장도 펼쳤다. 또 자신이 기독교인이라면서 범행이 종교적 가치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억압받는 타인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 것은 공모”라며 폭력을 정당화했다.

앨런은 성명에서 행사장이 위치한 워싱턴 힐튼 호텔의 보안이 말도 안 될 정도로 허술했다고 조롱했다. 그는 “무기를 여러 개 들고 들어왔는데도 아무도 위협으로 여기지 않았다. 이란 요원이 M2 기관총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총기상에서 권총 2정과 산탄총 1정을 구매한 앨런은 항공기 탑승에 따른 보안 검색을 피하고자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까지 기차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용의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앨런을 “매우 문제가 많은 사람”,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인물”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선언문을 읽어보면 그가 기독교인을 증오한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라며 “오랫동안 마음속에 깊은 증오를 갖고 있었고, 강경하게 반기독교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뉴런던 상황에 대해 들었다”며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알려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국정 운영이나 국가 행사가 흔들리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범죄자들과 정말 나쁜 사람들이 우리나라 행사의 흐름을 바꾸게 내버려둘 수 없다”며 중단된 출입기자단 만찬을 30일 이내에 다시 개최하기를 희망했다. 이어 당초 만찬장에서 “완전히 다른 ‘사랑의 연설’을 할 예정이었지만 그럴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예정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방미 일정도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정상 외교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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